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하다는 오늘, 외출을 자제하라는 메시지까지 받고 보니 꼼짝없이 집에 있어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날씨가 점점 괜찮아지는 것 같은 건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을까?
가현산 진달래를 못 봐서 서운했는데, 이제 막 진달래가 피어 산이 온통 분홍 물이 들었다는 강화 고려산으로 가보기로 했다.
계획 같은 건 없다.
그냥 즉흥적으로다가^^
(이래도 내가 J라고 할텐가? ^^)
▶ 진달래 군락지 5개 코스 ◀
1코스 : 백련사 - 진달래 군락지 총 3.7km, 약 1시간 20분 소요
2코스: 청련사 - 진달래 군락지 총 2.9km, 약 1시간 소요
3코스 : 고비고개 - 진달래 군락지 총 2.4km, 약 1시간 소요
4코스 : 적석사 - 진달래 군락지 총 5.2km, 약 1시간 50분 소요
5코스 : 미꾸지고개 - 진달래 군락지 총 5.8km, 약 2시간 소요
▶고려산 진달래 축제◀
일시: 2023. 4. 8(토) ~ 4. 16(일)
장소:강화군 고인돌 공원 및 고려산 일원
원점회귀 안 하기 때문에 '고비고개'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다. 집에 갈 때는 혼자 갈 수 있다고 했지만 혹시 모르니 누구든 대기하라고도 일러뒀다^^
오늘 나의 코스는 고비고개 - 진달래 군락지 - 백련사 - 강화터미널이다.
산에 올라가기도 전에 벚꽃이 만발한 나무의 꽃잎이 바람에 휘날려서 급하게 찍어봤다.
더 많은 꽃잎이 날리길 기다렸지만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혈구산과 고려산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를 건너려고 일부러 이 코스를 선택했다.
길이 55m, 폭 2.5m.
산과 산을 연결하는 다리를 걷는 강화의 이색 경험일 뿐, 솔직히 고소공포증까지 들먹일 정도로 심하게 흔들리지는 않는다. 누구라도 쉽게 건널 수 있는 구름다리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려산 진달래 군락지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 보자.
산을 걷다 보면 산악회 리본만 봐도 반갑다.
오르막길에서 잠깐 숨을 가쁘게 쉬었지만 금방 데크 계단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걷기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며 걸었는데 '강화 나들길 5코스'였다니, 오히려 반가웠다.
구름다리에서 이곳까지 걸어오는 길이 정말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이었다.
내가 보는 모습이 사진에 담기지 않는 자연이 빚은 아름다운 길.
산속 벚꽃은 느리게 느리게 피는 중이다.
시간이 가장 짧게 걸리는 코스답게 길은 무척 험한 편이다. 하마터면 미끄러져서 넘어질뻔했다.
힘든 오르막을 다 오르고 나니 시야가 트이며 강화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조금만 더 맑았으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이곳에서 고려산 정상까지는 0.6km.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규규규~!!
고려산이 있는 줄도 몰랐다가 걷기 좋은 길이어서 여러 번 감탄하며 걸었다.
혼자 걷기 아까운 길...
그런 생각도 잠시, 고려산 정상 진달래 군락지로 가는 길 표시가 있다. 이제 거의 다 온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편안하고 안전한 데크길을 걸어가면
분홍 진달래가 고려산을 수놓은 커다란 패널과 간이 화장실이 있다.
이제 막 오른 사람들에겐 맛보기이자, 진달래 군락지를 보고 온 사람들은 이곳에서 한번 더 사진 찍으며 기념하기에 좋은 곳이다.
고려산 진달래 군락지에는 전망 좋은 곳이 여러 군데 있기 때문에 분홍 진달래로 뒤덮인 아름다운 고려산을 어디에서나 감상할 수 있다.
고려산 진달래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사실 올라오는 길에선 크게 감동할 만한 진달래를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줄이야^^
이제 진짜 진달래 군락지로 가보자~!!!
드디어 고려산 정상(376.5m)에 도착했다. 주말이 아닌데도 등산객들이 많아 고려산 정상석 사진을 찍으려면 역시 줄을 서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분홍 진달래보다 알록달록 등산복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단체 관광객이 많아 고려산 진달래를 눈으로 담고 이내 자리를 떴다.
청련사와 백련사로 갈 수 있는 갈림길(간이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백련사 길로 향했다.
군사시설이 있어서 후다닥 내려왔더니 김소월 님의 진달래꽃 시비와 함께 또 하나의 포토존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보는 진달래 군락지 역시 분홍물을 잔뜩 머금고 있다.
"길 없음! 내려가지 마세요"
군부대에서 축제 기간 중 일반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 더 이상 내려가지 말고 산길로 가라는 안내를 하는 중이다.
산벚꽃의 마중을 받으며 백련사로 향해 걷는 중이다.
이렇게 기분 좋은 산길이 또 있을까?
4월의 고려산은 진달래와 산벚꽃이 서로 어울려 등산객을 반겨주고 있다.
드디어 백련사 도착~!
고려산도 처음이고 백련사도 내겐 처음인 곳이다.
백련사 내 카페에서 당 충전!
창으로 보이는 연둣빛 세상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다. 뜻밖의 힐링 타임~^^
내가 잠시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찻집에서의 힐링 타임은 이곳에 비하면 소꿉장난 같은 것이다.
백련사 앞에 있는 긴 데크길은 또 다른 선물을 주었다.
숨겨진 보물 같은 느낌이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 없이 오로지 키 작은 노란 복수초만으로 융단을 깔았다.
4월의 백련사를 보지 않는다면 1년 내내 후회할지도 모른다^^
이제야 제대로 피기 시작한 산벚꽃은 연둣빛 새순과 어우러져 더욱 순수해 보인다.
카페 직원은, 걸어가려면 20분 넘게 걸린다고 걱정하는데 웬걸,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차 타고 지나갔으면 억울할 뻔했다.
내가 걷는 걸음걸음 모두 온통 꽃길이다.
진달래 보러 고려산에 올라갔는데 나의 하산길을 배웅한 건 벚꽃이었다.
ps. 수정합니다!
백련사 앞 노란꽃은 복수초 아니라 피나물꽃입니다.
산에서 자라는 야생화이며 4~5월에 주로 숲속이나 산골짜기 등에서만 볼 수 있는 양귀비과의 다년생 들꽃으로 줄기를 자르면 빨간색 즙이 나오는 피나물꽃입니다.
백련사에는 피나물꽃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가볼만한곳] 꽃섬 장봉도 당일치기 섬여행 (65) | 2023.04.19 |
---|---|
나만의 기억법 (30) | 2023.04.16 |
[평범한 일상 이야기] "오늘 마실 술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외 n가지 구시렁구시렁 (40) | 2023.04.13 |
인천 월미테마파크&노을 맛집(정보 없음 주의) (47) | 2023.04.11 |
멀리뛰기 그 후, 수다 2 - 광치기 해변(진짜 진짜 정보 없음 주의) (32) | 2023.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