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아산 가볼만한곳] 은행한테 맞아본 적 있어?(ft.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문쌤 2023. 11. 18. 06:00

아주 잠깐 천안 사택에 살 때는 인근 유명 관광지를 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원래 가까이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듯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도 한몫 했던것 같다.
 
다만 어느 가을 날 아산 중국어 동아리 회원들이 곡교천 은행나무길에 꼭 가보라고 알려줬는데, 그땐 시기를 놓치고 그 동네를 떠난 뒤에야 뒤늦게 두고두고 곡교천 은행나무길이 생각났다.
 
곡교천 은행나무 축제가 지났다지만 어여쁜 물색이 어디 가겠는가.
빼어난 미모의 곡교천 은행나무길 거닐러 빨리 가보자, 쓔슝~^^
 

 

 

 

'전국의 아름다운 10대 가로수길'과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등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과연 명성대로 2.2km에 달하는 은행나무길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은행나무 몇 그루 있는 길을 걸을 때면 행여 길에 떨어진 은행을 밟을까봐 이리저리 피해 걸었는데, 곡교천 은행나무길에선 도저히 피할 방법이 없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걷는 수밖에^^
 

걷다가 예고없이 툭 떨어지는 은행에 놀라다가 나중엔 그마저도 예삿일이 되어버렸다. 다만 베이지색 겉옷에 떨어져서 물들까 그게 걱정이었을뿐.
 
바람이 매서워서 눈물 찔끔 흘리면 은행잎 빛깔 닮은 황금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아 잠시 쉬기로 했다.
 
벤치에 앉아 싸 간 보온병의 차를 따르는 순간 갑자기 딱! 소리가 났다. 
 

 
머리가 띵~했다.

 

이건 뭐지?


이건 땅에 떨어진 은행 소리가 아니다!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이 내 이마를 딱!!
 
거짓말 하나 없이 정말로 이마가 빨개졌다!!!
 
잡아서 따끔하게 혼내주고 싶은데 땅에 떨어진 수많은 은행 중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다!!!!
 

범인 잡기를 포기하고 다리를 건넜다. 
 
건너편에서 보는 은행나무가 또 그렇게 장관이라지?^^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있어서 안 가려고 했는데 바람만 불 뿐 이렇게 맑은 하늘이 환영해주었다.
구름이 열일한 날이다.
 
일기예보만 보고 지레 마음 접고 안 갔으면 후회할뻔 했다^^
 

 
매일 아침 비슷한 시간에 좋은 글을 나눠주는 지인이 있다.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카톡에 저장된 지인들에게 매일 아침 행복을 나눠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출처가 어디인지 묻지 않는 건 암묵적 규칙이 되어버렸다.
오늘은 톨스토이의 글을 받았다. 
 

인생에 대한 가장 고귀한 생각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타난다.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일에도
깨달음을 얻는 사람만이
작은 의무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그것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일에도 깨달음을 얻는다고?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앞으로 은행에게 맞은 에피소드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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