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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걷는 즐거움]

[2024 걷는 즐거움] 점점 사라져가는 달동네 골목길 속으로, 인천둘레길 11코스 6.48km(04.23)

by 문쌤 2024. 4. 26.

겨우 내가 사는 동네만 알 뿐 다른 동네의 삶을 들여다본 적 없다가 둘레길 걷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인천둘레길 11코스는 과거 인천 달동네의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가장 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코스라고 할 수 있겠다.
 
스탬프북 코스에 적힌 바에 의하면 인천둘레길 11코스(4.9km)와 12코스(4.9km)를 합친 거리는 10코스(12.6km) 보다 짧아서 이번 기회에 하루에 두 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지난 주말 10코스를 끝낸 도원역으로 다시 가볼까? 쓔슝~^^

 

 

 

▶오늘의 코스: 인천둘레길 11코스(04.23)
▶이동 경로: 도원역(한국철도 최초기공지) - 인천세무서 - 금창동 행정복지센터 - 창영초쿄 - 배다리헌책방거리 - 송현터널 - 송현근린공원(달동네박물관/ 스탬프함) - 송현시장 - 동인천역
▶소요시간: 예상 소요시간 4.9km, 1시간 50분/ 실제 소요시간 6.48km, 2시간 5분/ 실제 운동시간 2시간
▶길 안내: 트랭글, 리라이브
▶참가자: 구갑룡산악회

 

비 내리는 날 인천둘레길 10코스를 걸은 탓에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감기약 털어 넣었더니 조금 가라앉은 느낌이어서 3일 만에 다시 둘레길 걷기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젠 둘레길 시작점에서 스티커가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한국철도 최초 기공지 기념비.
 
1897년 인천부 우각현에서 가진 한국 철도 최초 노선인 '경인선 철도 기공식'을 가진 기념비다.
 
역사적으로 보면 가장 아픈 현실을 피와 땀으로 지켜봐야 했던 곳이 바로 인천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달동네'라고 하면 으레 옛 향수를 간직할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사는 주민들에겐 불편한 주거환경일 뿐이다.

다행히(?) 재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트랭글이 알려주는 둘레길 코스는 어수선했다.
 
지도를 봐도 공사 현장이 확연하게 드러나 있고 길은 막혀있는데, 트랭글은 여전히 공사장 안으로 진입하도록 안내해 주고 "코스 이탈이 감지되었습니다"며 빼액 빼액~ 요란하다.
 

트랭글이 안내한 길을 최대한 따라가려고 보니 결국 도원역 3번 출구???
 
그러니까 도원역 1번 출구 스티커 사진 찍고 공사 현장 빙 돌아서 다시 도원역 3번 출구로 되돌아온 것.
 
처음부터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지만 다시는 볼 수 없을 재개발 동네를 직접 걸어보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절대 젊은 여성 혼자 걷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11코스 걷는다면 도원역에서 바로 3번 출구로 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듯~^^
 

제대로 된 둘레길 표지판을 창영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만났다.
재개발 지역을 벗어나 일반 주택을 지나는 길이다.
 
 

집 밖에 내놓은 화분들이 정겹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같이 보며 행복하라는 의미겠지?
 
예뻐서 단지 사진만 찍었을 뿐인데 할아버지는 심기가 불편하셨는지, "지금 뭐하냐"며 버럭 화를 내셨다. 
 
"꽃이 예뻐서요~"하고는 쫄아서 빨리 뛰었다~;;
 
폰을 꽃 가까이  대며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는 꽃 도둑으로 오해하셨던 것 같다.
 

다시 공사 구간...
 
아마 이 동네는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바뀔 모양이다.
 

 

출처:DKLUE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지나는 중이다.
tvN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노란색 외관의 한미서점은 여전히 그대로다.
 
배다리헌책방거리 한미서점 앞에서 드라마를 찍었다고 하니 다른 가게와 별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도 유명한 드라마를 찍었다는 이유만으로 왠지 한번 더 눈길이 갔다.
 
한미서점은 마침 노란색 페인트로 덧칠하는 중이었다.
 

이 동네를 알면 조금 쉬울 텐데 공사 중이어서 트랭글과 둘레길 표지판이 서로 맞지 않아 자꾸 경로이탈을 알려왔다.
나 역시 갈팡질팡~
 

인천둘레길 표지판은 좁고 낡은 골목 방향을 가리켰다.
역시나 트랭글은 처음 듣는 경고음을 계속 보내와 몹시 당황스러웠다.
 
트랭글과 둘레길 표지판이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킬땐 어느 것을 따라 걸어야 할까?
 

골목길을 빠져나오자 둘레길 표지판은 송현근린공원 방향을 가리켰다.
 
처음 보는 공원.
 
송현근린공원이 이렇게 예뻤나?
 
인천대공원이 평지라면 송현공원은 산의 지형을 그대로 살린 잘 가꿔진 수목원 같은 느낌이다.
 

알려준 코스대로 잘 걸었는데 트랭글이 자꾸만 빼액거려서 트랭글을 골탕 먹일 생각에 진정한 이탈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로 했다.

기계와 싸우자는 거?ㅋ
 
여기저기 기웃거려도 결국 송현공원 내에 있기 때문에 둘레길 코스와 상관없이 공원 구석구석 걸어 다녔다.
 
수도국산박물관은  2005년 전국 최초 달동네 박물관으로 원주민들의 기증품으로 꾸며서 7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야말로 레트로 감성을 제대로 구현한 박물관이다.
 
현재 수도국산박물관 역시 현재 공사 중이어서 구경할 수 없었다.

예상 공사 기간이 2025년 1월 1일인 걸로 보아 내년에 새롭게 단장한 수도국산박물관을 볼 수 있겠다.
 

송현배수지 제수변실

송현배수지는 1908년 인천 최초의 상수도 시설이며 제수변실은 배수지에서 배수관의 단수 및 유압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주세 밸브를 보호하는 시설물이다.

 송현공원엔 워낙 수려한 나무와 조형물이 많아 제수변실이 얼른 눈에 띄지 않았다.
 
트랭글마저 제 역할을 못 하니 이리저리 발품 팔아서 스탬프 찍었다~
 

송현시장을 빠져나와 인천둘레길 11코스가 끝나는 동인천역에 도착했다.
 
오후엔 인천둘레길 12코스를 걸을 예정이니 일단 쉬어보자~^^

 

고맙다, 트랭글

 
 

수고했다, 리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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