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40일차. 기영아, 노올자! -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문쌤 2022. 10. 25. 23:50


기억 속의 만화는 <소년중앙>이나 <어깨동무>에 머물러 있고, 우리 우리아이들이 어렸을 적 봤던 만화(또는 만화 영화)나 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한 작품 외엔 잘 모른다.

한국만화박물관
30분 남짓 거리에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이 있는데 만화를 좋아했다면 동네 도서관 다니듯 몇 번은 갔을 텐데 '가 보고 싶은 곳' 리스트에만 올려놓았다가 오늘은 맘먹고 가보기로 했다.



부천영상문화단지 동네는 어디든 만화 캐릭터들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하다못해 지하철 엘리베이터 출구에 있는 안내판조차 만화 캐릭터가 안내 도우미로 나서고 있었다.


한국만화박물관 앞 광장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대형 카봇이 늠름하게 서있고 반대편엔 기영이가 굴렁쇠를 굴리며 놀고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에 들어서기도 전에 전 국민이 다 아는 뽀로로와 둘리까지 보고 나니 박물관 내부가 더 궁금해졌다.


수많은 할인 혜택 중 해당사항이 없다고 생각하고는 일반 티켓을 구매하려고 하자
직원은
"해당 사항이 있는지 다시 확인해 보시겠어요?"
라며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할인받을 수 있었다.
아, 그래서 직원이 힌트를 줬는데도 눈치를 못 챘구나. ㅎㅎㅎ


*관람료
일반권(36개월 이상 일반 관람객) 5,000원
3인 가족권(어른 2명 + 아이1명- 만 19세 이하) 12,000원
4인 가족권(어른2명 +아이 2명 - 만 19세 이하) 16,000원

*무료권
만 65세 이상 어르신, 36개월 미만 유아, 생활보호대상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 증빙서류 지참

*할인 안내
- 50% 할인(증빙 서류 지참)
부천시민 성인 2,500원
부천시민 성인 +다자녀(2자녀부터) 무료
부천시민 만19세 이하 무료
자매도시 (경기도 화성시, 강원도 강릉시, 충분 옥천군, 충남 공주시, 전북 무주군, 전남 진도군, 경북 봉화군) 2,500원

- 30% 할인 -경기IPLUSS 농협 카드
- 20% 할인 -카카오톡 부천시 플러스 친구, 경기도 GSEEK 회원


2022년 10월 21일(금)~10월 25일(화)까지 제24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기간이었다. 모르고 갔는데 얻어걸린 거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생 관람객이 많아 박물관 내부는 어딜 가나 북적거렸다.


만화영화상영관도 있었지만 일단 커피 한 잔 마시며 박물관 안내 책자부터 살펴봤다.
카페인과 당을 충전하고 본격적으로 구경했다.


만화박물관답게 엘리베이터 문과 내부는 만화 등장인물들이 그려져 있었다.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어떻게 이런 신박한 생각을 했을까? 엘리베이터 내부를 보고는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다양한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엘리베이터 문과 믿기지 않는 엘리베이터 내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무미건조하거나 혹은 광고 일색인 엘리베이터만 보다가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만화 캐릭터로부터 환영을 받으니 저절로 미소가 짓게 되며 무장해제된 기분이었다.


2022년 부천만화대상 수상작(대상, 독자인기상 - 미래의 골동품 가게 / 구아진 작) 전시 공간에 들어갔다.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가장 관심있게 보고 있었다. 만화인데 입체적으로 꾸며놓으니 마치 설치 미술 작품처럼 다가왔다.

한국 만화 100년을 날다


종이 신문을 안 본 지 오래되어서 잘 모르겠지만 각 신문마다 사설과 네 컷 만화가 있었다.

1930년대 만화를 입체적으로 묘사한 작품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선했다. 단체관람객들이 많아 따로 영상을 찍을 수 없어 많이 아쉬웠다. ㅠㅠ


땡이네 만화가게, 그땐 그랬지.
옛날 만화가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도 재미있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하드'라고 불리던 아이스크림 통과 빨간 공중전화도 정겨웠다.


만화가게 밖에선 옛날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팔짱을 끼고 만화 가게를 째려보고 있고 남학생 머리 위로 낡은 백열등이 깜빡거리는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묘사한 걸 보고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꺼벙이/ 소년중앙과 어깨동무


아기공룡 둘리

초대형 만화책


1980년대, 경제적 성장이 만든 만화계의 황금기
1980년대는 정치적으로는 암울한 시기였으나 경제적으로는 고도성장을 이룬 시기였다. 이런 양면성은 만화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1982년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이현세, 허영만 등 스포츠 만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김동화, 황미나 등 순정만화 작가들이 한국 순정만화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때 <아기공룡 둘리 / 김수정>, <달려라 하니/ 이진주> 등 작품이 크게 인기를 끌었으며 한편, 민주화 운동이 크게 일어나며 사회 비판적 만화도 쏟아져 나왔다.

마우스 휠을 누르면 벽을 타고 올라가는 만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골라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재미를 더한 만화 보기다. 창의력이 돋보였다.


웹툰의 시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만화 코너 등을 중심으로 생긴 새로운 영역인데 학생 관람객들에겐 가장 인기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웹툰을 안 보기 때문에 좀 낯설었다. 다행히 <미생/ 윤태호>은 웹툰이 아닌 드라마로 봐서 그나마 아는 척할 수 있었다.


만화여서 가능한 '화가의 머릿속'을 표현한 공간과 '조선왕조실록 - 만약 조선시대 왕들이 메신저를 쓴다면?' 등은 너무 참신해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특히 '화가의 머릿속' 공간에서는 좁고 복잡한 미로 속에서 오히려 흥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조선왕조실록 공간에서는 재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벽에 있는 빨간 버튼을 누르면 본인 사진 찍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출력되는 게 아니라 벽면으로 보이는 본인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진행과정을 모른 상태에서 사진 찍기 버튼 눌렀다가 깜짝 놀랐다. ㅎㅎㅎ


노란색 발자국 위에 서면 센서가 감지되어 '맹꽁이 서당' 인형극이 시작되는데, 아- 정말이지 맹꽁이 서당 만화를 알아야 특유의 유머를 이해할 수 있다.

아날로그 감성에 기술을 한 스푼 넣은 공간이어서 재미있었다.
인형극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만화 제목도 '맹꽁이 서당'이고 만화 속 등장 인물도 '맹꽁이 서당'이라고 불러서 서당 이름이 '맹꽁이 서당'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공자'와 '맹자'를 합친 '공맹서당'이었지 뭐야~


공포의 외인구단/ 이현세
공포의 외인구단 체험 전시 공간에서는 직접 공을 던지는 게임을 할 수 있다.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주의사항도 많지만 학생들이 좋아해서 대기를 해야 하는 곳이다.

만화 그리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분명 만화 캐릭터인데 나팔바지에 리본 달린 하늘색 블라우스를 입고 긴 머리 휘날리는 날라리는 누굴까?
이 날라리와 사진 찍으려는 여학생들이 줄을 섰고, 그 옆 벤치엔 귀여운 여자 캐릭터가 앉아 있는데 역시나 그 벤치엔 남학생들이 각종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떤 포즈를 취해야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지 학생들이 더 잘 아는 듯했다. 과감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 찍는 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나는 부끄러워서 못할 것 같다. (상상에 맡김ㅎㅎㅎ)


만화 도서관
일반 도서관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도서관이다. 다만 '만화 도서관'답게 우리나라 만화뿐 아니라 외국 만화까지 갖춰져 있어 만화 덕후들에겐 행복한 도서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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