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우리 동네 목욕탕을 찾은 날은
한 달에 두 번 있는 정기휴일이
왜 꼭 걸리는 거야
오 꼬질꼬질 지저분한 내 모습
그녀에게 들키지 말아야지 하면
벌써 저기에서 그녀가
날 왜 어이없이 바라볼까
- DJ DOC '머피의 법칙' 中 -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더니 하필 정기 휴무일이거나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을 일부러 찾아서 갔더니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 휴무일이래.
대형 마트도 그렇다.
첫 째, 셋째 수요일인지 둘째, 넷째 수요일인지 늘 헷갈린다.
설마 오늘 쉬는 날 아니겠지... 하고 가보면 어김없이 정기휴일...
동네 세차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며칠 전 주유하고 세차도 할 겸 동네 주유소를 찾았다.
나무 그늘 아래 세워둔 차는 조금 시원함을 준 대가로 먼지로 뒤덮여있어서 세차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차 맛집으로 유명한 그 주유소는 평소 세차하려는 차들이 길게 줄 서 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면 세차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기름 넣고 세차까지 하려고 생각했다면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야 한다.
차례가 되면 직원1이 세차비를 계산한다. 모든 과정이 기계처럼 순식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미리 세차비를 현금으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직원 2가 바퀴와 하단 등의 먼지를 애벌 세차해준다. 애벌 세차는 세차비 계산과 동시에 진행된다.
애벌 세차가 끝나면 직원1이 3가지 '세차 시 주의 사항'을 적은 팻말을 들어 보인다. 3초 정도? 아니다. 3초도 채 안 되어 왼쪽 손으로 팻말을 내리면서 오른쪽 손으로는 세차 기계 안으로 유도한다. 마치 기계처럼.
세차를 마친 차는 타월을 들고 앞에서 대기 중인 직원3에 의해 차에 남아있는 물기를 제거한다.
이 과정은 평소 주유소 세차장에 가면 언제나 똑같은 패턴으로 진행되는 세차 방법이다.
그런데... 엊그제 갔던 그 세차장엔 세차하려는 차들이 한 대도 안 보였다.
우리 차뿐이었다.세차하려고 들어섰는데도 직원이 안 보였다.
오늘 세차 쉬는 날인가? 생각하는 순간, 직원이 나타났다.
5천 원을 냈으니 천 원을 거슬러 받아야 하는데 직원은 작은 금고에 잔돈이 없었는지 다른 곳에서 천 원을 가져와 거슬러주었다.
거스름 돈을 챙겨 받고는 '이제 애벌 세차를 하겠군'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라? 애벌 세차 없이 바로 세차 기계 안으로 들어가라고 하는 게 아닌가.
'저기요...차가 너무너무 더러워서 세차하는 건데 애벌 세차 안 해주다니요?'
하지만 차는 이미 세차 기계 안으로 들어간 상태.세차를 마친 차가 빠져나왔는데 평소 물기를 제거해주던 직원이 없었다.
걸려있는 수건으로 대충 닦고 주유소를 빠져나왔다.천천히 빠져나오면서 세차장 입구를 보니 그때까지도 세차하는 차량은 우리 외엔 아무도 없었다.
기다리지 않고 세차를 금방 마쳐서 좋긴 했지만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다.
주유소를 빠져나와 바로 앞에 있는 신호등에서 멈췄다.
그리고 하나... 둘.... 셋...
10초 정도 지났을까?
신호등이 바뀌고 천천히 움직이는 차량 앞 유리창으로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엇! 비가 오네?"
그 말과 동시에 한 두 방울 내리던 비는 갑자기 장대비로 변했다. 와이퍼 3단으로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정도로 세차게 내렸다.
헐~
1분도 안 되어 세차한 게 허무하게 느껴졌다.
세차장 직원은 말하겠지?
"비 오는데 세차하러 온 이상한 사람이 있더라구"
세찬 빗속을 뚫고 운전하는데 뒤통수가 너무 따가웠다.
햇볕이 쨍쨍해서 세차한 건데 왜 꼭 내가 세차하면 비가 오는 걸까?
진짜 햇볕 쨍쨍 이었다고!!!
머피의 법칙
머피의 법칙이란?
-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점점 꼬여만 가는 현상을 이르는 말. 특히, 우연히 나쁜 방향으로만 일이 전개되는 경우.
세탁기가 고장 났는데 서비스센터 직원이 오면 멀쩡하게 작동된다거나
급할 때 엘리베이터가 각 층마다 멈춰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있다.
이런 일은 꼭 나한테만 일어나는 걸까?
아니다.
'직장인이 뽑은 직장 내 머피의 법칙'이 있다. 1~9위 중 꼭 직장인이 아니어도 몇 가지 사례는 비슷하게 경험한다.
자,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자.
우리에겐 '샐리의 법칙'이 있다.
샐리의 법칙이란?
- 머피의 법칙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일이 우연히도 자기가 바라는 대로 진행될 때를 뜻하는 말. 1989년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유래. 계속 좋지 않은 상황을 해피엔딩으로 이끄는 여주인공 샐리의 모습에서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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