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두근두근 Culture 100]

[2024 두근두근 Culture 100]#5 제6회 청소년뮤지컬단 정기공연 <엄마>(ft.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싸리재홀)

문쌤 2024. 1. 14. 06:00

지난 겨울엔 매일 동시다발적으로 전시와 공연이 쏟아지더니 2024년 새해가 됨과 동시에 전시·공연 소식은 고요하기만 하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공연 소식을 접했다.
제6회 청소년뮤지컬단 정기공연 <엄마>
 
청소년뮤지컬 공연은 처음이라 무척 기대되었다.
얼른 가보자, 쓔슝~^^

 

2018년 창단한 '청소년뮤지컬단'은 같은 꿈을 꾸는 청소년들이 그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올해 6회째 정기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극본/연출 함형식, 안무 김주희, 보컬 김현승, 연기 임지선 강사의 지도 아래 총 26명의 관내 중·고등학생이 출연했다.
 
1월 13일 14시, 18시 총 2회 공연 중 우리는 14시 공연을 예매했다.
 
청소년들이 출연하는 공연답게 가족들이 총출동해서 객석의 열기는 그 어느 공연장보다 뜨거웠다.
 

청소년뮤지컬단 <엄마>는 엄마와 딸의 가슴 따뜻한 가족애를 그린 뮤지컬이다.
 
다문화가정의 유진이는 아빠 없이 외국인 엄마와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과정 속에 친구 다훈이와 주변의 도움으로 엄마의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전문 공연단이 펼치는 무대에 익숙한 탓에 무대 시작하자마자 들리는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에 적잖이 놀랐지만 청소년임을 감안하면 볼만했다.
 
더군다나 첫 무대이기 때문에 더 긴장했겠지?
 
시간이 지날수록 출연 배우들의 목소리에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점차 안정감 있게 역할을 소화하는 학생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무대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얼마나 연습량이 많았는지 학생들의 공연임을 잊을 정도로 러닝타임 1시간 30분 동안의 많은 대사량, 표정 연기 그리고 노래와 춤까지 모두 "대단하다"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아빠에 대한 기억조차 없는 딸 유진은, 한쪽 눈이 먼 채 시장에서 장사하는 외국인 엄마와 사는데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없는 가난한 집안에 성격은 삐뚫어진 채 나름 세상살이도 만만치 않다.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뭔데!!!"
 
와~ 딸내미 발성 보소.

아픈 엄마에게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는 딸 유진의 연기가 폭발했다.
 
하지만 엄마에게도 사연이 있었다.
 
유진이 어릴 때 가스불을 잘못 사용하는 바람에 아빠는 돌아가시고 한쪽 눈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 유진에게 엄마는 기꺼이 자신의 각막을 이식해 준 것.
 
하지만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져 한쪽 눈으로 생활한 엄마가 실명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때서야 엄마의 사랑을 알게 된 딸 유진.
 
새로 창작한 노래인지 기성 노래인지 잘 모르겠지만, 배우들이 잔잔하게 노래를 부르고, 무대 스크린엔 엄마와 찍은 아이들의 사진이 한 장씩 올라왔다.
 
빛바랜 어느 사진엔 93년이라고 적힌 걸로 보아  엄마의 어릴 적 사진일 수도, 또 어떤 사진은 출연 학생들이 엄마와 찍은 어릴적 사진일 수도 있겠다.
 
공연 막바지엔 유진과 친구들 그리고 유진 엄마가 무대에서 아무 대사 없이 서있는 가운데 스크린엔 잔잔하게 시 한 편이 올라왔다.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 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며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연출가는 알았을까?
출연자들은 알았을까?
 
신파적인 마무리지만 극의 흐름상 너무 자연스러워 누군가는 콧날이 시큰했다는 것을...
 
 

 

커튼콜을 마친후, 공연 중 가장 신나는 노래 '간다 간다'(제목은 모르지만 한번 들으면 저절로 입에 붙는 마법 같은 노래)를 앵콜송으로 부르는 센스라니~^^

 
 
 

ps.
공연 관계자님.
 
피땀 흘려 만든 공연 <엄마> 잘봤습니다.
18시 공연은 더 잘했겠지요?
배우들의 멋진 앞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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