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84일차. 광화문 서쪽 끝 해넘이 명소 '정서진 노을종'/ 검암 시천나루선착장에서 정서진까지 왕복 27,000보 걷기

문쌤 2022. 12. 8. 23:57


시천나루선착장에서 아라뱃길 쪽으로 가는 자전거 길 따라 걸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2만 보 걷기를 계획했다.
(이런 계획 칭찬해~^^)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오늘 하루 여정을 생각해보면 아찔하기만 하다.
마치 전장에서 부상 입은 병사가 된 느낌이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지난번 아라뱃길 자전거 길을 걸을 때 아라서해쉼터에서 유턴했었는데 이번엔 '정서진'을 목적지로 정했다.

시천나루선착장 - 정서진 노을종까지 예상 소요시간은 2시간 정도.
매서운 바람은 없다지만 겨울인데 여전히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 언제 봐도 활력이 넘쳐 보였다.

이미 한번 걸었던 길이라 새로움이 없어서인지 걷는 일에만 열중할 수 있었다.


NO.66
아라뱃길과 자전거길 중간 울타리엔 일정한 간격으로 번호가 있다.
(처음 걷기 시작한 시천나루선착장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NO.66부터 찍었는데 돌아와서 보니 시천나루선착장 시그니처 자전거 타는 파란 선생 옆엔 NO.69라고 적혀있었다.)

아라뱃길 쪽으로 갈수록 번호가 줄어드는데 50m는 넘고 100m는 안 되어 보인다. 또 어떤 구간에서는 다른 구간보다 훨씬 짧은 거리에 번호표가 있었다.


아라뱃길에서 노는 물오리떼 구경하면서 걷다 보니 번호는 금방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걷는 일에만 열중했다는 뜻이다.

자전거 타고 나를 앞질러 가는 사람들, 하나도 부럽지가 않아.
난 오늘 2만 보를 걸을 테니까 ^^


NO.58
정자 옆에서 장갑, 모자, 멀티스카프 등 라이딩에 필요한 물품을 팔고 있었다. 딱 봐도 정식 상점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봉수대가 그곳에 있었다.
자전거 길에 갑자기 봉수대라니?

봉수는 잘 알다시피 산꼭대기에 봉수대를 설치하여 밤에는 횃불을 올리고 낮에는 연기를 피워 중앙 또는 변경기지에 급보를 알리던 통신 방법이다.

봉수대가 설치된 이곳이 과거 부평의 축곶산과 인천 서구의 백석산에서 김포, 통진, 약산으로 이어지던 '봉수대'를 주제로 한 광장이다.



계속 걸어보자.
NO.49번에는 '바람소리 언덕'이 있다.

경인 아라뱃길을 바라보며 풍광을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언덕을 조성한 공간인데 언덕에서 탁 트인 아라뱃길을 볼 수 있고 한강에 이르는 서해 바람이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바람소리 언덕 위에 올라서면 바람소리 언덕을 중심으로 왼쪽엔 각 회사들과 도로 그리고 오른쪽엔 자전거길과 인도 그리고 그 옆으로 아라뱃길이 있다.

언덕이라고 해도 높은 곳은 아니다. 자전거길 옆 인도만 걷다가 적당한 높이에서 풍광을 내려다보며 걷는 느낌은 또 다르다. 사방이 탁 트여서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다.

혹시 지금 저기압이라면 고기 앞으로 가지 말고 바람소리 언덕으로 가라고 권하고 싶다.

바람소리 언덕엔 여러 개의 작은 종이 있는데 아마도 바람이 불면 종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싶다.
이런 설치물엔 설명 좀 적어주면 좋겠...


NO. 40번 대까지 빠르게 걸었다.
앞자리 수가 바뀌면 걷는 즐거움은 두배가 되는듯하다.

이때가 12시 30분쯤 되었는데 점심 식사 후 산책하는 회사원들이 제법 있었다. 자전거길 끝까지 가는 게 아니라 어느 일정 지점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갔다.
아주 좋은 습관인 듯...


NO.33에 다다르니 전망대로 가는 데크길이다.
지난번 이 길을 걸었을 때 운동화를 벗고 걸었더니 킹콩이 걷는 것처럼 쿵쿵 울렸다고 했던 바로 그 길이다.


전망대 지점은 NO.29
중간에 물 한 모금 마시려고 잠깐 멈춘 것을 제외하곤 쉬지 않고 걸었다.


4대 강 국토종주 아라 자전거길은 청운교에서 왼쪽 도로 쪽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나는 서해갑문 쪽으로 걸어갔다.



NO.17
13:04 드디어 서해아라쉼터에 도착했다.

가볍게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쉬며 붉게 물드는 노을을 감상한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서해아라쉼터가 그나마 사람 사는 곳 같은 느낌이다.
인근에선 찾아볼 수 없는 화장실, 편의점, 식당, 카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치면 언제 편의점을 만날지 알 수 없다.


여기서 일정을 마치면 좋겠지만 오늘은 더 걸어야 한다.
서해아라쉼터에서 정서진 노을종까지는 아직 30분을 더 걸어야 한다.


자전거길로 갔으면 쉬웠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저 멀리서 하늘 위로 높이 솟은 풍력발전기가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다 왔다!!!!!


경인아라뱃길 타워와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이 있고 정서진의 자랑 노을종이 바로 앞에 있다.


광장 벤치에서 뜻밖에 천진난만한 아이를 만났다.
높은 곳에 올라간 축구공을 잡기 위해 낑낑대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
발이 땅 끝에 닿지 않는다.
어쩌면 좋아~ ^^

추상적인 작품보다 훨씬 정감 있다.


정서진 표지석과 노을종
정서진 이 표지석을 보기 위해 2시간 여를 걸어온 것이다.

도착했을 때 차량 주차된 상태

정서진 떠나기 전에 찍은 사진. 아직 노을이...

출처: 쿨맨의 쿨한 사진 / 노을종의 정석 같은 사진


노을종에 도착했을 땐 마침 페인트 칠을 하고 있었고 종 아래엔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어이없는 상황이라 도저히 예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노을 맛집답게 아직 해가 지려면 한참 남았는데도 벌써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삼각대를 고정시켜 놓은 사람들. 음...


국토종주 인증 수첩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예쁜 아라 서해갑문 인증센터.



①내일 리뷰 예정

②내일 리뷰 예정


다시 자전거길 출발 지점에 섰다.
이번엔 쉼터 쪽으로 가지 않고 처음부터 정서진 자전거길을 따라 시천나루선착장까지 걸을 생각이다.


전망대 데크길에선 신발을 벗고 걸었다.
발가락이 조금씩 아팠기 때문이다. 누가 시켜서 걸었다면 못한다고 했을걸?


뒤를 돌아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이때 이미 2만 보를 걸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싶었지만 딱히 이동 수단도 없고 금방 어두워지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계속 걸었던 것 같다.



NO.69
드디어 시천나루선착장 도착.

오전 11시 30분부터 걷기 시작해서 집 도착해보니 오후 6시.
헬스앱을 보니 운동 시간은 3시간 50분이라고 하는데 나머지 시간엔 뭘 했을까?
바로 ①, ②번에 답이 있다^^

시간 관계상 ①, ②번은 내일 써야 할 것 같다.
너무 피곤하니 오늘은 이만 b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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