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두근두근 Culture 100]#41 연극 I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경계:인계점(ft.인천수봉문화회관)

'삶'과 '죽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을 보고서 예매를 망설였던 연극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경계:인계점>
 
검색 찬스를 쓰지 않아도 제목과 포스터만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공연 안내 알림톡이 왔을 때 손가락은 본능적으로 예매 버튼을 눌렀다^^
 
햇빛 찬란한 주말 오후에 연극 보러 가보자, 쓔슝~^^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경계:인계점>
장르: 연극
러닝타임: 80분
관람대상: 만 13세 이상
장소:인천수봉문화회관
 
=등장인물=
김규석(남) 외상센터 정교수
정중근(남) 외상센터 부교수
권시준(남) 외상센터 레지던트 4년 차
이연지(여) 외상센터 행정팀장
김세연(여) 외상센터 신규간호사
 

처음 간 동네, 처음 간 수봉문화회관 소극장.
 
공연장 입구엔 다양한 공연을 안내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오늘 볼 연극 포스터도 유리문에 붙어 있는 걸 보니 맞게 찾아왔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뮤지컬이나 연극은 일찍 매진되는 사례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매스컴 노출 기회가 적은 공연은 유명 연예인의 공연보다 빈 객석이 많아 늘 안타까웠다.
 
불과 얼마 전, 나를 포함한 단 5명이서 연극 본 경험이 있는터라, 나 스스로 마지노선을 5명으로 낮춘 건 너무 슬프다.
 
왜 그랬을까...;;
 

 약 50여 명의 관객이 앉아있는 걸 보며 속으로 안심을 했다.
이 정도 관객수면 출연자와 눈이 마주친다 해도 미안해서 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관객이 적은 게 내 탓이 아닌데도 괜히 미안해서 눈치를 보게 된다.)
 

제목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경계:인계점>에서 '인계점'은 무슨 뜻일까?
 
연극 대사 중 간호사가 말한다.
"검색창에 인계점을 치면 00 식당 인계점이 나온다"고...
그만큼 인계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인계점은 '환자를 태우거나 내리게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이·착륙을 허가받은 지점'을 말한다. 이를테면 병원 주차장도 포함된다.
 
 

'사람의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도의 한 외상센터.
정중근 교수는 헬기로 이송되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병원 주차장에 주차된 높으신 양반들, 이를테면 국회의원들 차량을 들이받는다. 이 사건으로 외상센터는 위기를 맞게 되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상반된 생각을 갖고 있는 외상외과 의료진들의 갈등이 그려진다.
 
연극이 진행될수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
 
실제로 연극은 이국종 교수를 모티브로 한 외상외과 의사들과 병원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동안 봤던 몇 편의 연극은 그야말로 '연극'에 가까웠다면,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경계:인계점>은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바로 옆에서 엿보고 있는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별점 5점의 의학 드라마를 눈앞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 내용이지만 전혀 혼동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졌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뜨거움을 삼키고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있었는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걸 보면 모두 같은 마음으로 연극 속에 풍덩 빠져들었던 것이다.
 
높으신 양반들의 차량을 들이받은 사건은 김규석 교수에게 책임을 물어 퇴사하게 되고, 무대 조명이 꺼지며 '그날의 진실'이 뉴스에 보도되며 연극은 끝났다.
 
비록 연극이지만 현실을 그대로 녹여낸 작품이다 보니 연극을 본 그 누구도 마음이 편치 않았으리라. 여전히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