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걷는 즐거움]

[2024 걷는 즐거움]걷기도 달리기도 아니지만···트레일러닝 입문 2회 차!!!(ft. 계양산)

문쌤 2024. 6. 21. 06:00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에 깊은 녹음(綠陰) 속으로 들어가 달리기를 해보겠다니, 아무래도 지난주 원적산에서의 트레일러닝 입문이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다.
 
그렇다면 걷는, 아니 달리는 즐거움 속으로 빠져들어볼까? 쓔슝~^^

 

오늘은 계양산장미원에서 출발하려고 한다.
 
주차장이 넓지 않지만 무료주차인 데다 이곳 이름이 무려 '계양산 장미원'이다.

계양산 둘레길 한 바퀴 걷기를 마친 후 제철 장미꽃도 구경하고 시원한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오늘도 리라이브와 함께 출발해 볼까?

 

계양산 둘레길 한 바퀴 걷고 난 후 장미꽃 구경할 거라고 했는데 리라이브 켜자마자 장미원에서 놀기 있기 없기? ^^

 
코사이, 알골드, 유투로피아나, 그라나다...
이름은 어렵지만 모두 장미꽃 이름표를 달고 있는 계양산장미원 대표 선수들이다.
 

어랏?
이게 아닌데...
 
어쩌다 보니 장미원 꼭대기 정자 옆에 있는 계양 三代(20리) 길에서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계양산 둘레길은 숲길이지만 최근 조성된 이 길만은 땡볕 아래 걸어야 한다.
 
하지만 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자야 할 정도로 손발이 차갑기 때문에 뼛속까지 지글지글 타오르는 태양 아래 걷는 걸 아주 좋아한다~^^
 
나는 이걸 땡볕 마사지... 라 부른다.
 

계양산성박물관을 지나 임학정까지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더군다나 임학정까지 야자매트가 깔려있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빨리 걷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어디에서부터 달리기를 시도해 볼 수 있는걸까?
 
그동안 계양산 둘레길을 걸을 땐 몰랐던 혹은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이 트레일러닝이란 걸 시작하려고 보니 이제야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계양산엔 돌이 많다는 것.
 
전문가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디서 배운 적도 없이 이제 막 트레일러닝에 입문한 왕초보에게 돌이나 나무뿌리가 드러난 계양산은 달리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할 수 있을지 조금 조심스러웠다.
 
계양산 관련 신문 기사를 살펴보면,  70% 이상이 사유지여서 관리기관에서 등산로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계양산 등산로는 사람들이 많이 밟고 지나가면서 생겨난 길이 많고, 관리에서 벗어난 사유지는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나무뿌리나 암석이 드러난 구간이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척이 없거나 제법 고른 땅에선 한 번씩 달리기를 시도해 봤다.
 
하지만 이미 계양산 둘레길 절반을 걸은 지점이라 그만큼 에너지가 고갈된 탓에 발이 무겁다.
 

계양산 둘레길 스탬프함이 있는 목상동 솔밭에 도착~
 
손바닥에 찍기, 티백 봉지에 찍기, 수첩에 찍기, 인천둘레길 스탬프북에 찍기, 트랭글 스탬프 찍기...
 
그동안 스탬프에 욕심 냈었지만 이미 스탬프로 할 수 있는 짓(?)을 다 해봤기 때문에 욕심을 버렸다.

대신 달릴 때마다 배낭 안에서 출렁거리는 간식을 먹어 치우기로 했다.
 

솔향, 새소리, 간식 그리고 음악으로 에너지를 보충한 후 피고개를 향해 걸었다.
 
지난겨울, 피고개에서 목상동 솔밭으로 내려올 때 산신령을 만난 적 있다.

눈이 쌓이고 군데군데 빙판길이어서 바닥을 기다시피 내려가는데 축지법을 쓰는 산신령이 나타나 무사히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스탬프함이 있는 목상동 솔밭에서 피고개 구간을 걸을 때면 항상 그때의 일이 생각난다.

언젠가 계양산 길에 익숙해지면 누군가에게 길 안내를 해 줄 수 있겠지...하는 생각과 함께~^^
 
그 후로 몇 차례 더 계양산 둘레길을 걸었고 지금은 길 잃은 사람을 위해 길 안내 정도는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산신령까지는 아니고 함께 걸어줄 수 있을 정도의 산신령 조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피고개를 지나면 계양산 장미원까지 다 온 거나 다름없다.
 
트레일러닝이라고 하기 무색할 정도로 달리는 구간이 적었지만 여름에 걷는 맛이 또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2024.04.29

 

수고했다, 리라이브

 

 
 

ps.
2시간 14분.
리라이브 기준, 오늘은 꽃구경, 휴식 시간을 포함해도 3시간 8분(4월 29일) 걸린 것에 비하면 시간 단축한 건 맞다. 하지만 트레일러닝 하기에 좋은 길은 아니어서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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