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활동을 마무리 짓기 좋은 계절이다.
각종 발표회며 전시회도 지난 1년 동안의 활동을 기념하는 자리여서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인천문인협회 시화전은 1년에 몇 번 하는지 모르겠으나 언젠가 인천대공원 호수를 빙 둘러 전시회한 걸 본 적 있다. 1년에 한 번 하는 행사라면 내가 작년 이맘때 보고 다시 또 보는 걸 수도 있다.
호수 쪽으로 지나가는 사람은 무조건 발길을 멈추고 시화전을 감상할 정도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천에 오래 산 사람과 달리 이사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갖는 감흥은 또 다르다. 그래서 시 제목을 보며 내가 아는 곳인지, 가 본 곳인지에 따라 반가움은 배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 알게 된 장수동 은행나무를 시제(詩題)로 쓴 '만의골 은행나무'는 은행나무가 있는 장소를 몰랐다면 '도대체 인천대공원 뒤'는 어디를 말하는거야?'했을텐데 이젠 '그래, 그렇지'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여유있게 감상했다.
오호라, 은행나무를 보려면 운연역에서 내려야하는구나~
은행나무 길게 늘어선 길이 만의골 은행나무길이라지?
차 타고 휘리릭 지나버린 게 아쉽기만 하다.
전등사, 목섬, 무의도
마치 지난 1년 동안 천방지축 쏘다닌 나의 발자취를 보는 것 같다.
지명만 봐선 어디인지 잘 모르는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어렸을때 주안오거리에 살았던 시인의 시 속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아버지의 내비게이션/ 詩 길정연
열여섯 내가 살던 마음은
어느덧 내비게이션에서도 사라졌다
아버지의 피난 시절 그 마을도 이제는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주민들로 가득하다
나에게도 이제는 아버지가 쓰시던
내비게이션이 작동한다
주안오거리 내가 살던 그 집을 목적지로
어린 시절 꿈꾸던 곳
꿈에라도 보고 싶은 부모님과
웃음 짓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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