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안에서 60대 남자가 갑자기 쓰러졌는데 함께 타고 있던 여성의 도움으로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았다는 기사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간호사인 여성은 약 1분 동안의 심폐소생술로 의식을 되찾은 것.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쓰러진 사람을 심폐소생술로 구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위험한 순간, 사람을 살리는 기적 심폐소생술.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겼다.
인천대공원 남문에서부터 신록의 길을 걷고 있는데 인천남동소방서 심폐소생술 의용소방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간단히 심폐소생술을 교육하고 있었다.
"잠깐 심폐소생술을 배워보라"고 권하지만 대부분 그냥 지나갔다.
나도 배워볼까말까... 10초 동안 고민한 후 교육을 받기로 했다.
만약 어설프게 배웠다가 위급한 상황에 소심하게 대처할 경우 차라리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나올까 봐 고민을 했는데 기본적인 것은 알고 있는 게 누구를 위해서도 좋겠다는 생각에 다다른 것.
그동안 TV나 영화에서 심폐소생술 하는 장면을 봤으나 대충 짐작으로 알게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히 배워보고 싶었다.
사람 닮은 더미인형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있으니 괜히 긴장되었다.
갑자기 환자가 발생할 경우 맨먼저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119에 전화해 달라"고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확히 한 명을 지목해야 한다는 것.
손가락으로 한 명을 가리키며
"까만옷 입으신 분, 119에 신고해 주세요"라고 말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
생각해 보면 나도 이런 일이 있었다.
운서역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려는 순간 직진하는 SUV차량과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택시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눈앞에서 목격한 교통사고에 적잖이 놀랐는지 큰 사거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가만히 서있었고 나 역시 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잠깐 그 자리에 서있었다.
운전석에서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필시 크게 다친 것 같아 달려가서 운전석 문을 열고 생사 확인을 했다.
다행히 차량 안에 있던 두 사람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나는 사람들을 향해 다급하게 "119에 전화해 주세요" 했는데 서로 쭈뼛쭈뼛할 뿐 전화를 거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한 사람과 눈이 마주쳐서 다시 부탁했더니 그제서야 119로 전화를 걸었다.
119 신고하려면 정확히 한 명을 지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119에 신고할 사람을 지목한 후 두 번째 할 일은 환자 상태를 보는 것이라고 알려주셨다.
환자의 코에 손가락을 대보며 맥박과 호흡을 확인하는 일인데 위급한 상황에서 가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릎 꿇고 앉아 가슴뼈 아래 부분에 깍지 낀 손에서 가장 넓은 부위를 대고 팔이 꺾이지 않도록 밖으로 살짝 비튼 상태에서 앞으로 기울며 팔이 굽히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이제 실습을 해 볼 차례다.
분당 120회 정도로 눌러주는데 땀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 긴장 탓인지 실제 상황이 아닌, 그저 잠깐 교육받는 것인데도 말이다.
실제 성인 남성도 심폐소생술을 하면 땀범벅이 된다고 하니 배운 대로 잘하고 있는 게 맞다.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세게 눌러야 하고 한번 누른 후 다시 가슴이 올라올 수 있도록 손을 올려줘야 한다고 알려주셨는데, 아무래도 내가 급하게 하는 바람에 가슴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눌렀던 것 같다.
건물이나 지하철 등에서는 자동제세동기가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환경에서는 심폐소생술이 사람을 살리는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다음엔 제대로 교육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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