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신뢰를 잃은 일기 예보.
나는 절반만 믿기로 했다.
TV 속 '오늘의 날씨'는
오늘부터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릴 거라고 예보했다.
비가 오면 좋겠다.
전국적으로 가뭄이 심각한데...
가뭄도 해갈될 테고...
산불도 안 날 테고...
오늘 낮 12시 즈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시원하게 내린다.
기상청이 열심히 일을 했나 보다.
아님, 어디서 과외라도 받았나?
작년 이맘때였나 보다.
남편 근무지 때문에 집과 지방 사택을 오가며 살았다.
집 옆 큰 도로 가엔
증권회사와 병원들이 들어선 대형 건물이 있었는데,
그 건물 1층엔 중후한(?) 카페가 하나 있었다.
큰 창이 시원해 보였다.
공간이 넓어서인지
테이블 간격도 넓었다.
무엇보다 등받이가 있는 고급스러운 의자가
더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주변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많아
아쉽게도 늘 손님이 없는 카페였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면 저 카페에 갈 거라우~
따뜻한 차 한 잔 들고 창 가에 앉아
큰 창으로 보이는 비 오는 날의 바깥 풍경을 보고 싶어"
"아무 때나 가면 되지 왜 하필 비 오는 날이오?"
"아무 때나 가면 아깝잖아"
. . .
. . .
그 뒤로
비는 오지 않았고,
비가 오는 날에
난 그곳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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