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부평'은 부평아트센터에 공연 보러 가는 곳이었다.
좀 더 부평과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없다가 마침 '2023 4人4色 맞춤형 부평투어'를 알게 되어 문화도시 부평을 좀 더 이해하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11월 9일 목요일.
부평구청은 처음이라,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공감글판의 시와 그에 어울리는 캘리그라피 글씨가 첫 방문을 환영하는 듯하다.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는 중이라 멋스러운 글씨를 만나면 눈으로 그려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따라 써보기도 한다.
부평, 첫인상부터 기분 좋다~^^


첫 방문이니만큼 부평의 다양한 소식을 알고 싶었다. 특히 관심 많은 문화 소식란은 꼼꼼하게 읽으며 부평의 다양한 활동을 눈여겨봤다.

드디어 오늘 부평 투어를 함께 할 버스에 탑승~!


막걸리 빚기, 부평 역사박물관, 캠프마켓, 신촌로 공방거리 등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 내용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막걸리 빚기

부평구청을 출발하여 약 10분 후 뫼골 문화회관에 도착했다.




인천 탁주의 역사를 배우며 생산 제품인 '소성주'와 '쌀은 원래 달다'를 시음했다.
빈속이지만 시음이니까 한모금 홀짝~^^
합성감미료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프리미엄 생 막걸리 '쌀은 원래 달다'가 내 입맛에 맞았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막걸리 빚기를 할 시간이다.
쌀을 백세한다 - 찹쌀은 6시간, 맵쌀은 8시간 침지한다 - 물 빼기(30분) - 고두밥 찌기(40~50분 정도) - 고두밥 식히기 - 고두밥, 누룩, 물 넣고 버무리기 - 치대기(15~20분) - 발효과정(5~7일) - 술 거르기 - 막걸리 완성



'인천 탁주'에서 준비해준 덕분에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고두밥과 누룩, 물을 넣어 버무리고 치대는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진 고두밥, 누룩, 물을 20여 분 정도 치대니 묵직한 죽 형태로 변했다.
달랑 한 줄로 설명하기엔 부족할 정도로, 손가락이 아프도록 주물러야 해서 꽤 고된 작업(?)이었다.
막걸리 한 잔 마시기 위해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다니...
![]()
이제 집에 가져가서 7일 정도 숙성을 거쳐 걸러내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막걸리가 완성된다고 한다.
너무 기대된다^^


체험을 마친후 버스를 타고 가는데 마침 방금 전 시음했던 소성주 차량이 지나갔다.
"어머, 소성주다~!"
마치 친구를 만난듯 반가웠다.
아는만큼 보인다더니 막걸리 차량이 내 눈에 들어올 줄이야^^


금세 친해진 일행들과 함께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다.
커피도 준비해 주셨다. 심지어 한 명씩 메뉴 주문받아서 챙겨주는 세심함에 다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평역사박물관





농경문화실은 부평 사람들의 실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른 지역과 달리 부평은 가슴 아픈 역사 전시 공간을 많이 할애했다.
전문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부평 역사박물관을 관람하니 단 하나의 전시품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일제강점기 때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어서 설명을 들으며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숙연해졌다.



일제 패망 전까지 전쟁 물자를 만들다가 1945년부터 28년간 미군캠프마켓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2002년 시민들에게 개방한 부평 부영공원.
(부영공원, 캠프마켓을 가게 된다면 꼭 전문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것을 권함)
여전히 아픈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며 후대에도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다.


캠프마켓이라고 크게 적혀있는 넓은 광장은 미군들이 야구장으로 이용했던 잔디광장.
어느 것 하나 아픈 역사가 아닌 곳이 없다.
신촌로 공방거리



가죽공예, 목공예, 한지공예 등 작은 가게가 즐비한 신촌로 공방거리에 도착했다.
4개 조로 나눠 각각 다른 체험활동을 했는데 나는 한지공예 당첨~^^


한지공예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냅킨아트이다.
간단한 작업이지만 예술혼을 불태웠다^^



부평에 대해 잘 몰랐는데 역사와 문화를 알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부평역사박물관과 부영공원, 캠프마켓 등은 다시 방문해서 더 깊이 알고 싶다.
ps.
이렇게 친절한 공무원을 본 적 있었나 싶다.
횡단보도 건널 때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들의 손짓과 눈빛에 사명감이 꽉 차 있다는 걸.
보여주기가 아니라 진심이 느껴져서 부평 투어에 참여한 일행들 모두 칭찬 일색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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