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6일차 '왕의 길'을 걷다, 강화도 용흥궁(철종), 강화 성당(한옥 성당), 소창 체험관

문쌤 2022. 9. 20. 23:59

지난 9월 15일 [100일 걷기 챌린지]1일차 포스팅 장소가 강화에 있는 전등사였다.

오늘은 강화 2탄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계획에 있었던 건 아니다. 나의 사전에 그런 꼼꼼한 계획 따위는 없다.

전등사 갔을 때 차창 밖으로 보이는 소박한 풍경이 좋아서 다시 가고 싶었는데 마침 그날이 오늘이었던 것이다.

 

오늘도 걷는다

가만히 앉아있지 않는한 만보기의 바늘은 움직이게 되어있다. 기계치인 나는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는데 내가 그 말을 인용할 줄은 몰랐다. 휴대폰 만보기는 오늘도 열심히 나의 움직임을 감시하며 열심히 숫자로 집계했다.

 

강화도가 생각보다 가 볼만한 곳이 아주 많았다. 점심 먹고 출발해서 몇 군데만 구경했는데 오늘 모두 구경하지 않고 남겨둔 건 잘한 것 같다. 

화려한 포장지 없는 담백한 선물같달까. 한꺼번에 다 봤다면 아까워했을 정도로 좋았다. 

 

 

◈소창 체험관

강화터미널 도착 후 가장 먼저 간 곳은 소창 체험관이다. 

 

 

 

 

'소창'이라고 하면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갓난 아기가 입는 배냇저고리나 기저귀를 만드는 천을 말한다. 강화는 예로부터 소창 산업이 발달하여 강화 경제를 이끌었을 뿐아니라 국내 최고 수준으로 생산됐다.

 

강화 소창 기념품 전시관에는 고려 의상 체험장과 소창 전시장 그리고 2층 쉼터가 있다. 관리하는 일만 해도 품이 들 것 같은데 강화군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모두 무료로 체험, 관람이 가능했다. 

 

현재는 구(舊) 평화직물 건물을 강화군이 매입해 소창 체험관으로 운영 중이다.

소창 제조 공정 순서와 제조에 쓰이는 기구 및 소창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과 전시물을 볼 수 있고 다도 체험, 소창 손수건 스탬프 체험, 고려 의상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한 곳이다. (사전 예약 시 무료체험 가능 032-934-2500)

남녀노소 다양한 고려 의상이 준비되어 있는데 사전예약시 무료 체험할 수 있다. 고려 의상을 입고 소창 체험관 앞 뜰에서 사진 촬영을 하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사전 예약 없이 갔으니 패스!

 

 

2층 야외 쉼터.

주위에 큰 건물들이 없어서 넓게 펼쳐진 하늘을 오랜만에 본 것 같다.  마치 방패연처럼 생긴 가림막이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니 의자에 앉아 잠시 쉬기 참 좋은 곳이다. 

 

마치 교외 카페같아 아이스 라떼 한 잔 주문하고 싶지만, 소창 체험관에서는 수익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른 침만 삼키며 하늘 감상하는 걸로 대신했다.

2층 야외 쉼터에서 내려다 본 소창 체험관.

그러고보니 곳곳에 다양한 모양의 의자가 많았다. 필요 이상으로 많아 보였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 유치원생부터 다양한 학생들이 단체로 체험학습하러 온다고 했다. 내가 갔던 시간에도 학생들이 소창 손수건 스탬프 체험을 하고 있었다. 

 

'너희들은 예약을 하고 왔나보구나? 부럽다 얘들아~!'

 

목화와 소창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더한 인테리어 소품을 소창 체험관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하며 감탄을 하게 된다. 발걸음을 떼기가 힘들었다.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목화. 소창 체험관 작은 뜰엔 실제 목화를 심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마침 목화꽃과 목화솜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행운의 날이었다. 사진 찍으려고 목화솜 잡는 흉내만 내봤다. 절대 뜯은 게 아니다^^

 

 

◈강화 성당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옥 성당이다. 내부는 유럽식 성당 양식인 바실리카 양식으로 지어졌고 외부는 전통적인 조선 한옥 양식이다.

외부만 보면, 전통적인 한옥 양식이라고는 하나 교회라기 보다는 사찰이라고 착각할 정도다. 한자로 표기되어 있어서 그나마 성당인 줄 알겠다. 

 

ㅁ라브린스 걷기

고대 때부터 전해져 오는 것으로 그리스나 켈틱 문화 또는 마야 문명의 여러 신전에도 남아 있고 또 오래된 성당 등에도 남아 있다. 주로 둥글게 만들어진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서 조용히 명상을 하거나 기도를 하며 천천히 걸어 중앙에까지 다다랐다가 다시 돌아서 나오는 방식이다.

 

이제보니, 강화 성당은 오후에 갔었는데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사진으로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게 안타깝다. 관람객이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라브린스 걷기를 해봤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간절한 기도를 했다.

 

 

 

 

◈용흥궁

강화도령이라 불리던 조선의 25대 왕 철종(1849~1863)이 왕이 되기 전까지 거처했던 곳이다.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는 초가였으나 철종이 왕위에 오르고 난 이후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춰 '용흥궁'이라 했다.

 

조선 25대 왕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19세까지 살았던 역사에 기반하여 강화는 곧 '왕의 길'이라는 차별화된 슬로건으로 강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용흥궁 담장에 핀 능소화. 양반집 담장에 피었다는 여름꽃, 넌 여전히 곱구나. 용흥궁 사랑채 앞 기와 담장엔 여름이 못내 아쉬운 능소화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화도여행 100배 즐기기' 안내 책자에는 강화도 여행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고 있는데, 그 중 원도심 도보해설투어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투어를 할 수 있다.

 

용흥궁 -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 - 강화 3·1 독립만세 기념비 - 고려궁지 - 노동사목표지석 - 이화견직 담장길 - 심도직물 굴뚝을 자세한 해설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연중 무료(10:00~17:00)로 운영되며 사전예약은 필수 *네이버 예약 신청('용흥궁 해설사대기소' 검색)

 

사전 예약을 했으면 더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었을텐데 발길 닿는대로 가다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다음에 한 번 더 가보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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