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지속됨에 따라 가정 내 적정온도 유지, 노약자·어린이 등 외출시 방한용품 착용, 수도계량기 동파 방지, 전열기 화재예방 등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안전 안내 문자가 수시로 오고, 방송사마다 '서울 체감온도 -21도, 서해안·제주도 폭설' 등 날씨 관련 뉴스가 계속 보도되었다.
이렇듯 한파에 대한 염려 때문에 아침까지만 해도 밖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눈이 내린다면 당장 튀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우리 동네는 눈 소식이 없다.
다만 베란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따스해서 냉동고 한파라는 바깥 기온이 의심스러울 뿐이다.
뉴스에서 괜히 호들갑스럽게 오바하는 것 같아 중무장하고 나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걷기 좋은 원적산 둘레길로 가보자, 쓔슝~^^


이미 두 차례 헤매면서 걸었던 원적산.
오늘은 완벽한 둘레길을 걷고 리라이브에 예쁜 동그라미를 새겨보리라!!!


석곶체육공원에서 원적산 올라가는 입구에 설치된 에어건.
오늘 목표는 '반드시 이곳에 다시 돌아온다'로 정했다.
목표치곤 너무 소박하다^^


세 번째 만난 원적산은 조금 익숙해졌지만 역시나 둘레길 입구를 못 찾아 헤맸다.
원적산 처음 걸었을 때 들머리에서부터 헤맸는데 다행히 오늘은 정확히 둘레길로 올라가는 길을 알게 되었다.
흔한 리본이라도 하나 걸어주면 좋으련만...
내가 준비해볼까?
황홀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온 산을 뒤덮은 원적산 첫인상이 좋았다.
황량한 겨울은 다소 생경하지만, 곧 봄이 머지않았으니 아카시아 꽃향기 진동할 원적산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대된다.

석남약수터에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원적산은 석남약수터, 마가의 다락방, 세일고, 원적산 공원 등 어느 위치에서 걷기 시작해도 둘레길을 걸을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 있고 어느 위치에서 올라가도 모두 원적산 정상을 올라갈 수 있어서 좋다.

두 번이나 헤맸던 철탑.
진심으로 리본 하나 걸어주면 좋겠다.
물론 오늘은 길을 잃지 않았다^^

'원적산 둘레길' 안내도를 보니 세일고 쪽으로 내려가는 길인 것 같다.
하늘만 보면 맑고 쾌청해 보이지만, 사진 찍으려고 잠깐 장갑을 벗으면 손가락이 깨질 것처럼 아리고 아프다.
마치 맨손으로 마늘 한 접 깐 것 같은 아픔이다.
너무 고통스러워 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손가락을 먹으려는 건 아니고, 이에 물고 눌러주면 조금은 통증이 사라졌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잠깐 물고 있으면 다시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다.
물론 신빙성은 없다^^

반대편에서 여자 등산객이 달려왔다.
미리 옆으로 비켜서며 지나가기를 기다리다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산에서 달리기를 하느냐고 물었다.
추위 때문에 얼굴이 발그레한 그녀는 반가운 친구 만난듯 환하게 웃으며 "1/3만 달린다"고 했다.
산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도 놀라운데 원적산 1/3을 달린다고?
아하~ 아마도 축지법을 이렇게 연마하는가 보다^^

백운산 전망대에서 셀카봉 없이 셀카 찍기 성공한 후 그 기세를 몰아 원적산에서도 시도했다.
바위 위에 휴대폰 올려놓고 타이머 설정한 후 셀카 찍기 시도했으나... 3번 실패 후 포기^^

뜻밖의 보라색 다리.
이유가 뭘까?
돋보이고 싶었나?
지금은 생뚱맞아 보여도 여름이면 신록과 더불어 잘 어울릴 것도 같다.
여름에 보라색 다리에서 사진을 찍어보리라^^


양지바른 곳은 벌써 봄이 찾아왔다.

벤치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보니 예상 시간보다 빨리 걸었다.
이때 '원적산 정상에 올라갈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하지만 지난번 계양산에서처럼 늦게 하산하게 될까 봐 마음을 접었다.


처음 걷기 시작한 '석남약수터'에 도착했다.

원적산 둘레길 입구에서 본 에어건이 있는 곳까지 무사히 돌아왔다.


ps.
냉동고 같은 한파라고 하지만 바람 한 점 없이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곳을 걸을 땐 오히려 봄인가 착각할 정도였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지레 놀라서 심장이 쪼그라드는데... 호신용품을 갖춰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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