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인천대공원&수목원]

[2024 인천대공원&수목원] 긴 기다림 끝에 만난 납매, 복수초, 몰리스풍년화(02.13)

문쌤 2024. 2. 15. 06:00

봄꽃이라면 으레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개나리, 벚꽃 정도만 알고 있다가 작년 봄부터 인천대공원에 있는 수목원에서 다양한 꽃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무얼 보며 시간의 흐름을 자각했던 걸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암튼, 작년 3월 초 SNS가 아닌 내 눈으로 직접 본 복수초 개화 시기를 올해도 놓치지 않기 위해 손꼽아 기다렸는데, 드디어 발 빠른 이웃님들이 개화 소식을 전해왔다.
 
그럼 얼른 가봐야지~ 쓔슝~^^
 

 

 

▶인천수목원 이용시간
   11월~2월 10시~17시 
   3월~10월 10시~18시
   *폐장 1시간 전 입장 가능
휴원: 매주 월요일/1월 1일/설, 추석 연휴
무료입장

 
 
 

수목원으로 빨리 입장하기 위해 오랜만에 정문 통과~
 

연휴 바로 다음날이어서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산했다.
 
오전에 인산인해였는데 마침 내가 간 시간은 한가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수초는 오전에 찍어야 예쁜 모습을 담을 수 있다고 어디서 들은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삭막하기 이를 데 없다.
먼저 납매가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인천수목원엔 딱 네 그루의 납매가 사진 찍기 좋을 위치로 데크길이 놓여있어 금방 눈에 들어온다.
 
인천은 봄이 늦게 온다지?
3월이 되어야 꽃이 핀다는데 너무 기대를 한 걸까?
 

납매

땅 속 깊은 곳에서부터 에너지를 힘껏 빨아들여 꽃눈을 터트렸다.
 
혹시 선물처럼 봄꽃을 만날까봐 챙겨갔으나 꺼낼 생각조차 하지 않다가 급하게 배낭 깊숙이 넣어둔 카메라를 꺼냈다.
 
"매일 수목원에 온다"며 연신 납매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사진가는 "하루가 다르게 꽃망울을 터트리는 꽃들을 보는 게 행복"이라고 한다.
 
나도  올해는 부지런히 수목원 들락거리며 봄꽃에 집중하고 싶다.
 

그물망처럼 짜인 좁은 데크길 사이엔 이제 곧 피어날 봄꽃들이 숨어있다.
 
오후인데도 아직까지 사진가들이 있는 걸 보면 복수초가 핀 곳이 확실하다.
 

복수초

'저기 보이는 노란 찻집, 오늘은 그녈 세 번째 만나는 날, 마음은 그곳을 달려가고 있지만 가슴은 떨려오네~'라는 노래 가사처럼 노란 복수초를 만나기 전 가슴은 두근두근~
 
1년 전 만난 이후로 다시 만났으니 얼마나 반갑겠나~

올해 첫 대면하는 내 얼굴은 누가 봐도 미소가 한가득이다.
 

복 복(福) 목숨 수(壽)를 써서 복수초라 하는데 일본식 한자명이 그대로 사용되었고, 순우리말로는 얼음새꽃이라고 한다.
 
눈 속에 피어난 노란 복수초가 예술 사진의 극치를 보여주지만 그런 기회를 만나는 게 흔치 않아 보인다.
 
살짝 오므린 꽃봉오리만으로도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고 소소한 도파민 뿜뿜이다.
 

 

 

현재 피어있는 복수초는 서너 송이에 불과하지만 차가운 흙을 뚫고 하루가 다르게 피어날 것이다.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복수초를 직접 봤으니 올해는 건강하고 좋은 일만 생기길 기대한다.
 

몰리스 풍년화

노란 실타래를 풀어놓은 것 같은 몰리스풍년화도 카메라 세례를 받느라 바쁘다.

같은 장소에 몇 그루 몰려있지만 유독 한 그루만 꽃이 피었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다가 기지개 켜느라 힘들었겠다.

이맘때가 아니면 눈길이 잘 안 가는 꽃이지만 일찍 피어난 수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ps.

카메라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그동안 본 적 없는 특이한 렌즈로 복수초를 찍는 사진가.

회화사진을 찍는 '형석렌즈'라고 한다.
 
회화사진을 검색해 봤다.
 
'음~~ 그렇군'
 
카메라 들고 다니는 것조차 쑥스러운 왕초보의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며 그는 내게 한마디 했다.
 
"왜 자꾸 증명사진을 찍는거요?"
.
.
.
 
멀리 있는 복수초를 열심히 찍고 있는데 훅 들어온 단어.

'증 · 명 ·· 진'
 
찬물 한 바가지 뒤집어쓴 것 같다.

그동안 이웃님들로부터 아주 가끔 사진 잘 찍었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꼬박꼬박 저축했는데, 마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처럼 '증명사진' 한마디에 와르르 무너지는 건가?
 
no no~
 
사진 찍는 내 꼬락서니가 답답해서 참다가 한마디 하셨겠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그냥 취향 차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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