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공연 관람 후기] 제5회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2022 국립오페라단 <라 보엠> 갈라 콘서트

문쌤 2022. 9. 3. 22:32

 

인천 서구의 '찾아가는 클래식 무대'인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 문화 행사가 올해로 5회 째를 맞이했다. 인천 서구 문화 공간 및 야외에서 지난 8월 27일부터 다양한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9월 3일 오후 5시.

인천 서구문화회관에서 하는 '국립오페라단 <라 보엠> 갈라 콘서트'를 미리 예매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예술에 대해 전혀 무식한 내가 생각해도 '국립오페라단이면 예술의 전당 정도에서 공연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작은 규모의 공연장에서도 공연을 한다니,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앞뒤 재보지 않고 예매했었다. 

 

 

 

대공연장에 일찍 도착해 자리에 앉아 무대를 살펴보니, 웬걸... 상상하는 오페라 무대가 아니었다. 50여 명의 클림 오케스트라 단원들만 음을 조율하고 있었고 무대 설치는 안 되어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프로그램을 다시 살펴보니 '갈라 콘서트'였다. 

남들보다 한발 늦게 공연 소식 접하고는 자세히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예매한 것이었다.

아, 이런 덜렁이...

 

 

이미 공연장에 도착했는데 어쩌랴.

재미있게 보면 된다.

참고로 '갈라 콘서트'오페라나 뮤지컬 등에서 중요한 아리아와 중창 따위를 간추려서 만든 공연으로써 주로 정식 무대나 복장은 생략하고 음악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유쾌한 축제 또는 화려하고 특별한 행사의 의미가 포함되기도 한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최소 30여 명 이상의 출연진을 기대했다가 극의 흐름상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인물 몇 명만 출연하니 재미가 크게 반감되기는 했다.

티켓 값이 2만 원인데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거다. ㅎㅎㅎ

 

 

 

 

푸치니의 작품 <라 보엠>의 이야기를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크리스마스이브에 가난한 시인 로돌포는 역시 가난한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다 아름다운 아가씨 미미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미미가 병에 걸려 이별을 하게 된다.

 

로돌포가 미미를 찾아 행복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행복해지지만 미미는 결국 로돌포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평(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임)

개그 콘서트가 생각났다. 정확히 말하면 개그 콘서트 무대 말이다. 테이블과 의자 몇 개만 놓여진 무대...

비록 무대는 초라했으나(?) 국내 내로라하는 유명한 성악가들이 하는 오페라.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클림 오케스트라는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정말 훌륭했다. 

 

정통 오페라에서 90% 부족한 무대 장치와 수많은 출연진들이 빠진 공연은 오로지 관객들에게 달렸다. 관객들은 없는 상상력마저 최대한 발휘해야 했기 때문이다.

 

모두 이탈리아어(맞지?)로 공연을 했고 무대 오른쪽과 왼쪽엔 친절하게 스크린을 설치했는데 익숙지 않아서 공연 내내 눈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다들 경력이 화려한 성악가들로만 구성되어 있고 오페라를 자주 접한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있겠지만 두어 번 정도 본 입장에서 '훌륭했다'라는 말 외에 더 이상의 칭찬이 없을 정도로 아주 훌륭했다.

 

 

 

◈아쉬운 점(서구문화회관)

티켓을 확인하고 공연장으로 입장할 때 공연 안내 직원이 "인터미션 때만 이동할 수 있으니까 티켓을 꼭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입장하는 사람 모두에게 입이 닳도록 안내했다. 

 

5시 공연이라고 했는데 5시 넘어서 공연이 시작됐다. 음...그럴 수도 있다.

1막이 한창 진행 중이던 중, 늦게 도착한 관객들이 한꺼번에 들어와 어둠 속에서 휴대폰 불빛을 켜고 자리를 찾는 바람에 무대에 집중해야 할 관객들의 시선은 모두 지각한 관객들에게 쏠렸다.

 

몇 분만 지나면 1막이 끝나고 무대 소품 정리하는 시간에 입장해도 될 텐데 굳이 1막 공연 도중에 지각한 관객들을 입장시킨 서구문화회관 측의 대처에 이해가 안 됐다.

 

그리고 공연장 맨 뒤에서 공연 안내 직원들 두세 명이 다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대화하는 것은 정말 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관객이 서로 대화하는 줄 알았는데 누구보다 공연 에티켓에 대해 잘 알고 있을 직원들이 공연 몰입도를 떨어뜨린 것이다.

 

또한 서구문화회관에 갈 때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화장실 부족이다. 1층 여자 화장실은 총 4칸. 공연이 끝나고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관객들은 화장실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공연 있을 때만 그렇고 평소엔 4칸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좋은 공연을 유치하고 서구 주민들을 위한다면 불편한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공연 끝나고 로비로 나오면 항상 설문 조사를 하는데, 설문 조사에 그치지 말고 바쁜 발걸음 멈추고 고심해서 적는 관객들의 정성을 봐서라도 요구하는 사항들은 꼭 반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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