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은퇴 후 우울증'이니 '퇴직 무기력증' 관련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생업전선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백수에겐 가당치 않은 일이라 한두 번 기웃거리다가 요즘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물론 한때 우울증 늪에 빠진 적도 있었다. 요즘도 아주 가끔씩 우울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나만의 방법을 터득한 후로는 스멀스멀 밀려오는 우울의 늪에 발을 들여놓더라도 금방 빠져나오는 것 같다. 오라는 곳이 없는데 무어 그리 바쁠까. 하지만 휴대폰 달력엔 매일 뭔가가 빼곡히 적혀있다. 하루 한 가지 혹은 두세 가지 스케줄이 있을 정도로 나름대로 매일 알차게 보내는 중이다. 시시때때로 피어나는 꽃과 눈 마주치러 다녀야지, 도서관에도 다녀야지, 수강신청한 수업도 착실히 들으러 다..