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아산 가볼만한곳]초록으로 물든 곡교천 은행나무 길을 걷다

문쌤 2024. 5. 3. 06:00

지난가을, 온통 노랗게 물든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 길을 걸으며 '초록빛 은행나무 길이어도 멋있겠다' 싶었는데 마침 아산을 지나다가 은행나무 길로 들어섰다.

 

초록으로 물든 은행나무 길을 걸어보자, 쓔슝~^^

 

 

노랗게 물든 가을날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아산시 충무교에서 현충사 입구까지 총 2.1km 구간에 조성된 은행나무 길은 화려한 꽃 없이 오로지 싱그러운 초록의 은행나무만이 존재감을 뽐냈다.

 

길이 일직선으로 이어졌다면 밋밋했을텐데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곡교천 따라 초록의 향연이 이어졌다.

 

초록 한 가지 색으로 그린 멋진 그림같다.

 

은행나무 길 아래로는 주택을 개조한 식당과 카페가 많아 카페인과 당 섭취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예쁜 카페에 앉아서 마셔도 되지만 초록이 살랑거리는 은행나무 길을 걸으며 달달구리를 마시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어느 식당 입구엔 '이용 고객에게 돗자리를 빌려준다'는 홍보 문구가 적혀있는데, 은행나무 길 그늘엔 어디든 돗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간식을 먹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외국 생활을 오래한 건 아니지만 가끔 소소한 것에서 '우리나라 참 좋다'라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바로 이럴 때 요즘 애들 표현으로 '국뽕이 차오른다'고 한다지?

 

캐나다에서 40년을 살다가 잠깐 고국을 다니러 온 분을 만났는데, 인생의 절반 가까이 캐나다에서 살았으면 그곳에서의 생활이 더 익숙해지련만 우리나라에서 경험한 작은 추억들이 모두 소중하다고 하셨다.

 

벅찬 행복에 말씀이 길어졌다.

우연히 눈끝이 촉촉히 젖는 걸 목격하고는 무안해하실까봐 얼른 화제를 바꿨다.

 

캐나다에도 한인타운이 있고 한국 사람과의 친분이 있을텐데도 잠깐 만난 한국인과의 대화가 너무 좋다 하시니 그 마음을 이해할 것도 같다. 

물론 예쁘게 포장되었다는 것 정도는 안다.

 

 

곡교천 은행나무 길을 걸으며 소소한 일상에 감사함을 느끼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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