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보다는 마라샹궈를 더 좋아하다 보니 식당에 가서 이것저것 재료를 담고 계산하려고 보면 가격 보고 깜짝 놀란다.
그래서 식비도 아끼고 냉장고 정리도 할 겸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다.
다양한 재료가 있으면 더 맛있겠지만 최대한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만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양고기가 맛있다지만 없으니 패스!
(이런 자신감, 너무 멋있어~!)
대신 비닐 봉다리에 꽁꽁 싸서 냉동실 구석에 모셔둔 차돌박이가 육고기 대표 선수다.
최소 1년은 넘었을 떡볶이 떡도 소환하고, 두 봉지에 천 원 주고 사서 된장찌개 해 먹고 며칠 동안 그대로 냉장고에 방치해 둔 팽이버섯 한 봉지도 기쁜 마음으로 출동~!
애들이 꼭 넣어달라는 비엔나 소시지와 납작당면은 집 앞 마트에서 사 왔다.
사실 마라샹궈는 처음 해보는 음식이다. ㅎㅎㅎ
요리 똥손이지만 오직 하이디라오(海底捞)소스만 믿고 해 보기로 했다.
(너무 무모한 도전 아녀?)
세상 간단한 마라샹궈,
소스가 열일했다
요알못, 요리 똥손이지만 주부 경력 몇십 년이면 레시피 없이도 이 정도는 할 줄 안다.
아니, 할 줄 알아야 한다. ㅎㅎㅎ
요리랄 것도 없다.
재료 가짓수만도 10여 가지 되고 양도 많으니 집에 있는 냄비 중 제일 큰 냄비를 사용했다.
먼저 기름을 둘러 파기름을 내고 차돌박이와 새우를 넣고,
칼집 낸 비엔나 소시지와 불려둔 납작 당면을 넣었다.
불려놓은 떡볶이 떡도 넣어주었다.
거의 다 익었을 무렵 나머지 숙주 나물, 청경채, 팽이버섯 그리고 왜 두 장이 남았는지 모를 사각 어묵도 썰어서 넣었다.
재료를 다 때려 넣고 보니 너무 많다. 식당에서 먹는 것의 거의 3배는 되는 양이었다.
그래도 뒷베란다에 있는 단호박과 고구마 넣는 걸 깜빡해서 그나마 이 정도의 양이다.
휴~다행이다.
재료를 섞는 데 팔이 아플 정도였다.(아들 찬스 씀)
숙주나물이나 청경채는 너무 많이 익히면 맛이 없으므로 살짝 숨 죽을 정도로만 익히고, 죽은 요리도 살려준다는 마법의 소스인 '하이디라오 마라샹궈 소스'를 넣었다.
차돌박이와 새우 그리고 각종 채소들만 볶을 땐 살짝 걱정되었다.
이게 정말 마라상궈가 되긴 되는 걸까?
너무 쓸데없는 걱정을 미리 했었나 보다.
마라샹궈 소스를 넣고 저어주니 우리 모두가 아는 그 마라샹궈가 되었다. 우리 가족은 모두 맵찔이라서 소스 1개만 넣어도 식당 맵기 단계 중 제일 안 매운 '안 맵게 해주세요'의 맛을 낼 수 있다.
마라샹궈 소스의 그 독특한 향이 집안에 퍼졌다.
일반적으로 '마라샹궈'하면 떠오르는 대표 재료가 있다.
하지만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재료와 얼추 비슷한 것들만 넣고 처음 도전한 마라상궈.
정말 맛있었다. (소스가 열일한 건 인정!)
"마라샹궈 추가, 밥도 추가요~"
요리 똥손의 요리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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