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뭔가 걸려있는 것 같은 느낌.
걱정 하나...
요즘 정신을 놓고 살다 보니 길을 걷다가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잊어버릴 때가 있다.
경험상 그럴땐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으면 된다.
가만히 서 있으면 손가락 사이에 걸리는 건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아니야...'
스스로 다독여본다.
'그래, 잘했어. 잘하고 있어'
하지만 생각과 달리 마음속에 시나브로 쌓이는 스트레스는 더 이상 쟁여놓지 못하고 어느 순간 한꺼번에 토해낸다.
생각은 정돈된 듯 하나 나약한 몸은 너무도 정직해서 이기질 못하고 있다.
오후 짧은 시간에 다녀올 만한 곳 중 도서관만 한 곳이 없다.
'열심히 살지 말자'와는 별개로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넘 거창한데? ^^)를 생각 중인데 지금도 여전히 생각 중이다.
도서관에 가면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다니는 중이다.
어린이 열람실 입구에 있는 '이달의 원화 전시'도 한번 감상해 본다.
1월의 원화는 너무 유명한 방정환 글/ 김동성 그림의 <시골 쥐의 서울 구경>이다.
시골쥐에게
서울의 모습은 멋져 보였지만
눈이 핑핑 돌 정도로
정신없기도 했습니다.
웅장한 남대문의 모습,
뿡뿡 소리를 지르며
달아나는 자동차와
잉잉 울면서 달아나는 전차,
마치 불이라도 난 듯
황급히 뛰어다니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그 시절 서울과 사람들의 삶은
지금의 모습과도
어딘지 닮아 있습니다.
검색을 해보자...
하지만 찾는 책은 대부분 대출 중이거나 도서관에 없는 책이다.
그러고 보니 도서관 들어갈 때 접이식 쇼핑 카트에 책을 가득 담아서 나가는 사람들이 '요즘 볼만한 책'을 싹쓸이했나 보다.
그렇지만 불만이 전혀 없다.
도서관에 이렇게 많은 책들이 있는데 무슨 걱정이겠는가.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처럼 이미 수많은 책을 가져도 보고 모두 버려도 봤기 때문에 소유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다. 집착을 버린 뒤에 오는 평온함이랄까.
아무리 비싸고 좋은 물건도 사랑땜 시간이 지나면 그저 그런 생활용품일 뿐 그 이상의 것이 아니듯 책도 내겐 '읽을거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런 존재다.
제목과 달리 기분이 나아지지 않은 채 집에 돌아와 저녁 먹고 쉬다가 컴 앞에 앉아 있는데 웨이신(微信)이 떴다.
중국에서 공부할 때 같은 반이었던 몽골 학생이다.
몽골 학생뿐 아니라 베트남, 콜롬비아, 인도 학생들은 내내 연락이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생각이 났다며 안부를 물어오고는 또 한동안 잠잠하다. 그러고는 또 잊어버릴만하면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물어온다.
그들도 나처럼 어느 날 사진첩을 열어보고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나서 연락을 했을 수도 있고 어떤 상황에서 갑자기 내가 생각났을 수도 있다.
몽골 학생은, 친한 친구가 한국에 가는데 내가 생각났단다.
'한국'하면 내가 생각나다니...
고맙다...
그때 내가 꽤나 잘 지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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