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세 번째 수요일 오후 2시에 인천문화예술회관이 주관하는 대표 힐링 콘서트인 '커피콘서트'의 2023년 마지막 공연은 피아니스트 윤 한 '크리스마스 인 시네마'이다.
지난달(11.22)엔 커피콘서트 예매했는데도 그날 공연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뒤늦게 장봉도 가는 배 안에서 알게 되었다.
아뿔싸!
배는 이미 출발했고... 그렇다고 뛰어내릴 수도 없고...ㅠㅠ
공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나는 섬으로 Go~ 했던 그날의 안타까움...
하지만 이번엔 정신 바짝 차리고 공연장으로 쓔슝~^^
한 가지 악기로만 연주하는 단독 공연을 즐길 만큼 음악에 풍부한 지식이 없어서 예매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공연 날짜 임박해서 예매를 했다.
윤 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윤 한은 재즈, 팝, 피아노 소품집, 수면 음악 등 장르를 불문하고 200여 곡이 넘는 작품을 발표했을 정도로 열정적인 음악가이다.
작곡과 연주 활동 외에도 현재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성균관 스캔들>, <아이리스>, <커피프린스 1호점> 등 드라마 OST 작곡가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PROGRAM=
The Color of Christmas
사려니 숲 + 바람의 왈츠
Si tu vois ma meme
Merry Christmas
Bang Bang
But Beautiful
All I want fr christmas is you
Misty
시네마천국 OST 모음곡
피아노 윤 한/ 베이스 정상욱/ 드럼 김성화/ 보컬 서준영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그러나 감미롭고 서정적인 멜로디.
키 키고 날렵한 피아니스트 윤 한은 무대에 올라 프로그램에 없는 곡을 연주했다.
연주를 마친 그는 "오늘의 날씨와 분위기를 느낌 나는 대로 즉흥적으로 연주를 했다"며, "똑같은 곡을 다시 연주할 수 없다"고 하자 아름다운 멜로디에 푹 빠져들었던 관객들은 감사함 담은 박수를 공연장 가득 채웠다.
<지극히 사적인> 앨범에 수록된 곡 '사려니 숲'과 '바람의 왈츠'.
두 곡 모두 서정적이어서 마음이 편안했다.
특히 '바람의 왈츠'는 제목을 몰랐을 뿐 들어본 적 있는 익숙한 멜로디다.
제주도 여행 중 "바람 부는 모습이 마치 왈츠를 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작곡을 했다"고 소개했다.
커피 콘서트답게 따뜻한 커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어서 건반 위를 소요하는 가늘고 긴 손가락을 따라갈 필요 없이, 오랜만에 눈을 감고 편안하게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피아노 단독 공연이면 약간 지루할까봐 콘트라베이스(정상욱)와 드럼(김성화)이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런 센스 너무 좋다~^^
요즘 콘트라베이스와 드럼이 등장하는 소공연을 자주 봤는데, 공연하는 무대와 추구하는 음악에 따라 복장이 달라 서로 '다름'을 알고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세 명 연주자 모두 정장을 입은 클래식한 무대, 특히 김성화 드러머는 여러 벌의 옷을 가져와서 "어떤 걸 입을지 고민했다"며 무대 뒤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연주만 잘하면 되지 뭘 입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전체적인 무대를 봤을 때 튀지 않고 조화로우면서도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의 품위를 잃지 않을 복장을 선택할 만큼 섬세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실제로 잘 몰랐던 드럼의 섬세함에 속으로 놀라며 보고 들었던 공연이었다.
커튼콜 인사.
너무 멀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ㅠ
앵콜곡 'Spain'
윤 한 특유의 말랑말랑한 음악이 대부분이었다면 'Spain'은 일단 곡 자체가 7분 정도 되는 제법 길다면 긴 연주곡인 데다, 영화 <로마의 휴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광장을 보며 작곡한 만큼 부드럽다가 어느 순간 하이라이트인 격정적인 드럼 독주에선 눈과 귀를 집중시켰고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드럼 연주 들으며 온몸에 소름이 돋기는 또 처음인 것 같다.
'커피콘서트'답게 모든 관객에게 커피를 제공하는데 점심식사 후 나른해지는 시간에 쌉싸름한 커피 한 잔이 반가울 법 하지만 오늘은 공연 후에 커피를 받았다.
공연 전에는 텀블러에 담아주지만 공연이 끝나면 종이컵에 나눠준다.
그동안 공연 전 커피를 마셔서 잘 몰랐는데 공연 후에 커피 타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야 했다.
요즘 '커피콘서트' 매니아가 많아 좋은 자리 선점하는 게 쉽지 않다.
'공연 볼까 말까 망설일 땐 고민 말고 티켓 오픈 하면 일단 예매부터 하자'고 결심(?)을 한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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