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섬 1위 선재도 목섬, 바다가 열리는 길을 걷다

문쌤 2023. 1. 19. 23:17

며칠 전부터 선재도 물때표를 보여주며 같이 가자고 했건만, 누구 하나 꼼짝하지 않고 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응원 아닌 응원을 보내는, 너무도 애정이 과한(?) 우리 식구들.

보란 듯이 다녀오련다!!!




모래내시장역 1번 출구(790번 버스) - 선재대교 입구 하차(1시간 35분 소요)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섬 33> 중 1위의 섬 선재도 목섬.

무려 10년 전 뉴스지만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섬 1위는 여전히 선재도 목섬으로 기억되고 있다.

(참고로 1위는 선재도 목섬이 뽑혔으며 2위 신의도, 3위 홍도, 4위 청산도, 5위 울릉도, 6위 덕적도, 7위 우이도, 8위 강화도, 9위 완도, 10위 죽도가 선정되었다.)

버스 탑승할 때 이미 알고 있었다.
선재대교 입구 도착 시간엔 아직 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선재도 바다는 카이트서핑을 즐기는 선수가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며 즐기고 있을 뿐 목섬은 선뜻 길을 내어주지 않고 있다.



물때표를 보니 오후 3시 31분부터 바다가 갈라진다.
약 1시간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동네 구경을 해볼까?

목섬 앞에 있는 조형물.
귀여우니까 찰칵!!!

목섬과 함께 인증샷 찍는 곳으로 유명하다.

마을 벽화도 구경하며 마을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주기적으로 바다앓이를 하는 것 같다.

짭짤하면서도 비릿한 바다 냄새가 좋다.

목울대를 훑고 지나는 뜨거움을 꿀꺽 삼키고 바다를 보면 또 한 번의 일탈은 잠잠해진다.

3시 30분이 지나자 가득 차있던 바닷물은 거짓말처럼 갈라지기 시작했다.

바닷물이 일렁이는 변화만으로도 목섬까지 길게 늘어진 S자 형태로 모래톱이 쌓일 거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바다가 갈라지고 있지만 걸어갈 수 있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기 때문에 가끔 확인만 하며 주위를 더 구경했다.

버스정류장 바로 옆 식당엔 목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스팟이 있다.
역시나 '2012 CNN이 선정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33중에서 1위'라고 적혀있다.

주변을 둘러봐도 목섬을 배경으로 이보다 더 완벽한 포토스팟이 없을 정도로 위치가 너무 좋다.
하지만 1위라는 명성과 달리 주변은 정비가 안 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TMI지만 정말 묻고 싶다.
이토록 아름다운 관광 자원을 왜...???

목섬 오른쪽으로 측섬과 노란색 건물이 돋보이는 뻘다방이 보인다.
아직 목섬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는 아니어서 뻘다방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심상치 않다.
특별한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만 가는 곳인가 싶어 살짝 쫄았다^^

카이트서핑을 즐기는 선수는 뻘다방 앞까지 달리며 겨울 바다를 즐기고, 몇몇 남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겨울바다를 즐기고 있다.

바다를 향해 있는 예쁜 그네.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면 여기서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 같다^^
주위가 어두워지면 꼬마전구를 밝혀 주변은 온통 이국적인 분위기일듯...
물론 지금도 충분히 낭만적이다 ^^

친구들끼리 놀러 온 남학생들은 둘이서 혹은 서너 명씩 돌아가면서 서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방학 맞아 친구들끼리 놀러온 것 같은데 다 같이 사진 찍으면 두고두고 추억이 될 것 같아 일부러 다가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고맙단다^^

먼저 말 걸길 잘했다. 고맙다고 해줘서 내가 더 고맙다^^

다양한 포즈로 단체 사진을 찍어줬다.
무리한(?) 포즈를 요구해도 센스 있게 잘 소화해낸다^^

다시 목섬으로 건너가 보자.

실미도는 바다 갈라짐을 느낌과 동시에 빠르게 길을 열더니 목섬은 무척 더디게 길을 열고 있다.

일부러 길이 열리는 시간차를 두고 사진을 찍은 것 같지만 사실은 빨리 길이 열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찍은 것뿐이다.


이때 마음이 조급해졌다.
식구들 퇴근 시간 전에 집에 도착해야 하는데(사실은 이미 늦었음;;) 목섬 길은 너무도 더디게 열리고 있었다.
저 정도 바다라면 신발 벗고 걸어가고 싶을 정도로 조바심이 났다.


그동안 배차 간격이 긴 곳을 갈 때면 교통 때문에 애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몇 정류장을 걸어가거나 1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다.

그러다가 외진 시골에서 콜택시 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보고(왜 늦게 알았을까? ^^) 언제부턴가 콜을 불러 집까지 오게 되었는데, 그럴 때마다 며칠 동안 고기반찬이 풀때기로 변하는 마술을 부려 식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오늘도 목섬을 걸어서 들어가는 것과 고기를 바꿀 것인가?

출처:네이버

바다가 갈라지면 이런 모습이다. 목섬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섬 33> 중 1위인 선재도 목섬.
꽤나 낭만적이지 않은가 ^^




ps1. 난 식구들을 위해 고기를 지켰다.

ps2. 고로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섬 1위 선재도 목섬, 바다가 열리는 길을 걷다>라는 제목은 잘못됐다. 목섬까지 걸어가지 않았으므로... 그러나 제목을 먼저 쓴 후 글을 나중에 썼기 때문에 바꾸지 않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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