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요가 수업이 있는 날.
오전 10시에 수업이 있기 때문에 아침 시간이 여유 있어 보이지만,
'백수'는 안 바쁜듯 언제나 바쁘다.
하는 일 없이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을 그나마 교통정리해주는 '요가'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바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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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장비빨이라고 했던가?
'요가'라고 하면 몸에 착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문한 지 이제 3주 차에 접어든 초짜에겐 너무도 먼 운동복이다.
물론, 꼭 레깅스 요가복을 입고 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레깅스 요가복을 입었을 것이다.
(아니다. 처음부터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초짜 주제에 레깅스를 입는다는 건 나 스스로 너무 민망해서 용납할 수가 없다.
요가 강사님과 마주 보고 있는 맨 앞줄에 자리 잡은 회원들은 대부분 요가 강사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오랫동안 꾸준히 해 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다들 우리가 흔히 '요가'하면 생각하는 복장 즉, 레깅스로 된 요가복을 입고 운동을 한다.
날씬하고 통통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모두들 몸이 유연하면서도 탄탄하다.
매 동작을 새로 배울 때마다 나도 모르게 '아이고~'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데
일명 고인물 회원들의 유연함엔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된다.
그들이 아름다운 요가복을 입고 운동하는 건 인정이다.
하지만 울퉁불퉁하고 흐물거리는 몸에 아름다운 레깅스 요가복?
Oh!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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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레깅스 요가복에 대한 모독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아예 넘보질 않는다.
오늘은 요가 수업이 있는 날.
나만의 요가복을 입고 갔다.
몸에 착 달라붙는 요가복이 아니다. 딸내미가 엄마 운동 열심히 하라고 사 준
일상복인 듯 운동복 같은 츄리닝 비스꼬롬한 옷이다.
요가할 땐 요가 양말
맨발로 요가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매번 양말을 신고 요가를 했다.
그런데 발동작이 커질수록 발목 양말이 자꾸 벗겨져서 불편했다.
다른 사람들을 보니 요가 양말을 신고 있었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양말 바닥엔 실리콘이 박혀 있고, 발레 슈즈처럼 발등에 바이어스 끈을 엑스(X) 자로 덧 댄 양말이다.
요가 강사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맨 뒷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데 요가 양말로라도 나의 존재감을 조용히 부각하고 싶었다.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요가 양말을 신었다.
옷은 비록 초짜 티를 내고 있지만 양말만큼은 배테랑 회원들과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오~ 느낌 좋은데?'
미끄러지지 않고 바이어스 끈 덕분에 투박하지 않아서 좋았다.
이러다 자신감 상승하면 한 달 후에라도 몸에 꽉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고 요가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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