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어싱 #earthing #접지

[맨발 걷기]#4 맨발로 걷는 여름(ft. 연수 황톳길)

문쌤 2023. 7. 30. 21:37
맨발 걷기 카테고리 만든 지 한 달이 넘었는데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머릿속에서 잊힌 게 아니라 대전 계족산만큼은 아니더라도 맨발로 걸을만한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는 변명으로 이 위기를 모면하고자 한다^^

 
대서(大暑)도 지났건만 본격적인 더위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오늘도 '인천 폭염 경보 발효'와 함께 '건강관리에 유의하라'는 알람이 수시로 떴다.
그래서 오늘은 야외활동을 자제하면서 지내기로 했다.
 

 
운동이라기보다 재활치료에 가깝다고 내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요가가 일주일 여름방학이다. 본격적으로 맨발 걷기에 입문하기에 적절한 시기이기도 하다.
 
인천 연수구에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더군다나 황톳길이란다.

'야외활동 자제'는 잠시 접어두고 당장 가보자, 쓔슝~ 
 

 
 

 
연수황톳길은 승기천변 선학동 행정복지센터부터 연수교까지 약 700m에 이르는 산책길을 황토로 조성하여 맨발 걷기 하는 사람들에게 이미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최근 맨발 걷기 열풍이 일자 각 지자체 마다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길을 조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초 제주도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광장(제주혁신도시 숨골공원 '황토어싱광장')이 조성되었다고 하니 맨발 걷기 입문자로서 아주 반가운 일이다.
 

야외활동 자제 알람을 받았는데 하필 오후 1시쯤 선학아파트와 승기천 사이에 있는 연수황톳길에 도착했다. 

한낮의 뙈약볕을 숨길 수 없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맨발 걷기를 하고 있었다. 
 

연수황톳길 시작점엔 세족장을 갖추고 있어서 발 씻을 물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신발 보관도 신경 쓰였는데 세족장 옆에 신발장까지 갖춰져 있어 과연 인천의 맨발 걷기 성지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묽은 반죽같은 길, 아이스크림 중 '찰떡 아이스'의 쫀득함을 닮은 길이 있는가 하면 메마른 황톳길도 있다.
 
발에 각각 다른 자극을 주기 위해 일부러 부드러운 황톳길과 딱딱한 황톳길 구간을 구분해서 관리한다는 말을 듣고, 연수황톳길에 더 애정이 생겼다.
 

연수황톳길은 무조건 걷기를 위한 길이 아니다.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서 걷다가 쉬어가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황톳길 걷는 도중 맨발 걷기를 하면 좋은 점 10가지가 적혀있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1. 손발저림, 손발냉증에 도움
2.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고 개선한다.
3. 혈관을 건강하게 한다.
4.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5. 관절통증이 개선된다.
6.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7. 우울증을 개선한다.
8. 치매를 예방한다.
9. 불면증에 효과적이다.
10. 피를 맑게 해 준다.

 
초보자를 위한 맨발 걷기 강의도 있다. 연수황톳길은 맨발 걷기 입문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번엔 크고 작은 황토볼로 구성된 황토볼장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황토볼 위를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찌릿해서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한 발 걸을 때마다 짧은 비명이 저절로 나왔다.

발바닥에 자극을 주었을 때
아프면 안 좋다는 신호라는데...
흐음~

 

700m는 짧은 길인데 제법 길게 느껴졌다. 처음 걷는 길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중간에 쉼터와 함께 꽃과 나무가 많아 온전히 걷기에만 집중하지 않은 탓도 있다. 
 

드디어 끝나는 지점인 선학동행정복지센터에 도착했다. 시작점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세족장을 갖추고 있어 흙 묻은 발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벽면에 새겨진 건강 정보도 한번 읽고 다시 되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한낮 뙈약볕이 내리쬐지만 연수황톳길은 전 구간에 다양한 나무들이 도열하며 큰 그늘을 만들어 전혀 덥지 않았다. 이 또한 연수황톳길만의 장점이다.
 

오늘은 한 시간만 걸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편도 700m 황톳길을 6차례 걸었다.(총 4.54km, 1시간 01분 소요)

 

한 시간 동안 흙길을 걸으며 수고한 발을 씻어보자!
 

세족장에 앉아 시원한 물로 발을 씻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준비해 간 손수건으로 발을 닦고 앉아서 쉬고 있는데, 역시나 맨발 걷기를 마친 백발의 할머니 한분이 다가오시더니,
 
"어떻게 여기를 알고 왔느냐"
 
물으셨다.
 
"연수황톳길을 안 지 일주일 밖에 안 되었지만 매일 한 시간씩 걷고 있다""또 오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여러 차례 왕복해서 걷는 도중 꼿꼿한 허리, 반듯한 걸음걸이 때문에 유난히 눈에 띈 할머니인데, 감사하게도 먼저 말을 붙여주시니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또 가야 할 것 같다^^
 

황톳길과 인접한 아파트를 보며,
이렇게 좋은 황톳길이 우리집 근처, 아니 우리 아파트 산책길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진심으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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