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1일차 천년고찰 전등사

문쌤 2022. 9. 15. 23:24

 

일상 잡다한 이야기로 1일 1포스팅 100일을 계획했을 때는 주제 없이 잡다한 에피소드로 썼다. 어제 날짜로 1일 1포스팅 100일이 막상 끝나고 나니 '그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주식 분야에 혹은 게임 분야 등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이웃 블로거님들과는 달리 이렇다 할 장점이 없다 보니(사실은 있는데 비장의 무기로 아껴두고 있음 ^^)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이었다.

 

그래서 일단 100일을 목표로 걷기 챌린지(내 맘대로 정했음 ^^)를 해 볼 생각이다.

 

휴대폰 기본 세팅은 6000보다. 하루 만 보는 솔직히 나에게 좀 무리다. 그리고 하루 6000보 정도 걸으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기사로 본 적 있어서 내 마음이 기우는 쪽을 더 신뢰하기로 했다. 

오늘은 [100일 걷기 챌린지]1일차.(솔직히 당장 내일부터 걱정이다. 오늘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뻐근하다)

인천의 자랑인 천년고찰 전등사로 정했다.

사실, 아침 일찍 이미 4500보를 걸었기 때문에 6000보 채우는 일은 부담이 덜했다. 

 

전등사는 인천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해 있으며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오르는 길은 전등사 동문과 서문. 나는 동문으로 들어갔다. 주차장이 협소한데  대형 관광버스가 이미 한쪽 공간을 다 차지하고 있었다.

 

'걷기'에 목적을 둬야 하는데 예쁜 꽃이 많아 몇 걸음 뗄 때마다 사진 찍느라 이때는 '걷기 챌린지'는 이미 물건너 갔다고 생각했다.

천년고찰답게 수목이 많았고 특히 몇백 년씩 된 소나무가 많았다. 반듯하게 자란 소나무가 더 쓰임새가 많겠지만 전등사 소나무는 쓰임새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차라리 수묵화에서 봄직한 우아한 자태로 몇백 년씩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정족산성 오르는 길에서 본 소나무. 한 폭의 산수화 같다.

 

템플스테이로도 유명한 전등사는 사찰이  다 그렇듯  심란한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고즈넉함이 좋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세상 시름은 전등사에 내려놓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11년(381)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전하지만 고려 중기까지의 역사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조선 선조38년(1605)과 광해군 6년(1614)에 큰 불이 일어나 절이 모두 타버려, 그 이듬해 다시 짓기 시작하여 광해군 13년(1621)에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한다.

 

 

네 모서리 기둥 윗부분엔 사람 모습을 조각해 놓았는데 이것은 공사를 맡았던 목수의 재물을 가로챈 주모의 모습이라는 전설이 내려져 오고 있다.

 

재물을 잃은 목수가 주모의 나쁜 짓을 경고하고 죄를 씻게 하기 위해 발가벗은 모습을 조각하여 추녀를 받치게 하였다는 것.

 

더욱 흥미로운 것은 3곳의 처마 밑에서는 두손으로 처마를 받치며 벌을 받고 있는 모양새인데 비해, 한 귀퉁이의 것은 한 손으로만 처마를 받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벌을 받으면서도 꾀를 부리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우리 선조들의 재치와 익살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의 능숙한 조각 솜씨를 엿볼 수 있고, 조선 중기 이후의 건축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버 참고

 

전등사에 있는 서점 겸 불교용품을 파는 상점

 

약 280여 년된 단풍나무. 지름이 약 5.2m에 달한다.

사실, 전등사는 느티나무가 유명한데 체험학습 온 많은 학생들이 느티나무 앞에 앉아 있어서 찍지 못하고 눈으로만 담아왔다.

약수 한 잔 마시려다  '당신의 동전이 어려운 이웃에게 큰 힘이 됩니다'라는 글귀를 보게 되었다.

 

짤랑거리는 동전이 무거워 모두 거실 테이블 위에 놓고 온 내 손목을 한 대 때려줬다. 약수터 옆 동자승이 장난스럽게 눈웃음 지으며 웃고 있다.

"스님, 다음에 올 때는 동전 많이 들고 올게요~"

젊음이 무기인 학생들. 전등사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리고 갔을까?

전등사는 발길 닿는 곳마다 예쁜 꽃이 있다. 이 시기가 아니어도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서로 번갈아가며 피었다 지겠지. 장독대에도 예쁜 꽃을 심어 공양 담당하는 이에게도 향기를 선물하는 듯하다.

전등사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카페 죽림다원.

큰 나무들이 만들어 주는 그늘, 한줄기 바람이 스치는 앞 뜰에서 관광객들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죽림다원 - 당신이 기쁘니 나도 기쁩니다.

소품 하나마다 의미 없이 그 자리에 있는 물건이 없다. 모두 제 역할을 다하는 중이다. 죽림다원 앞 뜰은 물론 내부에서도 차와 담소를 나눌 수 있다.

 

특히 죽림다원 내부는 신발을 벗고 편히 쉴 수 있는 좌식 테이블이 있는데 이곳 앉아서 바깥 풍경을 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자연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죽림다원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쉬어가기

전등사 동문 매표소 입구에 있는 정족산성 계단. 올라갈까 말까 잠깐 고민하다가 가파르지 않아 보여 일단 올라가기로 했다. 중간에 부서진 계단 포함 총 290 계단. 290계단이 쉬워 보이지만 막상 오르다 보면 다리가 뻐근해서 중간에 한 번은 숨을 고르고 다시 올라가야 한다.

정족산 등산로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계단 위에서 본 강화. 앉아 있노라면 바람도 시원하고 가슴이 확 뚫리는 느낌이다. 세상 시름 다 잊게 해 준다.

 

왼쪽: 토스 만보기 / 오른쪽: 네이버 만보기(기본 세팅은 6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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