동분서주하며 오늘 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그 끝에 만난 인천 자유공원의 밤 벚꽃.
본디 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은 '봄밤의 한 시각은 천금과도 같다'고 했는데, 모르면 어쩔 수 없지만 알고도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영혼은 이미 절반쯤 안드로메다로 향하고 있지만 자유공원 벚꽃은 이제야 만개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낮에 카메라와 배낭 때문에 어깨와 목이 아파서 휴대폰만 들고 갔는데, 카메라가 있었어도 아름다운 자유공원의 낭만 벚꽃을 모두 담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길도 분명 있을 테지만 나는 유일하게 이 길만 알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차이나타운은 몇 차례 간 적 있다. 지난달에도 (우리 아들보다 더 아들 같은) 아들 친구가 결혼한다며 어머니와 함께 인사하러 왔을 때 차이나타운에서 식사를 했을 정도로 그나마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자유공원은 처음 가본다^^
마침 오늘(4월 8일) 자유공원 벚꽃 축제 개막식이어서 공원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분위기는 한껏 들떠있었다.
벚꽃이 이미 다 떨어진 줄 알았는데 자유공원 벚꽃은 이제 절정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벚꽃 축제 기간이기도 했지만 밤 벚꽃을 즐기기 위한 시민들로 인해 놀이동산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시간에 따라 조명이 바뀌며 하얀 벚꽃은 갖가지 색깔로 물들고 있다. 하지만 까탈스러운 내 입맛엔 알록달록한 조명이 왠지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1982년에 세워진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
처음으로 가까이 마주한 벚꽃.
휴대폰으로 찍을 당시엔 몰랐는데 이렇게 PC화면으로 보니 섬세한 주름과 솜털까지 또렷이 보인다.
머리 위에 펼쳐진 수만 송이 벚꽃보다 더 마음이 가는 순간이다.
서서히 물들어가는 시간.
연인들끼리 인생 사진을 찍거나 가족과 산책을 하기에도 낭만이 가득한 곳, 인천 자유공원.
밤 풍경 보고 나니 낮 풍경도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오렌지빛으로 물드는 하늘은 오늘 하루 수고한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것.
사양하지 않고 감사히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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