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사교춤,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갈등

문쌤 2022. 6. 22. 22:29

서울 영등포구 도림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도림천에서 사교춤을 추는 중국인들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심해졌다는 내용이었다.

 

 

출처 <CBS노컷뉴스>

 

 

춤.

그중에서도 광장무(广场舞)는 광장에 모여 춤을 추는

중국의 문화다.

중국에 살다 보면 우리와 다른 문화를 접할 때마다 

신기하고 놀라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춤이다.

 

 

 

춤은 운동

직접 경험한 얘기를 풀어보자면,

중국 사람들이 이렇게 춤을 좋아했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집단으로?

열정적으로?

 

원을 그리며 반복하는 춤

 

 

내가 살던 아파트 주민들은

대략 저녁 식사를 마친 후 그들만의 규칙에 의해

춤을 출 수 있는 장소에 모였다.

 

광장에서도 많이 모이지만

아파트 상가 옆 작은 공터에서도 몇몇이 모여

그들만의 춤사위를 연출했다.

중국 곳곳을 여행 다녀다보면

어느 도시에서나 춤을 즐기는 중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중국 중장년들의 문화

 

 

 

화려하지 않은 옷차림.

퇴근 후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온 듯한 차림새가 많았다.

핸드백을 든 채 그대로 오거나

정장 차림인 경우도 많았다.

치마를 입고 뾰족구두를 신고 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 누구도 옷차림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

나는 오히려 보기 좋았다.

 

맨 앞엔 선생님으로 보이는 리더가 있다.

그리고 팀원 중 가장 춤을 잘 추는 사람이 맨 앞줄에 서서 춤을 춘다.

제일 잘하는 사람이 맨 앞줄에 서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인 듯싶다.

 

 

문화의 차이

내가 가장 많이 본 건 '셔플댄스'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건, 넓은 광장에서건 

저녁시간이면 어김없이 댄스팀들이 모여서 그들만의 춤을 춘다.

'춤을 춘다'라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운동에 좀 더 가까워 보였다.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단순한 8마디의 동작은

음악이 끝날 때까지 반복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음악이 귀에 들리는 듯하다.)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넓은 광장은 이른 저녁인데도 북적거린다.

한 팀에 대략 4,50명 정도 되는데, 그런 팀이 서너 팀 더 있다.

대부분 중년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정도 전문적 반열에 올라선 팀은

자체 제작한 단체복을 입고 춤을 추기도 한다.

 

 

중국 친구의 춤 연습하는 모습

 

셔플댄스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태극권을 하는 팀도 있고 

중국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춤을 추는 팀도 있다.

 

대림천에서 문제가 된 일명 '사교춤'을 추는 팀도 있다.

드라마를 많이 봤다면 불륜을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내 눈엔 그저 늙은 노인네들의 운동으로 밖에 안 보였다.

 

저녁 산책 나갔다가

우연히 만난 축제처럼

그 무리들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셔플댄스도 사교춤도 흉내 내보기도 했다.

(동작이 단순하게 보이지만 몸치에겐 만만하지 않다.)

이런 식의 운동이라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거 아닐까?

돈도 들지 않는다.

저녁 시간에 하기에 얼마나 좋은가.

TV 앞에서 일일드라마 보는 것보다 백만 배는 좋아 보였다.

 

다만 소음이 문제다.

아무리 넓은 광장이라고 해도

여러 팀이 서로 경쟁하듯 큰 스피커를 가져오고

볼륨을 최대한 올리다 보니

건강하자고 하는 운동이 오히려 스트레스받는 건 않을까?

 

도림천도 그 소음 때문에 문제가 된 것 같다.

 

출처 <CBS노컷뉴스>

 

 

'하천'이용'수칙 안내' 플래카드에는

1. 쓰레기 무단 투기 금지

2. 하천 내 음주 및 취사 금지

3. 흡연 금지와 더불어

4. 단체 댄스 등 사교 모임 금지

라고 적혀있다.

 

문화의 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낮에 남녀가 어울려 춤을 춘다는 것이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음'의 해석 차이도 원인이겠다.

 

 

여긴 어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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