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새로운 도전 8

캘리그라피, 지렁이 글씨도 한 달이면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캘리그라피를 배우게 된 계기에 대해 쓴 글이 있는데 그게 불과 약 한 달 전이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한 달 동안 배운 과정'을 수강생 시점에서 몇 글자 남긴 적 있다. 붓으로 글씨를 쓰면 볼펜으로 쓸 때와 달리 차분해지고 또 평소 글씨를 지렁이 기어가듯 쓰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캘리그라피를 배우면 좀 나아질 거라는 약간의 기대감도 있었다. 정성이 담긴 봉투에 담긴 용돈이면 더 좋겠다 지난주엔 추석을 앞두고 자녀나 손자 손녀들에게 줄 '용돈 봉투에 글씨 쓰기'를 배웠다. 명절날이면 친정아버지가 우리에게 용돈 주실 때면 늘 수제 꽃그림이 들어간 봉투에 용돈을 넣어 주셨는데 그게 참 멋있어 보였다. 작은 꽃잎 몇 개와 소망을 담은 짧은 글귀를 손수 그려 넣은 봉투 말이다. 드디어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운동 싫어하는 사람이 어쩌다 한번 걸으며 '걷기 예찬'을 하다니...

이른 아침에 '걷기'를 했다. '걷기'를 힘주어 말하는 건 '걷기 다운 걷기'를 했다는 뜻이다. '비가 와서' 혹은 '몸이 안 좋아서' 등등 핑계를 대고 일주일 이상 안 걷다가 오늘은 더 이상 핑곗거리가 없어서 걷기로 했다. 걷는 장소가 공원이나 둘레길이 아니다. 일반인들이 출근하느라 분주한 큰길 따라 걸었다. 편한 운동화도 신고 제법 쌀쌀해진 아침 시간이어서 바람막이도 입었으니 걷기만 하면 되었다. 이른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차량은 길게 늘어서고 지하철역 주변에선 뛰거나 빠른 걸음으로 출근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 사이에서 나는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왜냐고? 나는 백수니까. 이슬 맺힌 풀잎, 신기할 것도 없지만 사진에 담았다. 이른 아침에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니까. 1시간에 7,950보를 ..

캘리그라피, 배운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1만 시간의 법칙.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훈련할 경우 약 10년, 하루 10시간씩 투자할 경우 3년이 걸린다. 아, 이렇게 거창하게 시작할 얘기가 아닌데 그다음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막막하다. 왜냐하면 일주일에 2시간 연습하는데 1만 시간이 되려면???? 아휴~ 1만 시간의 법칙을 적용해 뭔가를 배우기엔 나이가 많다...라고 말하면, 아직 젊은데 무슨 소리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노인복지관에 갈 나이는 아직 안 되었으니 팔팔한 청춘되시겠다. 캘리그라피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서 블로그에 자랑을 좀 했었다. 시작만 거창하게 했다가 몇 번 해보고 그만둘까 봐 아예 블로그에 인증을 한 것이다. 첫 수업 ..

tvN <유퀴즈온더블럭> '잔소리와 충고의 차이는?'...초등학생의 명언으로 본 우리 교실 풍경

tvN 中 레전드 찍은 초등학생의 명언. 초등학생이 생각하는 '잔소리'와 '충고'의 차이는? 잔소리 사절, 충고는 더 사절합니다 문화센터에 일찍 도착한 날, 교실엔 회원 한 분이 먼저 와 계셨다. 키가 작고 야윈 6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분이셨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두어 번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마스크 쓴 채 눈인사로 얼굴을 튼 사이다. 그날 그분은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계셨다. 네크라인과 치마 끝단에 레이스가 달려있고 종아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얇고 보드라운 거즈면 원피스였다. 내 눈에는 천사처럼 보였다. 나이 든 천사. 어린이 드라마에선가 본 듯한 할머니 천사의 모습이랄까? "정말 고우세요~" 했더니 좋아하셨다. 여자들은 원래 나이가 많든 적든 이쁘다는 말 들으면 다 좋아한다. 설령 빈 말이라 ..

[요가] 새로운 취미에 장비빨 한 스푼 올려볼까?

오늘은 요가 수업이 있는 날. 오전 10시에 수업이 있기 때문에 아침 시간이 여유 있어 보이지만, '백수'는 안 바쁜듯 언제나 바쁘다. 하는 일 없이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을 그나마 교통정리해주는 '요가'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바빠요~ 취미는 장비빨이라고 했던가? '요가'라고 하면 몸에 착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문한 지 이제 3주 차에 접어든 초짜에겐 너무도 먼 운동복이다. 물론, 꼭 레깅스 요가복을 입고 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레깅스 요가복을 입었을 것이다. (아니다. 처음부터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초짜 주제에 레깅스를 입는다는 건 나 스스로 너무 민망해서 용납할 수가 없다. 요가 강사님과 마주 보고 있는 맨 앞줄에 자리 잡은 회원들은 대부분 요가 강사를 해도 무방할 정..

예쁜 글씨 캘리그라피 배우기

예나 지금이나 글씨를 예쁘게 쓰는 사람은 달라 보인다. '응, 난 악필이야...' 손재주가 없어서 손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하다못해 간단한 뜨개질도 제대로 끝마친 적이 없어서 언젠가부터는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캘리그라피 세계를 알다 캘리그라피를 처음 알게 된 건 십수 년도 훨씬 전 일이다. 아는 분이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다며 작은 꽃송이와 짧은 글귀가 적힌 작은 화선지가 냉장고며 식탁 유리에 끼워져 있었다. 서예를 꾸준히 하고 계시는 친정아버지가 어느 날,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다며 그동안 연습한 화선지를 보여주셨다. 그 지인처럼 식탁 유리 안에도 친정아버지가 쓰신 캘리그라피 작품이 있었다. 작은 꽃송이 옆에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시가 적혀 있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

드디어 요가 첫 수업 시작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게시판에 한 청취자가 사연을 올렸다. 요약하자면, 이사 와서 아는 사람도 없고 이야기 나눌 사람도 없다. 그러다 용기를 내어 당근 마켓에 '커피 친구' 구한다고 올렸단다. 나이 비슷한 여자 어른(글쓴이의 표현)이 답글을 달았고 세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심지어 이름도 모른다고 했다. 무언의 약속이란다. 사소한 이야기부터 큰 사건까지 말해준단다. 지금은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이사온 지 얼마 안 되어 비슷한 상황이다보니 눈에 띄는 글이었다. 다만 청취자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집 밖으로 싸돌아다니다 코드가 비슷한 사람과 접촉한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요가 다시 시작하다 7월 첫 주 월요일. 드디어 문화센터가 개강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엉터리 같은 기억력을 되짚어보자면, 오래전에 읽은 글인데 어디에서 읽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요즘 나도 나를 못 믿는다. 내용인즉슨, 어르신들이 느지막이 새로운 것을 꾸준히 배워 그림 전시회를 하거나 발표회를 하는 내용이었다. 70대 어르신이 그 연세에 그림을 배워 90대에 전시회를 했다는 이야기, 70대에 피아노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늦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젊은이들(70대보다는 젊은)에게 훌륭한 메시지를 주었다. 그야말로 평생 교육이다. 친정아버지는 서예를 꾸준히 배우고 계신다. 안타깝게도 멀리 산다는 핑계로 한 번도 전시회에 간 적 없다. 서예 대전 사진을 찍어서 딸에게 자랑하시는 아버지에게 '최고'를 뜻하는 이모티콘과 함께 축하 인사를 전했을 뿐... 몇 년 전부터는 우크렐레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