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새로운 도전

운동 싫어하는 사람이 어쩌다 한번 걸으며 '걷기 예찬'을 하다니...

문쌤 2022. 8. 31. 21:33

 

이른 아침에 '걷기'를 했다.

'걷기'를 힘주어 말하는 건 '걷기 다운 걷기'를 했다는 뜻이다.

 

 

'비가 와서' 혹은 '몸이 안 좋아서' 등등 핑계를 대고 일주일 이상 안 걷다가 오늘은 더 이상 핑곗거리가 없어서 걷기로 했다. 걷는 장소가 공원이나 둘레길이 아니다. 일반인들이 출근하느라 분주한 큰길 따라 걸었다.

편한 운동화도 신고 제법 쌀쌀해진 아침 시간이어서 바람막이도 입었으니 걷기만 하면 되었다.

 

이른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차량은 길게 늘어서고 지하철역 주변에선 뛰거나 빠른 걸음으로 출근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 사이에서 나는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왜냐고? 나는 백수니까.

 

 

이슬 맺힌 풀잎, 신기할 것도 없지만 사진에 담았다. 이른 아침에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니까.

1시간에 7,950보를 걸었다. 하루 6,000보 걷기를 세팅했는데 7,950보라니... 너무 많이 걸었다. 

 

'걷기'라고 하면 '만 보'를 떠올리는데 꼭 하루 만 보를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뉴스를 본 적 있다. 하루 5,000보 정도만 걸어도 조기 사망할 확률이 40% 낮아지고 그 이상 걸어도 큰 영향은 없다 하니, 하루 5,000보 정도만 걸어도 충분할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이 핑계 저 핑계 대다가 가끔 한 번씩 7,000보 이상 걸으니 건강에는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다.

 

출처: SPACE FIT

나와 같은 시간에 요가를 배우는 60대 회원이 요가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들려주었다.

"젊었을 때부터 신체를 격렬하게 움직이는 운동을 좋아했다. 급격하게 찐 살을 빼기 위해 본인의 신체 리듬과 건강 상태를 무시한 채 주중엔 운동 기구를 활용한 운동하기에 몰두하고 주말엔 등산을 하며 관절과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했다. 그러자 운동 효과가 생기기는커녕 무릎과 관절에 무리가 생겨 더 이상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몇 개월 동안 재활치료만으로 시간을 지내고 보니 근육은 급격히 감소하고 운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요가와 필라테스'였다. 보기엔 쉬워 보였지만 1시간 운동으로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몸상태가 예전보다 좋아진 것을 느낀다"고 했다.

 

요가·필라테스 외에 '걷기'를 실천 중이라고 했다. 버스나 지하철 1~2 정류장 정도는 가볍게 걷는단다.

 

 

 

걷기를 위한 조건

하정우의 책 <걷는 사람, 하정우>를 좋아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하정우뿐 아니라 '걷기 예찬가'들의 일관된 조언을 정리해 보았다.

 

1. BMW(버스 BUS, 지하철 METRO, 걷기 WALK)로 바꿔라.

2. 적어도 10분 일찍 약속 장소로 출발하는 습관을 지녀라. 

3. 업무 시간 중에도 틈틈이 걷는 시간을 둬라. 

4. 5층 이하면 무조건 걸어라.

5. 집안에서도 자주 서서 움직여라

6. 집에 러닝머신이나 고정 자전거가 있다면 적극 활용해라.

7. 운동화를 구입할 때는 디자인보다는 걷기에 좋은 신발을 구입하라.

 

최근 비가 많이 내리던 날, 주차장에서 걷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을 여럿 보았다. 날씨 때문에 외부에서 걷지 못하게 되자 주차장에서 걷는 것이다.

생각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

날씨는 핑계일 뿐이었다.

깊이 반성해본다.

걷기는 중년에게 있어서 무릎, 관절에 전혀 무리가 없는 운동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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