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가면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한다.
타악기만 따로 연주를 하면 어떨까? 혹은 오케스트라에서 돋보이지 않는 콘트라베이스만 따로 연주를 하면 어떨까?하는 엉뚱한 생각들.
그런데 정말 우연히 타악기 전문 연주팀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 공연을 보게 되었고, 오늘 드디어 콘트라베이스 두 대로 구성된 콘트라수투의 공연을 보게 되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수요일 오후 2시, 따뜻한 커피와 함께 하는 더블베이스 연주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낭만이 있다.
커피콘서트는인천문화예술회관 주관으로 매 달 세 번째 수요일 오후 2시에 커피와 함께 만나는 콘서트이다.
공연 전 1시~1시45분까지 텀블러 지참 관객에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원하는 메뉴 1가지를 제공하며, 공연 후에는 텀블러 없는 고객에게도 1회용 컵으로 커피를 제공한다. 단, 공연 전 또는 공연 후 1회에 한함.
콘트라스투는(성민제, 최진배)는 각자 주력 분야의 최정상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더블베이스 아티스트 두 명이 만든 그룹이다. 클래식, 재즈, 대중가요 등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더블베이스만이 낼 수 있는 고유의 매력으로 고운 선율과 감성을 전하고 있다.
성민제는 만 16세에 세계적 권위의 슈페르거 더블베이스 국제 콩쿨 석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쿠세비츠키 콩쿨 아시아인 우승 등 천재 더블베이시스트로 불리는 아티스트이다.
최진배는 버클리 음악대학과 뉴욕대학교에서 재즈 퍼포먼스로 학위를 수여 받은 후 재즈부터 클래식까지 폭럽게 활동하고 있는 명실상부 실력있는 연주자다.
무대 위 단 두 대의 콘트라베이스. 오늘 날씨와 딱 어울리는 조합이다.
=PROGRAM=
F.Chopin - preludes, Op.28
F.Chopin - Nocturne Op.9 No.2
N.Rimsky Korsakov - The Flight Of The Bumble Bee
Pachelbel's Canon - Canon in D
Henry Mancini - Pink panther
Henry Mancini - Baby Elephant Walk
A.Vivaldi - Largo from Winter
L.V.Beethoven - For Elise
J.Brahms - Hungarian Dance No.5
V.Monti - Czardas
깊어가는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더블베이스만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린 유명한 곡을 연주할 때면 분위기에 젖어 차분해져갔다.
특히 캐논을 연주할땐 그 특유의 더블베이스 소리에 젖었고, 왕벌의 비행을 연주할 땐 비에 젖은 왕벌이 낮게 날아다니는 연상을 하게 되어 나도 모르게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공연을 볼때면 혼자 상상하는 게 버릇이 되어서 그렇다^^
외모에서부터 풍기는 성민제 더블베이시스트의 시크함과 연주는 물론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이끄는 전문 사회자다운 면모를 갖춘 최진배의 콘트라스투는 이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공연이 끝난 후 사인회가 열렸다.
9월의 커피콘서트, 성민제x최진배 <두 대의 베이스로 만드는 세상>은 모두에게 아름답게 기억될 것이다.
ps.
공연은 전문 공연장에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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