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000보
딱 100일만 걸어보자'
걷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저질체력인 내 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싶은 미안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시작이 어려울 뿐 막상 소박한 목적과 목표를 정하고 나니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
그 후론 내친김에 '1일 만보 100일' 걷기, 인천둘레길 16코스 완주 등 과거 저질체력의 나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을 마치 단계 별로 게임 레벨 업하듯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누군가에겐 별 것 아닌 일이지만 때론 그 '별 것 아닌' 일이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그 별 것 아닌 걷는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트레일러닝에 입문해보겠다고???
어쨌든 쓔슝~^^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niniz/large/001.gif)
둘레길 걸을 때 원적산에서 우연히 달리는 사람을 만나 잠깐 이야기 나눈 게 전부였는데, 그날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은 꾸준히 트레일러닝 영상을 내 앞에 데려다 놓곤 했다.
트레일러닝을 꼭 해보라고 부추기는 것 같았다.
![](https://blog.kakaocdn.net/dn/PCFB9/btsHURNY1l9/ARmx48f2V38t5ezxMWWR50/img.png)
![](https://blog.kakaocdn.net/dn/cHRpPW/btsHUNdNu4i/2cNFoXzUP0Y2St8kDrZYf1/img.png)
원적산은 둘레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어디에서부터 걸어도 좋지만 편안한 주차와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좋아서 석남약수터(석곶체육공원)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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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kakaocdn.net/dn/WjJOC/btsHUor1KhQ/0kxUY3a3Rrmy2UqQDzmTD0/img.png)
내가 아는 원적산 올라가는 길은 이런 길이 아닌데... 먼저 올라가는 사람에게 홀리듯 자연스럽게 따라 올라갔다.
역시나...
익숙한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올라온 계단 옆 나무에 막대기를 세워 트레일러닝 시작점 표시를 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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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트레일러닝 복장은 아니지만 '트린이'인 만큼 호평 좋은 트레일러닝화를 장만했으니 이제 전투화 정비하고 개시할 일만 남았다.
초보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달릴 수는 없는 일.
천천히 걷다가 빨리 걷기, 잠깐 뛰기를 반복해 볼 참이다.
1년 전 원적산 걸을 때 헤매며 3시간 걸었는데, 그때보다는 조금 빨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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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kakaocdn.net/dn/dWKIAu/btsHVVaR5Qi/d8qCLPoZCfHgxnVVDD7Wx0/img.png)
야심차게 시작한 트레일러닝.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뜻밖의 문제에 맞닥뜨렸다.
원적산 둘레길은 걷기 좋은 길이어서 걷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10~20m 간격으로 계속 둘레길 걷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양팔 벌린 너비만큼의 둘레길을 두 사람이 옆으로 나란히 걷거나 서너 명이 한 줄로 걷고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조심스러웠다.
특히 고운 흙길이어서 맨발로 걷는 사람도 많았다.
인천둘레길 완주 후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느라 걷기에 소홀했더니 다리가 무거웠다.
천천히 걷다가 최소한 100m 정도는 사람 없는 거 확인한 후 달리기 시~작!!!
그러다 앞에서 사람이 걸어오면 달리기 멈췄다.
부끄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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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달리다가 사람이 걸어오면 걷는 척 하기~^^
그런데... 트레일러닝, 해볼 만하다.
이렇게 자신감 차오르면 서울트레일러닝대회나 3일 동안 달리는 제주국제트레일러닝대회에 나가겠다고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ㅎㅎ
엄연히 따지면 달리기보다는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여전히 앞에 사람이 보이면 별일 아닌 척 천천히 걷기~^^
![](https://blog.kakaocdn.net/dn/d3I8TV/btsHVr2spUD/nDw4a2qEiVBAuv0VOOhoGK/img.png)
![](https://blog.kakaocdn.net/dn/LDPSr/btsHUOX46qz/UWmLGISLmBihaGkQsek4mK/img.png)
목말라서 물 마시기 위해 잠시 배낭을 내려놨다.
취미는 장비빨이라더니, 가슴 쪽에 물병을 꽂을 수 있는 큰 주머니가 달린 트레일러닝 배낭이 필요한 이유를 알겠다.
가장 작은 배낭을 멨는데도 평소 산에 갈 때면 필수적으로 갖고 다니는 물건들이 많은데 미니멀할 필요가 있겠다.
휴식도 잠시...
독기 품은 산모기 때문에 오래 앉아있는 건 무리다.
걷고 있는데도 산모기가 쫓아와서 기어코 물고 간다.
여름산은 모기와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ttps://blog.kakaocdn.net/dn/bhSfVG/btsHVYZKS0U/nBmzI5juqPNKXwe0Fn3CKk/img.png)
나무막대기 세워둔 지점에 도착했다.
원적산 둘레길은 총 4.93km(리라이브 4.7km)
리라이브 기록을 보니 휴식시간 포함 1시간 10분 걸렸다.
이 정도면 달렸다고 말하기 부끄럽지만 1년 전 3시간 걸린 것에 비하면 축지법을 썼다 해도 믿겠는걸? ^^
원적산 둘레길.
이보다 더 완벽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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