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뭔가 꼼지락 꼼지락 바깥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세상 좋아져서 검색만 하면 온갖 정보가 쏟아지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이나 자격증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언젠가는 수영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수영장 텃세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어 읽어보았다.
내용은 이랬다.
중급반에서 수영을 배우던 A 씨가 고급반으로 올라가자 고급반 총무 B 씨는 "고급반에 승급했으면 여기 있는 구성원들에게 떡을 돌려야 한다"며 대놓고 떡을 돌릴 것을 요구했다.
또 고급반은 수영모를 통일해야 한다는 이유로 인터넷보다 비싼 수영모 값을 보내라고 했다.
떡 돌리기를 거부하자 기존 회원들이 신규 회원을 괴롭히는 이른바 '수영장 텃세'를 부리며 괴롭힘이 시작됐다.
수영장 오래 다닌 순으로 출발해야 한다며 갑자기 밀치거나, 일부러 느리게 가면서 팔이나 얼굴을 발로 차는 것이다.
결국 A씨는 수영을 그만두었고 신규 고급반인 다른 회원은 수강권보다 더 비싼 가격의 떡을 주문해서 돌렸다. 그러자 그다음 날부터 수영장 텃세가 사라졌다.
'수영장 텃세' 문제는 다른 수영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특히 젊은 회원들은 '수영장 텃세'에 분노했다.
송파구에서 수영장을 다니는 직장인 박 모 씨(26·여)는 "같은 수업 듣는 수강생 중에 한 명이 얼마 전 스승의 날에 강제로 선물 사준다고 돈을 걷어갔다"며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수영장 텃세'를 검색해보면 많은 사라들이 경험담을 토로하고 있다.
'우리 수영장은 예외겠거니 안도했지만 아니었다', '수영장 텃세 어떻게 해야 되나요?', '강사는 알고모 모른 척' 등의 내용을 담은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는 "수영장 뿐만 아니라 우리 직장도 한 번 돌아보자. 어떤 조직이든지 간에 왕따가 있다"며 "왕따를 시키는 이유는 왕따 당하는 사람을 무시하고 배척함으로써 조직의 응집력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가정 주부들에겐 아침 수영 활동이 크게 더 다가왔을 것"이라며 "일상에서 이 조직을 중요시 여기다 보니 단결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왕따를 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텃세, 수영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곽 교수가 말했듯 '텃세'는 수영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조직에나 다 있다. 주민센터 프로그램에도 있고 하다못해 동네 사우나에도 있다.
최근 수강 신청 후 열심히 다니고 있는 프로그램에서도 '텃세'를 경험했다. '총무' 완장을 찬 사람이 회비를 내라는 것이다. 반기를 들 법도 한데 워낙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회비의 사용처에 대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냈다.
다른 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뿐만 아니라 수업에 필요한 재료를 일괄 구입한다는 이유로 예닐곱 가지 재료의 개별 금액이 아닌 합계 금액만 알려주었다.

하나하나 검색해서 구입하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아무 이견을 달지 않았었다.
회비나 일괄 구입이 관행이었으니 당연히 요구했을 것이다.
신규 회원들도 그런 관행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회비를 못 내겠다고 하거나 구입 명세표를 요구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모르긴해도 수영장 텃세보다 더 심한 왕따를 경험하게 됐을 것이다.

'[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차 쓴 딸내미랑 카페 '공차'에서 놀기... 공차 광고 모델 누군지 알아맞히기 (2) | 2022.08.04 |
---|---|
머피의 법칙 - 내가 세차하면 왜 꼭 비가 오는 걸까? (8) | 2022.08.03 |
학제 개편 만 5세 입학, 정말 괜찮을까? (2) | 2022.08.01 |
음식물 쓰레기 분리 배출 - 착즙기에서 나온 과일 찌꺼기는 음식물 쓰레기일까? (10) | 2022.07.31 |
[이건 내 생각이고!]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군악대 해외 공연과 독도는 우리땅 플래시몹, 김해공항 플래시몹 (7) | 2022.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