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25일차. 인천 가볼 만한 곳- 배다리 성냥마을 박물관, 추억 극장 미림(인천미림극장) / 돈 내고 엉킨 목걸이 풀기

문쌤 2022. 10. 9. 23:37


지난주 엉킨 목걸이 때문에 작은 소동이 있었는데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같은 브랜드 매장에 가서 문의했더니 매장 직원은 도구를 이용해 엉킨 목걸이를 풀려고 애썼지만 "억지로 풀다가 끊어지면 책임지지 않겠다"고 겁을 주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공장에 A/S를 맡기기로 했다.

일주일 만에 연락이 와서 다시 찾으러 갔다. 엉킨 목걸이 푸는 A/S 비용은 4,500원.

목걸이를 맡겼던 브랜드 매장에 다녀오는 걸로 오늘 걷기 챌린지를 대신했다.

원래 사진을 잘 못찍기도 하지만 박물관 앞에 있는 자전거를 피하려다보니 어정쩡한 사진이 되어버렸네 ^^
배다리 성냥마을 박물관

어제 포스팅 첫 문장을 '과거로 여행 다녀온 기분'이라고 적었다.
공연 이외 동인천역 구경한 곳을 썼다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시 지웠는데, 어쩌다 보니 첫 문장은 살아남게 되었다. ㅎㅎㅎ 그래서 어제 못다한 이야기는 오늘 다시 소환해보기로 했다.

공연시간보다 일찍 동인천역에 도착했는데 막상 갈만한 곳이 없어서 일단 밥부터 먹고 검색해 보기로 했다.
이런 무계획이 가끔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즉흥적이어서 뜻밖의 즐거움을 누릴 때가 더 많다.

"어디보자~ 어디보자~~어디를 가야 잘 다녀왔다고 소문이 날까~?"

눈에 딱 띄는 곳을 찾았다.
'배다리 성냥마을 박물관'

성냥을 사용하며 자란 세대다 보니 '성냥 박물관'이라고 해서 어마어마하게 기대를 한 것은 아니다. 80년 대 다방에 가면 탁자 위에 '운세 종이 뽑기 기계'와 함께 '팔각 성냥통'이 필수로 놓여있어서 성냥 탑 쌓던 추억도 엊그제 같으니 말이다.
LP판 틀어주는 DJ 이야기는 너무 삼천포로 빠지는 이야기니 빼기로 하겠다. ㅎㅎㅎ

다시 성냥 박물관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배다리 성냥마을 박물관'은 동인천역에서 멀지 않은 '배다리 전통거리'에 있다.


〓 관람 안내 〓
▶개관 시간 : 09: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관람료 : 무료

건물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원래는 동인천 우체국 자리였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직원이 친절하게 응대해주었다. 평수는 적으나 공간을 잘 활용하여 전시하다 보니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있는것 같아 재미있게 관람했다.

배다리 성냥공장 박물관의 자료에 따르면,
1827년 영국에서 개발된 성냥은 19세기 말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되었다.


그 후 1886년 독일 마이어 상사가 제물포에 세창양행을 설립하면서 성냥을 판매하기 시작하였고 같은 시기부터 국내에서는 성냥 생산도 이루어졌으나 가내 수공업 형태였고, 공산품인 일본산 성냥이 수입·유통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1917년 인천 금곡동에 근대적 생산설비를 갖춘 조선 인촌이 대량생산을 하면서 전국 성냥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며 우리나라 대표 성냥공장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배다리에 성냥 공장이 있었는데 빈 성냥갑 받아다가 풀로 붙여서 갖다 주면 얼마씩 받아서 그걸로 반찬값에 보탰다"는 당시 인근 주민의 기억을 그대로 재연한 방 안의 모습은 마치 옛날 이웃집을 보는 것 같았다.

요즘은 대낮 길거리에서도 젊은 여자들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자주 봐서 그런지 충격받지는 않는다. 박물관 벽에 있는 1975년 11월 8일 동아일보 '성냥 있으세요?'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아마도 기자는 '성냥 있으세요?'라는 제목보다는 '세상 말세로다'라고 하고 싶었는데 순화시켰고, 기사를 읽은 독자가 혀를 끌끌 차며 본래의 기사 목적대로 세상 한탄하도록 안전장치를 해뒀는지도 모를 일이다.

기사 내용은 이렇다.
「백화점 휴게실에서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으려고 손지갑을 열고 빗을 꺼내려는데 여대생 차림의 두 사람이 들어선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무언가 찾는 눈치 더니 "없잖아"하며 내 옆으로 와 지갑 속을 힐끔힐끔 넘겨다본다. 서로 물어보라고 하더니 두 여성 중 한 사람이 다가서며 "혹시 성냥 가지신 게 있으세요?" 하며 묻는 게 아닌가.」


어른들은 추억의 물건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생활사 박물관이며 체험 장소여서 어린이들도 흥미로워했다. 특히 직접 스탬프를 찍어보며 전시실을 살펴본 후 문제를 풀어보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추억극장 '미림'(인천 미림극장)

배다리 성냥마을 박물관에서 동인천역으로 가는 길에 극장 간판을 힐끔 보고 지나갔다가 상영 예정 영화 '쿼바디스'가 시선을 사로잡는 바람에 다시 되돌아갔다.
진짜 상영하는 영화관이 맞는지 궁금했다.



〓 오늘의 영화 안내 〓
▶상영 영화(10월 8~9일) : 1960년 작품 '네 멋대로 해라'
▶상영 시간 : 1회 10:00, 2회 12:00, 3회 14:00

1957년 미림극장을 전신으로 2013년 10월에 재개관한 추억극장 미림은 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이자 최근에는 문화부 예술영화 전용관에 지정되어 고전영화와 국내외 예술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사적 소유에 의한 경영 지배를 원천 배제하고 인천시 등록 비영리 민간단체인 인천시사회적 기업협의회가 지역사회 문화진흥과 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책임 운영하는 ‘공익형 사회적기업 1호로 운영 중이다.

지금은 전시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실제로 미림 극장에서 사용하던 영사기. 요즘엔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미림 극장에서 직접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추억의 영화뿐 아니라 한국 독립영화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전 영화를 좋아하거나 고전 영화의 묘미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관람해보면 좋겠다.

수고했어, 쓰담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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