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불꼬불 꼬불꼬불 맛좋은 라면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 나
하루에 열 개라도 먹을 수 있어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좋은 라면
(가루가루 고춧가루)
맛좋은 라면은 어디다 끓여
구공탄에 끓여야 제맛이라네
꼬불꼬불 꼬불꼬불 맛좋은 라면
후루룩 짭짭 후루루 짭짭 맛좋은 라면
(가루가루 고춧가루)
만두에 친구가 찐빵이듯이
라면의 친구도 구공탄이지
그래도 라면은 맛좋은 라면은
구멍 뚫린 구공탄에 끓여야 제맛
구멍 뚫린 구공탄에 끓여야 제맛
가루가루 고춧가루 ♬♪♬♪♬♪
가사 첫 줄만 봐도 알 수 있는 80년 대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서 핵폭탄과 유도탄이 부르는 '라면과 구공탄'이다.
가사만 봐도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고 '후루룩 짭짭' 대목에선 라면을 한 젓가락 집어서 후루룩 먹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렇지, 라면은 후루룩 먹어야 제맛이지
음식을 먹을 때 소리 내서 먹으면 안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음식 프로그램에서는 '후루룩' 소리내서 먹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밥상머리 교육을 조금이라도 받아 본 사람이라면 안다.
'음식을 먹을 때 소리내서 먹으면 안 된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탓에 소리 내서 먹는 음식 프로그램에 오히려 대리만족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입맛 없을 때 먹방 유튜브를 보면서 밥을 먹는 1인 가구를 비롯한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은 더욱 반응이 좋았다. 먹방 유튜브뿐 아니라 음식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전문가들도 후루룩 거리며 먹는다.
조선시대 고종은 냉면을 아주 좋아했는데, "냉면만큼은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맛있다"고 했다는 자료를 굳이 소환하지 않더라도 후루룩 소리 내서 음식을 먹는 것은 점점 더 유행하게 되었다.
후루룩 짭짭 거리며 먹는 걸 요즘엔 '면치기'라는 단어로 표현되고 있다. 맛있게 먹는 소리를 방송(유튜브 포함) 보는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려다 보니 점점 과장해서 표현하게 되고, 연예 프로그램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면 요리를 먹을 때 후루룩 짭짭 소리 내서 먹는 일명 면치기는 당연한 식사 예절(?)로까지 인식하게 되었다.
식당에 미혼 남녀가 앉아있다.
둘이서 국수를 먹고 있다.
여자는 면을 크게 젓가락으로 집어 후루룩 거리며 입 안 가득 욱여넣었다.
남자는 면을 조금 집어 입에 넣고는 소리 나지 않게 오물거렸다.
남자는 여자가 먹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고, 여자 역시 남자가 먹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여자는 남자에게 "국수를 먹으면서 아무 소리를 내지 않고 먹느냐"고 핀잔하듯 물었고,
남자는 ... 남자는 ... 남자는 ...
'조선시대 임금도 면을 먹을 땐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었다', '이웃나라에도 면치기가 있다' 등등의 말로 과도한 면치기 식사 방법을 마치 '식사 예절'인양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이야 면치기 하든말든 상관없다.
면치기 하지 않는다고 강요하지는 말자.
그리고
최소한 앞사람 옷이나 얼굴에 국물이 튈 정도면 민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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