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섬 여행을 떠나는 기분은 해외여행 가는 것 못지않게 설렌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7번 출구를 나가면 바로 무의도, 실미도, 소무의도를 갈 수 있는 무의1번 시내버스를 탈 수 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내 마음을 감당할 수 없어서 되도록 운전하지 않는다. 트레킹을 마치고 운전할 수 있는 체력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도 한몫한다.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운전에서 자유를 얻는 편이다.
공항철도를 타면 아주 가까운 곳이어서 부담이 없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3층 출발층 7번 게이트를 나가면 바로 무의 1번 버스 승강장이 있다.
출발할 때 무의도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 사진을 못 찍고 소무의도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찍은 사진이다.
버스정보안내판 하단에 무의도 시간표가 적혀있는데 정확한 시간에 출발하기 때문에 참고하면 좋다.
(같은 장소에서 111번을 타면 을왕리를 간다. 을왕리 가는 사람들도 많아 버스 승강장은 언제나 북적대는 편이다.)
자리가 비었다면 가능하면 맨 뒷자리를 선호한다. 나머지 앞자리는 창틀 때문에 시야가 가려서 답답한데 맨 뒷자리는 버스 탄 사람들도 관찰하고 바깥 풍경도 구경하기 좋다. (내 기준임^^)
공항을 벗어나면 금방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도착한다. 큰무리선착장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있어 잠시 정차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무의도 트레킹 둘레길'.
이 정도면 꽁꽁 숨어있는 거 아닌가 싶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발하여 50분 만에 광명항에 도착했다. 버스 시간표를 알아두면 유용하다.
버스 정류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시간표만 겨우 찍었다.
소무의도는 일반 차량 진입 금지다. 주변 상인은 "주차장이 협소하여 요즘 같은 주말엔 아수라장"이란다.
다리 건너기 전 화장실이 있다. 두루마리 화장지는 있지만 손을 씻을 수 있는 물은 없으니 물티슈는 꼭 챙겨야 한다.
위생관념에서 자유로운 영혼이라면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될 듯~ ^^
지난겨울엔 밀물이더니 오늘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모습이다. 늘 새로운 모습으로 반겨주니 또 반할 수밖에 없다.
2009년 4월부터 2년 동안의 공사 기간을 거친 소무의 인도교는 총연장 414m, 교폭 3.8m이다.
일상이 반짝이는 섬, 소무의도
인도교를 지나면 새우 조형물의 환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소무의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새우 조형물 옆 계단으로 올라가도 되지만 계단이 너무 많아 다른 길을 택했다.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고양이 3남매. 서로 각자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잘생긴 얼굴 한 장 남기려고 기다렸으나 절대 허락하지 않는 도도한 고양이 3남매다.
생각해 보니 남매가 아닐 수도 있다... 는??? ^^
마을 길을 걸으며 "불편하니까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나가고,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나가니까 학교는 분교가 되거나 없어진다"는 마을 주민의 말이 떠올라 인도교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빨간 느린 우체통은 꽤나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각종 어구로 어수선한 관광안내소 주변은 지난겨울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빨간 우체통 오른쪽 계단을 올라가면 비로소 소무의도의 자연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지난겨울 떼무리 쉼터 벤치에 앉아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반했는데, 오늘은 벌써 여럿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인증 사진만 한 장 찍고 자리를 떴다.
평일에도 사람이 많은 걸 보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소무의도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소문난 모양이다.
해안 데크길이 잘 구비되어 있어 걷는데 불편함은 전혀 없다. 소무의도 역시 벚꽃이 핀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그동안 걸었던 장소를 돌려막기 하는 중인데 좀 더 일찍 왔더라면 소무의도의 특별한 벚꽃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요즘은 개척정신(?)이 부족하여 자꾸 갔던 장소를 다시 가는 돌려막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었으니 그 느낌이 다르다고.. 변명을 해본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흐린 날이라 아쉽다. 인천대교와 영종도의 모습마저 흐릿할 뿐이다.
사람들이 자리 비키길 기다렸다가 전망 좋은 벤치에 앉았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지만 딱히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간식과 차로 대신했다.
전등사에서 스님과 간식을 나눴던 때가 생각났다.
어디선가 홀연히 스님이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
오늘은 간식을 사수하고 싶다^^ 간식 아니고 점심ㅎㅎ
주섬주섬 가방 챙기고 일어서다 각시붓꽃과 눈이 마주쳤다. 섬세한 무늬며 신비한 보라색은 도도함의 극치다. 하지만 각시붓꽃의 꽃말은 '좋은 소식'이라니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바로 옆에 있는 또다른 전망대다.
소무의도에는 전망 좋은 장소가 많아 어디에서나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데이트를 하기에도 좋고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설명에 의하면 대부도가 보인다는데 오늘은 짙은 안개로 알아볼 수 없다.
모래와 하얀 굴껍데기 그리고 작은 돌이 있는 작은 몽여 해수욕장이다. 특별함은 없지만 조용히 사색하기에 좋은 곳이다.
멀리에서도 눈에 띄는 소무의도 스토리움.
여행자 카페로 간단한 음료와 각종 특산품, 기념품을 판매한다.
소무의도 스토리움 바로 옆에 있는 예쁜 건물은 화장실이다.
소무의도 입구에 있는 화장실 외에 섬 내에서는 유일한 화장실이다. 매우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지만 역시나 물을 사용할 수 없다. 물티슈 꼭꼭꼭!!! 필수다.
마침 썰물이어서 몽여해수욕장에서 명사의 해변으로 걸어갔다.
사진 찍고 바다멍하며 뒤돌아서다 돌을 잘못 디뎌서 휘청거렸다. 트레킹화인데도 날카로운 돌이 파고드는 느낌이어서 비명을 지르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멀리 있는 낚시꾼들도 한참 동안 나를 쳐다봤다.
민망하니 얼른 일어나서 걸었다. 나도 모르게 절룩거리며 걷게 되었다ㅎㅎㅎ
정말 방심은 금물이다!!!
박 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여름 휴양을 즐겼다는 '명사의 해변'.
누군가 이름을 지웠는데 다시 쓴 흔적이 보인다. 그 명성은 사라지고 관리도 안 되어 보인다.
'김종화'로 추정되는 사람의 이름이 새겨진 '명사의 해변'에 있는 바위.
그 정성(?)이 놀랍기만 하다.
다시 오르막이다. 하지만 데크길이라 걱정할 것 없다. 천천히 올라가보자!
신기하게 오랜 세월 옆으로 누워 자라는 소나무는 사람들이 한 번씩 앉는 바람에 반들반들 윤이 날 정도다.
유독 소나무가 많은 구간이라 가만히 숨을 들이마시면 솔향이 진하게 느껴져서 참 좋다.
계단을 다 오르고 뒤돌아보니 온통 해송으로 뒤덮였다.
소나무가 만든 그늘을 걸어가면 조금 거친 길이 나온다. 하지만 짧은 거리여서 힘들지 않다. 다만 조심히 걸어야 한다.
소나무의 제일 높은 안산(74m)에 있는 정자 하도정. 무인도 해녀섬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며 전망이 좋아 땀을 식히며 잠깐 쉬어가기에도 좋은 곳이다.
역시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준 길을 걷는다.
커다란 돌탑에 오늘도 소원 하나 올려본다.
위에서 바라본 소무의도 인도교. 이제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 나가는 사람도 있다. 우산 쓴 사람이 있을 정도로 빗방울이 제법 굵어졌다.
소무의도 마을 입구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왔다.
이제 소무의도와 인사를 해야 할 시간이다. 인도교를 지나며 한 번 더 눈으로 담아본 풍경이다.
버스 정류장 옆 긴 줄엔 해풍에 말리는 생선이 즐비하다. 소무의도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다.
광명항(소무의도)을 출발한 지 50분 만에 다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했다.
불과 몇 시간인데도 먼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4월 25일 [하루 만보] 포스팅에 사용한 리라이브 영상을 알뜰하게 한 번 더 사용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ps. 내일도 [하루 만보] 포스팅을 올리게 되면 발은 멀쩡한 걸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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