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동네 봄꽃을 모두 아우르는 카테고리가 아니라 오직 인천대공원과 수목원을 위한 카테고리를 따로 만든 건 아주 잘한 일이다.
적어도 올해는 카테고리 핑계 대며 수시로 인천대공원과 수목원을 다닐 수 있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2월의 마지막이 될 수목원 나들이를 해보자, 쓔슝~^^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niniz/large/001.gif)
오전에 요가 끝나고 수목원에 가려면 꽤나 바쁘다.
하지만 그동안 수목원 아이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보려면 이 정도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다.
▶인천수목원 이용시간
11월~2월 10시~17시
3월~10월 10시~18시
*폐장 1시간 전 입장 가능
▶ 휴원: 매주 월요일/1월 1일/설, 추석 연휴
▶ 무료입장
미세먼지는 없지만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다.
그때 그 아이가 잘 있는지 두어 시간 확인만 하고 얼른 가야겠다.
가장 예쁜 납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가들의 진중함에 가까이 다가가기 머뭇거려진다. 사진 밖으로도 여러 명이 납매를 향해 카메라를 켜고 있다.
마냥 기다리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나의 초상권을 내어주고 나도 몇 장 찍으며 납매에게 다가가기 성공~^^
납매
며칠 전 내린 눈 때문에 혹시 얼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여린 납매는 생김새와 달리 밝은 꽃망울을 터트렸다.
사랑받을만하다.
흐릿한 햇살 몇 모금 마시고 향기가 날까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갔다.
흔하지 않은 향기.
사진을 다 찍고 자리를 뜨려던 사진가는 "향기가 안 난다"고 말했다.
아니다.
생각보다 꽤 진한 향기가 났다.
하루이틀 봄햇살 머금으면 납매 주변은 온통 진한 꽃향기로 가득 찰 것 같다.
이스라지
복수초 보러 올라가는 길에 이스라지 군단을 만났다.
며칠 전 창경궁 대온실에서 본 이스라지는 활짝 피었는데 수목원의 이스라지는 이제 꽃망울이 맺혔다.
곧 화려한 이스라지를 만나게 되겠지?
올괴불나무
올해 눈여겨보고 있는 올괴불나무.
나 없는 사이에 피었다 사라질까 봐 계속 문안인사를 드리고 있는 중이다.
복수초
2월의 수목원은 단연 복수초가 제일 인기 많다.
며칠새 빛나는 봄의 전령사 복수초가 눈에 띄게 많이 피었다.
꽃들에게 인사할 때
꽃들아 안녕!
전체 꽃들에게
한꺼번에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
꽃송이 하나 하나에게
눈을 맞추며
꽃들아 안녕! 안녕!
그렇게 인사함이
백번 옳다.
나태주 시인의 시<꽃들아 안녕>처럼 복수초 한 송이 한 송이에게 눈을 맞추며 인사해본다.
한 송이 한 송이 복수초에게 눈을 마주칠 때마다 마음 속 주름도 하나씩 펴지는 걸 느낀다.
황금잔을 든 것 같다.
눈이 부시다.
어떤 보정도 하지 않았는데 황금빛 불을 밝힌 것처럼 보이는건 나 뿐인가.
가만 보니 아주 노란빛이 아니다.
가느다란 세필붓으로 한 올 한 올 정성 들여 자줏빛 터치를 한 모양이다.
샛노랗기만 했다면 덜 예뻤을지도 모를 복수초가 완벽하게 채워졌다.
복수초 군락지에서 떠날 줄 모르는 사람들.
찍고 찍고 또 찍기에 여념이 없다.
덜꿩나무
멀리서 보고 홍매화가 피었나 하고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더니 빨간 덜꿩나무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눈이 안 좋아서 깜빡 속았지 뭐야~~^^
풍년화
풍년화 집성촌인양 여러 종류가 한꺼번에 뒤섞여 있다.
자세히 보면 색깔부터 다르고 꽃 길이도 차이가 나서 구분하기 쉽다.
토투어스 드래곤(운용매화)
꺄악~~!!!
드디어 우리 동네에도 매화가 피었다.
무려 운용매화라니~~^^
아직은 두어 송이 피어서 감질나게 하지만 더 애틋해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카메라에 담았다.
그때 지나가던 사진가가 한 마디 했다.
"앞으로 많이 필텐데~"
많이 핀 매화도 예쁘지만 추위를 뚫고 나온 이 아이에게 칭찬을 해줘야 할 것 같아 무한 찰칵찰칵~^^
길마가지나무
노란 토슈즈 신고 발레하는 꼬마 아가씨가 빨간 토슈즈 신은 올괴불나무보다 먼저 봄무대에 등장했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길마가지나무 꽃을 본 건 처음이라 신기해서 마구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조금 전 운용매화 앞에서 만난 사진가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길마가지는 한꺼번에 피었을 때 예쁘지 지금은 사진 찍을 가치가 없는데~"
이러는 거다.
아~놔!!!
저 사람은 퐁퐁 샘솟는 타인의 도파민에 대한 배려가 없다;;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2/large/061.png)
영춘화
손님 맞이할 노란 카펫을 준비하느라 여념없는 영춘화.
바닥에 낮게 드리운 영춘화는 봄 인증 사진 찍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영춘화가 활짝 피는 날엔 한껏 꾸미고 가야 할 것 같다~^^
그날은 사진가를 섭외해야할듯~ㅎㅎ
지난해, 반년을 기다려 반년동안 성장을 기록했던 꽃개오동나무 길을 따라서
유유자적 걸어다니면 두어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개나리
같은 노란색이지만 영춘화와 생김새부터 다른 개나리.
새초롬히 내민 입이 '쫑쫑쫑~'거리는 것 같다.
히어리
장미원 입구에 있는 히어리도 찰칵~^^
항상 솔문으로 입장해서 유유자적하다 보면 문 닫는 시간에 쫓겨 히어리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는데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다.
빨리 피면 좋겠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수목원 직원은,
"빨리 피면 빨리 시드니까 천천히 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 그렇지~~^^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niniz/large/021.gif)
히어리가 피기 시작하면 그 어떤 색깔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오묘하다.
이 세상에 핑크색 립스틱은 많지만 하늘 아래 똑같은 핑크색이 없듯 노란색으로 치자면 히어리만큼 여리여리한 노란색도 없다.
빨리 보고 싶지만 느리게 피길 바라는 마음에 한 표~^^
▶뽀나쓰
이게 말이 돼??
수목원을 빠져나오자마자 낯선 이를 만났다.
공원에 게가 있는 것도 신기한데 마른 가지로 살짝 건드려도 움직임이 너무 느리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네???
수목원 직원이 보더니,
"수목원이나 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다"며 일상인듯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인간과의 친화력 내공 덕분인지 마실이 너무 익숙하다^^
바로 옆 호수에 살고 있는데 이따금씩 심심하면 올라와서 놀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고...^^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2/large/056.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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