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인천대공원&수목원]

[2024 인천대공원&수목원] 비 오는 날 인천수목원 납매, 복수초, 토투어스 드래곤(운용매화), 갯버들(02.18)

문쌤 2024. 2. 20. 06:00

남쪽 지방에선 벌써 활짝 핀 매화 소식이 들려오는데 우리 동네는 땅 속 에너지를 끌어모으는 일에 집중하는 중이다.
 
지난주에 만난 납매와 복수초는 간밤에 잘 잤을까?
 
일찍이 J. H. 파브르(1823~1915)는 <파브르 식물기>에 '식물은 제 몸속을 흐르는 수액에 적합한 재료들을 섞어서 꽃의 색과 향기를 만들어낸다'고 적었다.
 
따뜻한 봄 햇살 한 줌을 제 몸 속에 흐르는 수액에 잘 배합했는지, 얼마나 많은 꽃을 피우며 봄날의 향기를 머금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일요일 오후, 파주에서 인천수목원까지 날아가기, 쓔슝~^^
 

 

 

비 예보는 있었지만 설마 했다.

아니나 다를까, 수목원에 도착하자마자 가는 빗줄기가 떨어지더니 급기야 여름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천천히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부랴부랴 납매 주소지로 찾아가 보자.
 

납매

비 오는 날 납매 증명사진 찍기~
 
휴대폰보다 더 못 찍은 납매, 그러나 변명해 보자면 납매는 쉽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향기를 맡아보려 했지만 빗물에 씻겨갔는지 도무지 납매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올괴불나무

봄날, 수줍게 피었다 금방 지고 말 올괴불나무 꽃눈의 안녕을 확인했다.

여차하면 존재조차 모르고 지나칠 꽃이다. 
 
활짝 피었을 때 빨간 토슈즈를 신은 꼬마 발레 아가씨 같은 올괴불나무를 올해는 가장 예쁜 순간에 꼭 담고 싶다.
 

복수초

일부 사진작가들은 복수초의 청초한 모습을 담기 위해 일부러 분무기로 물을 뿌려서 사진을 찍는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오늘은 천연(?) 빗물 때문에 꽃봉오리 모두 오므린 상태다.
 
우수(雨水)를 맞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니 이제 정말 겨울이 물러날 채비를 마치고 봄이 문 앞까지 찾아왔나 보다.
 
이 비 그치고 나면 복수초뿐 아니라 땅 속에서 기지개 켜던 봄꽃들이 꼬물꼬물 피어나겠지?
 

몰리스 풍년화

고명으로 올릴 달걀지단 곱게 썰어놓은 것 같은 몰리스 풍년화~
 
점점 비가 거세게 내려서 대충 찍고 집에 와서 확인했더니 초점이 나간 모습이라니~ㅎㅎ
 
몰리스(molis)는 라틴어로 '부드러운'이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 자세히 살펴보면 가늘고 기다란 노란 꽃잎이 부드러워 바람에 쉽게 흔들리며 빗물도 이기지 못하지만 근성은 잃지 않는 듯하다.
 
중국이 원산지인 몰리스 풍년화는 꽃이 많이 피면 그해는 풍년이 든다고 하는데 이렇게 일찍 피는 걸 보니 올해는 풍년이 들 것 같다.
 
인천수목원 내 풍년화가 여러 종류인데 일부 핀 주황색 풍년화는 다음 기회에 만나려고 아껴뒀다^^
 

토투어스 드래곤

 

제 스스로 구불구불한 몸매를 타고난 토투어스 드래곤, 일명 용운매화는 팥알 크기만큼 눈을 틔웠다.
 
꽃봉오리가 얼마나 많은지 다 피면 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대

사시사철 특히 영하의 날씨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대나무 이대.
 
검색해 보니 이대의 영문 이름이 놀랍게도 '화살'이라는 뜻을 가진 'arrow bamboo'라고 표기하며, 과거 일본 사무라이가 뻣뻣한 이대를 화살로 사용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현재는 경계를 구분하는 울타리 용도로 많이 사용하는 이대.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솔문 입구 쪽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인증샷을 찍고 싶었는데 드디어 1년 만에 소원을 이뤘다~^^
(인증샷은 남겼으나 빗물에 노출된 카메라는 어쩔~ 그대로 가방에 쑤셔 넣음 ㅋㅋ)
 

우리 외엔 인적 없는 정문을 지나~
 

비 오는 날 걷는 걸 좋아하는데 메타세콰이어 길을 독점하며 장수천을 향해 걸었다.
 
꽃은 꽃대로 예쁘고 수령이 오래된 나무는 웅장한 멋이 있어서 매력적이다.
 

지난봄, 화려한 봄꽃으로 수놓은 장수천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어떤 곳보다 화려한 봄꽃으로 밥상을 차려놓은 곳이어서 안 보고 지나가면 후회할 정도다.
 

갯버들

양지바른 물가에서만 자라는 갯버들.
 
폰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똥손으로 찍은 갯버들이지만 영락없이 새부리를 닮은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울타리 너머 물가에 있는 밍크버들.
지난주에 찍은 사진인데 마땅히 둘 곳이 없어서 소환했다. 
 
밥풀 크기만 한 밍크버들은 마치 하얀 꽃처럼 흐드러지게 피었건만 눈으로 본 아름다운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다.
 

얼마 전 다녀온 외국 호수를 그린 전시회가 생각났다.
아는 만큼만 생각나는~~^^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서 봄의 전령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이 비 그치고 나면 겨울은 물러나고 봄은 성큼 다가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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