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두근두근 Culture 100

[2023 두근두근 Culture 100]#75 바리톤 고성현 리사이틀(ft. 인천교육청평생학습관)

문쌤 2023. 12. 23. 06:00

세계적인 성악가의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유료 공연보다 무료 공연 예매 경쟁률이 더 치열하다는 것은 경험해 보면 알 수 있다. 
 

예매 시작 며칠 전부터 휴대폰 알람을 맞춰놓고, 당일 아침엔 컴퓨터를 켜놓은채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매 시작 날짜만 나와있을 뿐 시간이 적혀있지 않아 이른 아침부터 수시로 사이트에 들락거렸다.

신경 쓰여서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담당 부서에 문의해서 예매 시간을 확인했다.

이 정도 정성이면 당연히 예매 가능이지? ㅎㅎ
 
동굴 목소리에 빠져보자, 쓔슝~^^
 

 

 

이름을 기억하는 성악가는 별로 없지만 바리톤 고성현의 명성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자자하다.

나만의 play list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성악가인데, 그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는 건 처음이다.
 

 

 

출처: KBS 레전드 케이팝

 
스칼라 오케스트라의 크리스마스 연주가 끝난 후 바리톤 고성현의 첫 곡은 <Oh! Danny boy>.

동굴 저 깊은 곳으로 이끄는 것 같은 마법 같은 목소리다. 
 
첫 마디를 부르자 더이상의 칭찬이 필요없을 정도로 관객들의 감탄이 새어나왔다.

노력(?) 덕분에 앞 좌석을 예매했는데, 그의 목소리뿐 아니라 얼굴 표정까지 읽힌다.

눈썹, 입꼬리, 얼굴 근육도 연기를 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마이크는 장식품일 뿐, 노래할 때 마이크를 거의 가까이 대지 않았다.

그럼에도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성량에 가슴이 웅장해짐을 느꼈다.
 

이 공연의 신의 한 수는 사회를 맡은 황순유 아나운서의 차분하면서도 센스 있는 진행과 더불어 함께 출연한 메조소프라노 김미경을 꼽을 수 있다.
 
<시간에 기대어>, <함께 밥 먹는 사람> 등 스칼라 오케스트라와 함께 고성현의 목소리에 빠져들었다가 메조소프라노 김미경의 등장은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들었다.
 
<그리운 마음>을 부를 땐 맑고 청아한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면 <그리운 금강산>은 우리가 들어봄직한 교과서와 같은 목소리여서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최근 들어본 여자 성악가 중 단연 최고로 꼽을 수 있다.
 
뭔지 모를 간절함이 전해져 오는 듯하여 나도 모르게 두 손이 저절로 모아졌다.
 

 진행 흐름상 고성현과 김미경 듀엣곡인 대장금 OST <하망연>이 앵콜곡인 줄 알고 영상 촬영을 했다.

공연 본 지 며칠 지나서 잊어버렸는데 이 다음 앵콜곡이 또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토크 콘서트처럼 진행된 <바리톤 고성현 리사이틀>은 어쩌면 40년 경력 정도 되어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의 목소리 덕분에 따뜻한 겨울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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