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

[인천가볼만한곳] 경인아라뱃길 시천나루, 매화는 없어도 여전히 꽃길

문쌤 2023. 4. 11. 23:15

마치 드론으로 촬영한 것 같지 않은지...? ㅎㅎ
 
그동안 수없이 다닌 경인아라뱃길 시천나루를 이렇게 찍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아, 도대체 그동안 뭘 보고 다닌 건지 ㅠ
 
드론 아니고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하필 강풍 불고 흐린 날이라 너무 아쉽다.
하지만 언제든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파란 하늘에 뭉개구름 둥실둥실 떠있을 때 다시 그림 같은 시천나루의 모습을 담을 생각이다.
 

주위 눈치보더니 슬그머니 응가하고 도망가는 갈매기씨!

 

맑은 날 아라뱃길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뜻밖의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주말이면 어린이 천국이 되는 놀이터. 
돗자리 없어도 어디든 편하게 앉아서 쉴 수 있는 자유로운 곳이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매화동산 쪽으로 걸어가 보자~

전국을 뒤흔든 산수유와 벚꽃의 시절은 이미 지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곳 경인아라뱃길 시천나루는 여전히 도도하게 예쁜 모습이다.
 

맑은 날,
네 편지를 들면
아프도록 눈이 부시고
흐린 날,
네 편지를 들면
서럽도록 눈이 어둡다.
아무래도 보이질 않는구나.
네가 보낸 편의 마지막 한 줄,
무슨 말을 썼을까.
 
오늘은
햇빛이 푸르른 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네 편지를 읽는다.
흐린 시야엔 바람이 불고
꽃잎은 분분히 흩날리는데
무슨 말을 썼을까.
 
날리는 꽃잎에 가려
끝내 읽지 못한 마지막 그 한 줄.

            라일락 그늘에 앉아/ 詩 오세영

 
 

아라뱃길 위에 매달린 흰 벚꽃은 환한 얼굴로 그 자리 그대로 있다.
봄은 시나브로 지나는데 홀로 시간을 멈춘 것처럼...
 

매화동산 도착~!
이미 매화는 지고 없지만 이 문을 통과하면 기분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머리 조심'
이미 한 번 경험으로 머리 들고 지나가면 쿵~! 찧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살짝 숙이고 지나간다.
겸손하게 지나가라는 뜻???^^
 

마치 정갈한 안주인이 있을 것 같은 장독대.
낯익은 풍경에 마음마저 푸근해진다. 마치 외할머니집에 온 것 같은 느낌처럼...
 

'매화동산' 나무 팻말이 있는 곳에 다다르면 볼거리가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곧바로 울타리엔 하얗게 핀 조팝나무 꽃이 짙은 향기를 내뿜고 있다.
조팝나무 꽃향기는 바람결에 흘러가지 않고 계속 머물러 있어 마치 꽃향기로 수놓은 길을 걷는 느낌이다.
 

매화 동산의 매화는 이미 스러졌지만 벚꽃은 여전히 건재하고 또 다른 주인공이 아라뱃길을 꽃으로 수놓고 있다.
 

'안개협곡'에 도착하니 마침 건너편 아라 인공폭포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생각보다 소리가 커서 빨려 들어갈 것 같다. 
 

인증샷은 꼭 이곳에서 찍어야 아라 인공폭포를 배경으로 찍을 수 있다.
발길이 뜸한 곳이라 원하는 대로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게 장점~^^
 
아직 봄날의 꽃편지는 끝나지 않았다.

키 작은 꽃과 눈맞춤 하고 일어서면 핑그르르~ 어지러운데(비실거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으로 담은 봄날의 꽃편지.

얘네들은 왜 초점이 안 맞았을까?
예쁨을 받지 못함이 아니라 얘네들이 날 거부한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마음 상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면 된다.
 
후다다다다다다~!!!


드디어 목상교 도착~!
목상교를 지나면 또 다른 길이 펼쳐지겠지만 오늘의 에너지로는 더 이상 무리이므로 이곳에서 돌아가기로 했다.
한편으론 목상교를 지나 건너편 아라 인공폭포 쪽으로 걷고 싶지만 건너갈 수 있는 길을 모르니까 걸어온 길 다시 되돌아가기~!
 

다시 '안개협곡'과 '매화동산'쪽으로 되돌아가보자.
 

안개 협곡을 지나,
 

온전히 나 혼자만의 길을 걷는다.
너무 좋아~ ^^
 

오늘 바람이 세게 불어서 꽃잎이 눈처럼 하얗게 흩날리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아라뱃길 시천나루 벚꽃은 전혀 그럴 생각 없이 여전히 튼튼하게 잘 매달려 있는 중이다.
아주 건강한 아이들이다^^
 

다시 출발 지점에 도착했다.
날씨가 조금만 더 맑으면 좋았겠지만 오늘도 충분히 기분 좋은 산책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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