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육교를 달려보자
"세 개의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좋으시죠?"
걷기 챌린지 하던 중 신도, 시도, 모도를 방문한 적 있는데, 여든 살을 훌쩍 넘긴 할머니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곳에 우연히 합석(?)하게 되었다.
말도 못 하게 좋으시다고 했다.
"모도에 사는 아이들이 시도 학교에 다니는데 학교 끝나고 아이들끼리 작은 통나무 같은 배를 타고 집에 가다가 물살에 휩쓸려 멀리 떠내려갔다"며 "마을 전체가 울음바다였다"고 아주 오래된 옛 기억을 떠올리셨다.
섬은 늘 외롭고 안타까운 일이 많다.
섬에 사는 아이들은 집안 형편에 따라 어릴 때부터 부모와 떨어져 도시의 초, 중, 고등학교로 유학을 가기도 하며, 임산부 및 위급 환자가 병원으로 제때 이송되지 못해 운명이 엇갈리는 일은 종종 뉴스로 보고 듣는다.
여수도 마찬가지다. 11개의 섬과 섬이 연결되고 여수와 고흥을 잇는 다리는 소위 '천지가 개벽한 일'과 같다고 한다.
몇십 년, 몇백 년 조상 대대로 불편하고 삶의 기본 혜택도 받지 못하는 도서벽지 주민들은 삶이 만족스러워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그들에겐 힘이 없기 때문이다.
몇 년에 한 번 혹은 평생에 한 번 여행하는 섬에 놓인 연육교를 보며 '낭만이 없다'는 가벼운 말로 상처를 주지 말자.
바다를 메꿔 간척지를 만들고 휘황찬란한 신도시가 들어서며 지도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도시인들의 낭만을 위해 섬은 섬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님비와 핌비를 넘어선 이기심 중의 이기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 번이라도 도서주민들의 생활을 진심으로 들여다봤다면 절대 그런 생각은 할 수 없을 것이다.
#2. 보성 벌교 유명 효모 빵집 -모리씨 빵가게
'태백산맥 문학 거리'에 내리자마자 구수한 빵 굽는 냄새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멀리서도 찾는다는 소문이 자자한 '모리씨 빵가게'다.
'홍국쌀 식빵'이 유명한 모리씨 빵가게는 효모로 만드는 빵집으로 유명하다.
작은 주택을 개조하여 테이블 없이 구매만 가능할 정도로 아주 작은 규모의 빵가게다.
오전에 나오는 빵과 오후에 나오는 빵 종류가 다르며 종류도 간단하다. 소진될 시 영업 종료되는 유명한 빵집이다.
재료는 물론 가격마저 착해서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3. 소설 태백산맥 속 벌교 금융조합
"벌교는 보성군과 화순군을 포함한 내륙과 직결되는 포구였던 것이다. 그리고 벌교는 고흥반도와 순천, 보성을 잇는 삼거리 역할을 담당한 교통의 요충이기도 했다."
"읍 단위에 어울리지 않게 주재소 아닌 경찰서가 세워져 있었다. 읍내는 자연스럽게 상업이 터를 잡게 되었고, 돈의 활기를 좇아 유입 인구가 늘어났다." - 소설 「태백산맥 」 中
금융시설로써의 면모를 지금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벌교 금융조합은 조선시대 조선통보, 한국 최초의 화폐인 고려시대 고려전 등 세계 화폐가 전시되어 있다.
벌교 금융조합을 둘러본 후 두 가지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소설 「태백산맥 」 릴레이 필사이며, 두 번째는 무료로 한복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이다.
원고지에 적힌 다음 부분부터 쓸 수 있는 분량만큼 필사하면 된다. 특별한 원고지에 쓰는 「태백산맥」필사는 왠지 모를 경건함마저 들게 한다.
개량한복이나 두루마기를 입어볼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쭈뼛대는 우리들은 "여행 기념으로 친구들끼리 입고 사진 찍으면 추억으로 남는다"는 해설사의 부추김에 못이긴 척 본인에게 맞는 옷을 골랐다.
100살이 되어도 기억에 남을 일이다^^
#4. 벌교는 꼬막이지~
TV예능 '1박2일' 촬영 사진이 식당 문을 가득 메운 꼬막 식당으로 우르르 입장~
꼬막이 유명한 동네인 만큼 꼬막이 메인이다.
삶은 꼬막, 꼬막 무침, 꼬막 전, 간장 양념 꼬막...
삶은 꼬막을 쉽게 까는 집게가 탐이 나서 물어보니 "사고 싶다는 손님들이 많아 아예 대량 구매해서 원하는 손님에게 판매한다"고 알려주셨다.
기념으로 인원수만큼 샀다 ^^
올해 꼬막은 쉽게 깔 수 있으니 많이 사도 문제없겠다^^
#5. 벌교 문학여행 -보성여관
벌교의 역사적 주요 거점으로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현재 숙박 및 카페로 활용하고 있는 보성여관은 역사 전시 및 필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2층 다다미 방에서 벌교의 예스러운 거리도 구경할 수 있다.
#6.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
지금처럼 보성 벌교를 찾는 관광객이 많은 이유를 찾자면, 벌교의 역사적 의미와 함께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이 구심점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벌교에서 발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조정래'와 '태백산맥'을 빼놓을 수 없으며 그 정점에 '태백산맥 문학관'이 있다.
예약 없이 갔으나 다행히 친절한 해설사님으로부터 벌교 역사와 조정래 작가가 태백산맥을 쓰게 된 배경을 상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헤드폰에서 소설 「태백산맥 」 속 한 장면을 사투리 그대로 들렸다.
마침 벽면엔 주요 인물의 대사가 적혀있지만, 그냥 읽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사투리여서 영화 속 대사 같은 헤드폰 속 목소리를 들으면 비로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2층엔 독자들이 쓴 「태백산맥」 필사본이 전시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그 방대한 양에 놀라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글자에서 기(氣)가 느껴진달까.
개인이 혼자 쓴 필사본도 있고, 가족 혹은 친구들끼리 나눠서 쓴 필사본도 있었다.
필사하면서 사용한 필기구와 함께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며 그 정성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입구에 적힌 '필사는 정독 중의 정독'이라는 문구가 뇌리에 박혔다.
「태백산맥」 필사, 시작해 볼까??
#7. 추억은 아름다워
지난 추억을 앨범으로 제작하는 센스~
Thang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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