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지난 3월, 국토녹화 50주년을 기념하여 50년 동안 가꿔온 산림 가운데 '걷기 좋은 명품숲길' 30선을 선정했는데, 어제 걸었던 '만수산 무장애나눔길'이 그중 한 곳이다.
오늘 걸었던 인천대공원(관모산) 무장애나눔길 역시 만수산 못지않게 걷기 좋은 숲길이지만, 아쉽게도 산림청에서 선정한 '걷기 좋은 명품숲길'30선에는 선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인천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걷기 좋은 길이며 나 역시 좋아하는 길이다.
인천대공원에서 관모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무장애나눔길이 있다.
오늘은 이 길을 걸어서 관모산 정상까지 갈 예정이다.
멀리서부터 뿌연 안개가 뿜어져 나오는 걸 보며 계속 걸었는데 무장애나눔길 입구다.
아이들이 무장애나눔길 양 옆에서 뿜어져나오는 미스트 샤워를 즐기는 모습만 봐도 행복해진다.
그동안 인천대공원을 수없이 다녔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가로등인줄 알고 있었는데 이런 용도였다니^^
마치 안개속을 걷는 느낌이어서 아이들이 좋아할만하다.
느리게 걷는 길.
무장애나눔길 걷기는 달팽이의 인사로부터 시작한다.
처음 이 길을 걸었을 때의 느낌이 좋아서 지금도 키 큰 메타세콰이어 길을 걸을때면 마치 깊은 숲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처음 느낌 그대로여서 아주 좋아한다.
그 좋은 느낌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어서 천천히 걸었다.
메타세콰이어 길이 끝나면 곧바로 데크길이 나온다.
장담하건대, 이 길 또한 명품이어서 어느 숲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무장애 데크길을 걷다 보면 달팽이가 전하는 메시지가 여러 개 있는데, 메시지도 메시지지만 윙크하며 웃는 표정의 달팽이를 보며 읽다 보면 정말 있는 걱정도 사라질 것 같다.
'걱정해서 걱정이 사라지면 얼마나 좋을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작년에 100일 걷기 챌린지를 했었다.
그때 처음으로 혼자 첫 산행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도 이 길을 걸었다.
혼자서.. 처음 산행인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데크길 걷다가 다시 되돌아와 여럿이 모여 비 피하던 화장실에 겨우 몸 하나 구겨 넣고, 그 비좁은 화장실 안에서 비 그치기만을 기다리던... 쓰라린 첫 산행의 추억이 담긴 길이기도 하다.
관모산 무장애나눔길엔 숲 속 도서관이 있어서 숲속 그늘 아래 앉아 책 한 권 읽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혼자씩 각각 자리를 넓게 차지한 등산객들이 있어서 벤치에 앉아보지 못했지만, 마음에 꽂히는 시집 한 권 꺼내 시 한 편 음미하며 관모산에서 풍류를 즐겨보는 것도 소소한 행복일 것 같다.
현재 습도 10,000%
이틀 동안 내린 비로 인해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는 차라리 시원하게 들렸다. 손이라도 살짝 담그고 싶을 정도로 오늘은 무척이나 무더웠다.
소원을 걸어봐!
소원이 이루어지는 공간 - 관모산 무장애나눔길 소원걸이대
무장애나눔길 데크길이 끝났다.
데크길만 왕복으로 걸어도 좋지만 오늘은 관모산 정상까지 다녀오려고 한다.
관모산을 향해 출바알~!
어제그제 내린 비로 인해 습도가 높고, 낮은 산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어엿한 산을 오르다 보니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다행히 한번 걸었던 길이라 길치 티 내지 않고 제대로 잘 찾아서 걸었다.
'이렇게 쉬운 길인데 왜 헤맸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엄청 잘 걸었다.
이 계단은 사람 지치게 하는 마의 구간이다.
이른 모기 출연으로 팔을 휘저으며 빠르게 올라갔다.
1,330번째 계단, 수명 1시간 29분 늘었단다.
좋아 좋아~ㅎㅎ
가뿐하게 관모산(162m) 정상 도착~!!!
경치 감상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관모산 정상에 오른 티를 팍팍 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은 모기 습격으로 잠시도 앉아있지 않고 바로 하산~!
그 길이 그 길처럼 보이지만 내려갈 땐 다른 길로 내려갔다.
첫 산행 때는 길 잃을까 봐 굉장히 두려웠었는데, 이젠 어느 길로 내려가도 인천대공원으로 가는 길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역시나~ 백범광장으로 곧바로 내려왔다.(사진 삐뚤?)
오늘은 장수천을 걷지 않고 자전거대여소를 지나 수목원 솔문으로 곧장 걸어갔다.
뜨악~ 휴관이라뇨!!!!
임시공휴일이어서 오늘은 개관하고 내일 휴관일 줄 알았는데 어김없이 월요일 휴관이다.
수목원 솔문을 향해 걸어오는 사람들은 휴관 안내판을 보고는 다들 실망하는 눈치였다.
오늘 같은 날이야말로 기관장의 유연한 업무 능력이 필요할 때 아닌가 싶다.
다시 되돌아가자~!!!
저~기 저 산 꼭대기에 있는 정자가 바로 조금 전 올라갔던 관모산 정상이다.
뿌듯~^^
▶뽀나쓰 - 장미원 개화 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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