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해'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서 갈까 말까 망설여졌지만, 고민될 땐 '가지 않고 후회하지 말고 일단 가보자'라고 마음먹었더니 결론은 쉬웠다.
이처럼 게으른 나를 이기게 해주는 힘이 내 안에 있었다니 ㅎㅎ
키위, 아니 알베르 키위를 만나러 가보자, 쓔슝~^^
광화문 8번 출구에 있는 '172G 갤러리'
지하철 역에 갤러리가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별다른 안내 현수막 없이 흰 도화지에 크레용으로 적어 기둥에 붙여놓아 '그림 보는 재미'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지금 보니까 알겠다.
1월 6일까지라고 적혀있었구나~
난 1월 7일에 갔는데 ㅎㅎ
어쨌든 알베르 키위 그림 보러 들어가 보자~
이게 무슨 일???
전시회를 마치고 오늘 철수하려고 정리하는 중이란다.
입구엔 문민 작가의 '22년 8월 1일 14일 15분'이라는 조각 작품과 함께 이미 팔린 알베르 키위의 그림이 곱게 포장되어 있다.
갤러리는 다음 작품 전시회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미 포장 작업을 마친 작품은 볼 수 없지만 일부만 보기로 했다.
얼핏 보면 유명 작가의 작품을 복제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유로운 재해석했다고 할 수 있다. 알베르 키위만의 기법과 생각으로 창의력을 발휘했다.
알베르 키위.
이름 때문에 외국인인가 싶었는데 한국인이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ADHD를 겪고 있어 미술에 에너지를 쏟았다고 한다.
작품들 모두 오일 파스텔을 사용했는데 크레용과 파스텔의 중간 정도의 재료이며, 이는 환경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
알베르 키위가 왜 유명한지, 지하철 역에 있는 갤러리에 어떤 관객이 오는지, 관객과의 소통 방법은 무엇인지, 갤러리 운영 방법은 무엇인지 등등.
그림은 철수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관장님과 긴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대화가 아니라 궁금했던 일방적 질문이라고 해야 맞겠다.
SNS로 정보를 얻으면서도 SNS를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내게 요즘 젊은 작가의 소통 방법을 제대로 알게 해 주었다.
알베르 키위를 보러 오는 젊은 관객들이 많고, 작품들이 인기 있는 이유는 바로 작가의 적극적인 소통 방법에 있었던 것.
172G갤러리는 너무 외진 곳에 있어서 자차가 아니면 일부러 찾기 힘든 갤러리이거나 인사동처럼 여러 갤러리가 몰려있는 곳이 아닌, 수많은 직장인들이 오가는 곳에 위치해 있다.
광화문역은 점심시간, 퇴근 시간에 오갈 수 있어서 문화의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172G갤러리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 궁금한 점을 계속 물어봤는데 정말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셨다.
특히, 그림을 전혀 모르는 일반인이 그림을 감상할 때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물어봤는데 역시나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냥 쓰윽 보면 돼요. 보다 보면 마음에 드는 그림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여러 작가의 연합 전시회에 갔을 때 수많은 작품들 중 유독 마음에 쏙 들어오는 작품이 있을 때가 있었는데, 아마 그런 때를 가리키는 말씀인 것 같다.
갤러리 들어설 때마다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데, 이젠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자주 발걸음 할 수 있는 용기가 한 스푼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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