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글 표기 없이 영어로만 메뉴를 적어놓은 카페가 많아지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며 기사화되기도 했다.
한글로 적어놔도 이름만 봐선 잘 모르는 메뉴이기도 하고, 제법 근사한 이름을 달고 있는 메뉴는 호기심에라도 시키지 않는다.
그저 평소대로 아메리카노나 얼그레이 정도에서 타협을 보는 편이다.
며칠 전 동네 작은 카페에 간 적 있는데 마침 연세 지긋한 할머니가 들어오셨다.
메뉴판은 한글로 적혀있지만 할머니는 주문을 머뭇거렸다.
내가 앉은 자리에서 그 상황이 너무 잘 보였고 너무 잘 들렸다.
지켜보기로 했다.
카페 주인(주인인듯 보였음^^)은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할머니는 뭘 골라야할지 계속 머뭇거렸고 그러는 사이 뒤이어 할아버지가 들어오셨다.
이젠 두 분이서 메뉴를 고르지 못하고 서계셨다.
카페 주인은
"시원한 거 찾으세요 아니면 따뜻한 거 찾으세요?
할머니는 시원한 걸 원하셨다.
카페 주인은 다시 물었다.
"달달한 거 찾으세요 아니면 새콤달콤한 거 찾으세요?"
그제서야 할머니는
"달달한 거"
그 뒤로는 새겨듣지 않아서 어떤 음료를 시켰는지 모르겠으나 카페 주인의 센스있는 대처가 보는 사람마저 마음을 쓸어내리게 했다.
그나저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기사화까지 된 사진 속 MSGR는 어떤 음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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