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마티스에 이어 요즘 우연찮게 음악을 접목시킨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볼 기회가 연달아 있다.
오늘은 천체사진가 권오철 작가가 들려주는 여러 나라의 밤하늘 풍경과 클래식이 함께 하는 공연이다.
음악보다는 천체사진가의 작품이 더 돋보이는 공연 속으로 쓔슝~^^



남동소래아트홀은 독특한 돌고래 닮은 외형도 멋있고 공연장도 훌륭하고 공연 기획 능력도 뛰어나지만, 접근성이 떨어져서 쉽게 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오전 11시 공연.
이 공연을 보려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한다. 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밤하늘의 별과 함께 하는 공연이라는 유혹에 매료되어 티켓 오픈 하자마자 예매했다.
'별'과 관련된 연주회라면 '반짝반짝 작은 별~'이 먼저 떠올라서 남동아트홀 가는 동안 흥얼거렸다.

천체사진가 권오철 작가는 나만 잘 모르고 있었을 뿐 그 분야에선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작가다.
특히 미국 '나사(NASA) Astronomy Picture of the Day(오늘의 천체 사진)'에 한국인 최초로 선정되었으며, 여러 차례 개인전 및 <신의 영혼 오로라> 외 다수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깜깜한 무대.
객석도 무대도 온통 까맣다.
빛이라고는 오직 보면대를 비추는 작은 불빛뿐이다.
아무래도 밤하늘의 별이 돋보여야 해서 최소한의 조명만 쓴 것 같다.
연주를 맡은 브이나인(V9) 앙상블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외에 오보에가 함께 했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조합이다.
권오철 작가가 직접 무대에 출연하여 사진과 연주곡을 소개해주었다.
첫 곡은 우리나라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과 모차르트의 <'아! 말씀드릴게요, 어머니'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이다.
제목이 다소 길고 생소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반짝반짝 작은 별~'의 변주곡이다.
브이나인 앙상블이 '작은별 12개의 변주곡'을 연주하는 동안 스크린엔 황홀한 별빛이 쏟아졌다.
멋진 풍경 사진과 함께 음악을 덧붙인 이웃님들의 글이 인터넷 세상에 존재한다면, 오늘 공연은 라이브로 연주하는 걸 직접 보고 듣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1학기 때 같이 수업 듣던 수강생 중 한 명이 천체사진을 찍으러 다닌다며 보여준 밤하늘의 사진이 생각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한 영상 중 아는 곳이라고는 '첨성대' 한 곳 뿐.
다른 곳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그저 음악을 들으며 밤하늘을 감상할 뿐이다.
다만 들판의 사슴 조각상이 밤하늘을 향해 서있는 곳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디인지 궁금해서 일부러 찾아봤지만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서호주 레이크 발라드(Lake Ballard)에서 촬영한 조각상은 피아노와 오보에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월광소나타'와 함께 감상했다.
레이브 발라드 호수에 몇 백 미터 간격으로 서있는 51개의 조각상이 마치 하나인양 보였던 작품이다.
음악 선곡 때문인지 아니면 영상 속의 조각상 때문인지 머릿 속에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란다.
내가 만약 레이크 발라드를 가게 된다면 오늘 공연이 모티브가 될 것이다.

ps.
'나의 아저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3 두근두근 Culture 100'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두근두근 Culture 100]#79 음악살롱 '도시, 음악을 기록하다'(ft.부평아트센터)(12.20) (0) | 2023.12.31 |
---|---|
[2023 두근두근 Culture 100]#78 극단 집현(集賢) 창작극 '광대(廣大), 달문을 찾아서'(ft.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 (90) | 2023.12.29 |
[2023 두근두근 Culture 100]#76 커피콘서트 윤 한 '크리스마스 인 시네마'(ft. 동구문화체육센터 공연장)(12.20) (105) | 2023.12.25 |
[2023 두근두근 Culture 100]#75 바리톤 고성현 리사이틀(ft. 인천교육청평생학습관) (86) | 2023.12.23 |
[2023 두근두근 Culture 100]#74 박노해 사진展 <올리브 나무 아래>(ft. 라 카페 갤러리) (86) | 2023.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