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생일이라 막연히 11월 어느 때쯤 일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틀 전부터 시작한 가족들의 호들갑과 아무도 끓여주지 않으면서 "미역국은 먹었냐?"는 친정 식구들의 안부 전화까지 한바탕 요란하게 맞이한 생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선물을 해줘도 약빨이 며칠 못 간다는 남편 말처럼 물질에 좌지우지하는 나이가 지났음을 나 스스로도 실감하고 있다.
그만큼 화려함을 쫓던 시절은 가고 담백한 미니멀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최소한 바닷가 폐교라든지 수목원 정도 되는 선물이면 모를까. ㅎㅎㅎ
생일파티
첩보 영화 방불케하는 생일파티는 생일 당사자만 빼고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드디어 오늘,
제일 좋은 자리로 예약했다는 송도 오크우드.
36층... 촌스러워서 주차장에서부터 헤맸다ㅎㅎㅎ
예약할 때 선택한 메인 메뉴인 스테이크 외 나머지는 뷔페. (전체적인 분위기가 뷔페 음식 사진 찍을 분위기가 아니어서 못 찍음 ;; . . . feat. 소심쟁이)
특별 주문한 케이크.
케이크 모양이 나의 시그니쳐인 달(月)은 달인데 오늘만큼은 반달이 아닌 둥근달이었다.
먹기도 아까운 모양의 케이크를 망치로 깨야 비로소 이 케이크의 진가를 발휘한다니...
"그냥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니? 너무 아깝잖아"
망치로 깨뜨려야 안에 있는 내용물을 볼 수 있는 케이크란다.
톡- 톡- 톡!!!
망치질 몇 번에 짜~잔~!!!
아니, 내 사진이 왜 여기에 있지? ㅎㅎㅎ
여러 생일 축하곡이 있지만
오늘은 이 노래가 저절로 생각났다.
내가 나에게 주는 노래 선물.
(수고했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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