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투쇼 사연 중에서
사연 주인공이 이가 아파 치과에 갔는데 병원에 환자가 한 명도 없더란다.
접수하자마자 바로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백발 할아버지 의사는
"이가... 이가... 많~이 썩었네... 이를... 이를... 뽑아야겠어..."
놀란 사연자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네? 뽑아야 된다고요? 뿌리가 조금이라도 남았으면 때워야 된다고 들었거든요. 그냥 때워주시면 안 돼요?"
할아버지 의사는 큰소리로 화를 내며 노발대발 호통을 치셨다.
사연자는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이를 뽑기로 했다.
그런데 할아버지 의사는 뭔가를 주섬주섬 챙기다가 잠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시는가 싶더니 문쪽에서 퍽! 하는 소리가 났다.
"아이코~ 여기... 벽이 있었네~"
할아버지 의사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사연자에게 한마디 하셨다.
"눈이... 눈이... 안 보여서~~~ 나이가 들면서... 눈이 잘 안 보여~ 곧 가니까 쫌만 기다려~"
사연자는 그길로 가방을 들고 밖으로 도망쳤다.
재수술
작년 6월, 아들은 인대가 끊어져서 수술을 받았다.
당시 종합병원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은 수술을 맡겨도 될까 걱정이 될 정도로 고령의 할아버지 의사였다.
질문을 하면 한번에 못 들으셨다. 큰소리로 두세 번 말하면 그때서야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작게 말씀하셨고 말투는 퉁명스러웠다.
진료실에 간호사가 있을 땐 그나마 간호사가 통역(?)을 해줬는데 간호사가 없을 땐 대화가 어려울 정도였다.
'여기서 수술을 하는 게 맞을까?'
아들네 회사 지정 병원인데다 큰 수술이 아니니 괜찮을 거라는 생각으로 애써 불안을 잠재우며 수술을 했다.
불볕더위에 한달 동안 깁스를 한 채 지냈고 몇 달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통증이 있어서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그 의사는 퇴사하고 없었다.
아... 망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아들은 두 달 전부터 미리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다시 검사한 후 수술 날짜를 잡았다.
그게 오늘이다.
다행히 새로 온 의사는 젊고 친절했다.
자세히 설명해주고 질문에 대한 답변도 친절하게 해 주었다.
입원 수속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소파에 앉으려는 순간, 아들이 전화를 했다.
회사에서 가져와야 할 물건이 있는데 가져다 달란다.
아~ 놔!!!
다시 집을 나서서 아들 회사에 들러 미리 연락받고 챙겨둔 짐을 받아서 병원에 가져다주었다.
그 길로 자동차 공기압 서비스 받으러 서비스센터에 다녀온 후 잠깐 집에 들러 세탁기 안에 있는 세탁물을 건조기에 넣고 수술 시간에 맞춰 다시 병원에 갔다.
수술실 앞.
책 한 권 가져갔다.
베개가 필요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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