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걷는 즐거움]

[2024 걷는 즐거움]트레일러닝 입문! 왕초보가 달린다(ft. 원적산)

문쌤 2024. 6. 12. 06:00

'하루 7000보
딱 100일만 걸어보자'
 
걷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저질체력인 내 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싶은 미안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시작이 어려울 뿐 막상 소박한 목적과 목표를 정하고 나니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
 
그 후론 내친김에 '1일 만보 100일' 걷기, 인천둘레길 16코스 완주 등 과거 저질체력의 나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을 마치 단계 별로 게임 레벨 업하듯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누군가에겐 별 것 아닌 일이지만 때론 그 '별 것 아닌' 일이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그 별 것 아닌 걷는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트레일러닝에 입문해보겠다고??? 
어쨌든 쓔슝~^^
 

 
둘레길 걸을 때 원적산에서 우연히 달리는 사람을 만나 잠깐 이야기 나눈 게 전부였는데, 그날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은 꾸준히 트레일러닝 영상을 내 앞에 데려다 놓곤 했다.
 
트레일러닝을 꼭 해보라고 부추기는 것 같았다.
 

 원적산은 둘레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어디에서부터 걸어도 좋지만 편안한 주차와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좋아서 석남약수터(석곶체육공원)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아는 원적산 올라가는 길은 이런 길이 아닌데... 먼저 올라가는 사람에게 홀리듯 자연스럽게 따라 올라갔다. 
 
역시나...
익숙한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올라온 계단 옆 나무에 막대기를 세워 트레일러닝 시작점 표시를 해뒀다.
 

일반적인 트레일러닝 복장은 아니지만 '트린이'인 만큼 호평 좋은 트레일러닝화를 장만했으니 이제 전투화 정비하고 개시할 일만 남았다.
 
초보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달릴 수는 없는 일.
천천히 걷다가 빨리 걷기, 잠깐 뛰기를 반복해 볼 참이다. 
 
1년 전 원적산 걸을 때  헤매며 3시간 걸었는데, 그때보다는 조금 빨라지지 않을까?
 

 

야심차게 시작한 트레일러닝.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뜻밖의 문제에 맞닥뜨렸다.
 
원적산 둘레길은 걷기 좋은 길이어서 걷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10~20m 간격으로 계속 둘레길 걷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양팔 벌린 너비만큼의 둘레길을 두 사람이 옆으로 나란히 걷거나 서너 명이 한 줄로 걷고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조심스러웠다.
특히 고운 흙길이어서 맨발로 걷는 사람도 많았다.
 

인천둘레길 완주 후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느라 걷기에 소홀했더니 다리가 무거웠다. 
 
천천히 걷다가 최소한 100m 정도는 사람 없는 거 확인한 후 달리기 시~작!!!
 
그러다 앞에서 사람이 걸어오면 달리기 멈췄다. 
 

부끄럽잖아~^^

 
 

또 달리다가 사람이 걸어오면 걷는 척 하기~^^
 
그런데... 트레일러닝, 해볼 만하다.
 

 

이렇게 자신감 차오르면 서울트레일러닝대회나 3일 동안 달리는 제주국제트레일러닝대회에 나가겠다고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ㅎㅎ
 
엄연히 따지면 달리기보다는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여전히 앞에 사람이 보이면 별일 아닌 척 천천히 걷기~^^

 

목말라서 물 마시기 위해 잠시 배낭을 내려놨다.
 
취미는 장비빨이라더니, 가슴 쪽에 물병을 꽂을 수 있는 큰 주머니가 달린 트레일러닝 배낭이 필요한 이유를 알겠다.
 
가장 작은 배낭을 멨는데도 평소 산에 갈 때면 필수적으로 갖고 다니는 물건들이 많은데 미니멀할 필요가 있겠다.
 
휴식도 잠시...
독기 품은 산모기 때문에 오래 앉아있는 건 무리다.
 
걷고 있는데도 산모기가 쫓아와서 기어코 물고 간다. 
여름산은 모기와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무막대기 세워둔 지점에 도착했다.
 
원적산 둘레길은 총 4.93km(리라이브 4.7km)
리라이브 기록을 보니 휴식시간 포함 1시간 10분 걸렸다.
 
이 정도면 달렸다고 말하기 부끄럽지만 1년 전 3시간 걸린 것에 비하면 축지법을 썼다 해도 믿겠는걸? ^^
 

수고했다, 리라이브

 
원적산 둘레길.
이보다 더 완벽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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