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년생'
우리 아들은 2월 생이어서 한국 나이로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머리가 하나는 더 있을 정도로 키가 컸지만, 같이 입학한 8살 친구들에 비해 밥그릇 개수가 한참 모자라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들이 더러 있었다.
"동생인데 왜 우리랑 같이 공부하는거야?"
"형이라고 불러라"
아직도 또렷이 기억나는 일이 있다.
5월 생인 친구 딸은 그해 돌잔치를 했다. 아장아장 걸어 다니며 말도 곧잘 했다.
같은 달에 우리 아들은 백일잔치를 했다. 백일... 이 세상에 태어난 지 백일...
어른들은 '하루 햇볕이 다르다'라는 말씀을 이럴 때 하셨다.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취학통지서는 둘 다 같이 받았다.
그 당시 2월 생이지만 7살에 입학하지 않고 나이가 꽉 찬 다음 해에 입학한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기엔 우리 아들은 키와 덩치가 너무 컸고, 나에게 교육 철학 따위도 미완성인 어설픈 첫 째 아이 학부모여서 입학 통지서 받고 바로 입학시켰다.
일명 '빠른 년생'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서도 늘 따라다니는 '나이'에서 걸림돌이 되는 일이 많았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1년 앞당긴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한국 나이로 8살, 만 6세에 입학했지만 2025년부터 한국 나이 7살, 만 5세로 낮춘다. 시행 초기 충격 줄이기 위해 4년 동안 25%씩 입학 연도를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영유아와 초등학교 시기가 육아 교육 부담이 줄고 청년들의 노동 시장 진입이 빨라진다"라고 밝혔다.
2009년 초등학교 조기 입학 제도가 있었다. 그해 조기 입학생은 9707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537명만이 조기 입학했다.
조기 입학 제도가 있음에도 숫자가 줄어든 이유로는, 학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고, 나이가 어려 따돌림 등을 이유로 조기 입학을 꺼렸다.
만 5세는 '학생' 아닌 '유아'
경제적 논리에 의한 반교육적 정책
정부가 학제 개편을 추진하자 유아·초등 교원과 학부모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5세 어린이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쉽지 않고 교육 환경은 오히려 열악해질 것이다"라며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우려하는 것이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매년 1학년 입학생은 학습면·정서면에서 예전보다 발달이 더 느려졌다"라고 말했다.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범국민연대)'는 8월 1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유아들의 삶과 성장을 단지 '산업인력양성'이라는 경제적 논리에 종속시키는 반교육적인 정책'을 당장 폐기하라"라고 촉구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만 5세 입학해서 청년들의 노동 시장 진입이 빨라진다"는 발표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박 부총리는 학제 개편에 따른 대국민 설문조사 등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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