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가볼 만한 곳]

[인천 가볼만한곳]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연희자연마당(03.10)

문쌤 2024. 3. 11. 06:00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요 근래 어제와 같은 날씨는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봄날씨 인가 싶다가 갑자기 꽃샘추위에 오들오들 떨게 만드니 평소답지 않게 날씨 눈치 보는 3월이다.
 
그래도 나태주 시인의 詩 <3월>을 빌리지 않더라도 2월을 이기고 3월은 왔다.
 
오늘은 미세먼지 없이 파란 하늘에 봄기운이 완연했다.
 
집 근처 철새들의 천국인 연희자연마당에 봄이 내려앉았는지 구경하러 가보자, 쓔슝~^^
 

 

 

세상에 알려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관광지가 아닌 동네 보물 같은 곳을 찾아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한 곳쯤 있기 마련이다.
 
연희자연마당이 딱 그런 곳이다.
 
나만 알고 싶은 곳, 나만 다니고 싶은 곳.
 
파워 워킹하기에도 적당한 코스이며 사색을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이다.
가족 단위 또는 연인끼리 피크닉을 즐기기에 이만한 장소가 없다.
 
계절 별로 한 번씩 갔던 곳인데 의외로 강아지와 산책을 하거나 가족 단위로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시아드 경기장 주차장에 주차한 후 지름길인 터널을 통해 연희자연마당으로 입장했다.
 

봄꽃의 대명사인 매화, 산수유의 개화 소식은 기대하지 않았다. 혹시 양지바른 곳에 쇠별꽃, 광대나물꽃이 피었으면 땡큐다. 
 

주말 가족끼리 산책하거나 놀이터에서 아이들 노는 모습이 활기를 더했다.
 

꽃 사진 찍으러 갔는데 무리 지어 있는 기러기 발견~
 
셔터를 눌러도 쳐다볼 뿐 도망가지 않았다.
 
연희자연마당이 자기들 동네인 걸 아는 거지~^^
 

예전에 일 때문에 불교 관련 교육기관에 몇 번 간 적 있는데 사무실 티테이블엔 항상 미니멀한 화병에 소박한 꽃이 꽂혀 있었다. 
 
봄철 어느 날엔 까만 항아리처럼 생긴 화병에 매화가, 또 어느 날엔 길게 뻗은 버들강아지가 무심한 듯 꽂혀있었다.
 
대충 꽂은 게 아니라 미적 감각을 가진 사람의 손길에 의해 완성된 꽃꽂이라는 걸 알고 고상한 사무실 주인의 성품을 다시 보게 되었다.
 
지금도 버들강아지를 보면 네일아트나 흔한 실반지 하나 없는 정갈한 손으로 녹차를 따르던 그녀의 온화한 표정이 함께 떠오른다. 
 

연꽃이 만발할 땐 가본 적 없다가 뒤늦게 연꽃마당 구경하기^^
가까이 있어서 귀한 줄 모른다~ㅎㅎㅎ
 
올여름에 다시 보자~^^
 

오랜만에 그네도 타보고~
산책길 따라 걷기~^^
 

초여름이면 신부의 웨딩드레스 같은 하얀 꽃송이가 무더기로 피어날 개쉬땅나무. 이름이 독특하지만 장미과 소속인 만큼 그 미모를 짐작할 수 있다.
 

꽃눈이 잔뜩 부풀어 올랐다.
매화는 이제 곧 활짝 피어나 연희자연마당을 찾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일만 남았다.
 

사나흘만 따뜻하면 금방 꽃망울을 터트릴 산수유.
기다리다 숨 넘어가겠네~^^
 

정말로 '우리가 알아야 할 우리 나무 100가지'가 있는지 세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비밀의 산책길이며, 연희자연마당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우리 나무 100가지의 길'을 걷다가 무리 지어 피어있는 복수초를 만났다.
 
인천대공원에서 순서 기다리며 찍지 않아도, 낯선 이에게서 퉁명스러운 충고를 듣지 않아도 되는, 오늘 가장 행복한 시간~^^
 

'서로이음길 11코스' 이정표가 있는 길 또한 걷기 아름다운 길이다.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사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 가족과 산책하는 사람, 사람들...
 
작년 봄 이곳에서 흰 제비꽃을 만났는데 올해도 제비꽃 필 때 꼭 다시 가 볼 생각이다.
 

연희자연마당 한 바퀴 돌며 산책하는 것만으로 두 시간 걸렸다. 그나마 봄꽃이 피기 전이어서 이 정도 걸렸지만 앞으로 두 시간으로는 봄 산책하기에 어림없을 것 같다.
 
4월에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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