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과 밀접하지는 않지만 마침 인사동에 간 김에 도심 속의 사찰 '조계사'에 가보기로 했다.
평소의 모습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마침 석가탄신일이 가까워 오니 오색 연등으로 하늘을 덮고 있는데, 그 규모가 어찌나 큰지 그 모습에 압도당했다.
일요일 법문을 들으려는 사람들, 외국인 관광객 그리고 우리처럼 조계사 구경 온 사람들이 많지만 모두 다 품어주는 넉넉함이 있다.
신도들의 발원이 담긴 이름표를 다는 모습도 외국인 눈에는 신기했는지 사진과 동영상 촬영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석가탄신일을 맞이하여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일반적인 조용한 사찰의 모습과 달리 처음 간 사찰의 어색함이라곤 하나없이 자연스럽게 동화되었다.
뒤에서 동작을 따라 하다가 사진(인지 동영상인지) 찍고 있는 외국인과 눈이 딱 마주쳤다.
오마이가앗!!!
현타가 와서 슬쩍 사람들 틈에 섞여 걷는 척 하다가 시치미 떼고 다시 관광객 모드로 구경했다^^
상서(祥瑞)와 깨달음의 상징이라는 꽃살문.
강화의 정수사에서 본 꽃살문을 조계사에서 보고 너무 반가웠다.
최근 진채(眞彩) 전시회 관람 후 사찰의 진채화 보는 눈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
김춘수의 시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처럼 꽃살문이 그렇다.
관심을 갖게 되니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조용히 오래오래 감상하고 싶었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아 제대로 느낄 수 없음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마 꽃살문 때문에라도 다시 조계사에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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